<취한 엄마!>

-엄마의 봄이 사라졌다!-

by avivaya

나는 컴컴한 새벽에 열린 엄마 방에서 흘러나오는 숨소리를 듣곤 해. 대부분은 고른 평지 같은 가뿐한 숨소리지만 가끔은 거친 오르막 길처럼 아슬아슬한 숨소리가 들려와. 깊은 한숨과 함께 할 때도 있고. 그렇게 색다른 소리가 들릴 때면 나는 본능적으로 놀란 눈과 귀로 엄마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집중력을 발휘해. 대부분은 깊은 잠에 의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편이야. 어쩌다 가위가 눌린 탓인지 기차 화통 같은 목소리가 바른 구멍만큼 작은 소리처럼 들려오기도 하지만 말이야. 나로서는 엄마가 잠에 빠져 주는 것이 매우 고맙고 반가운 일이니까 정말 고맙고 다행이지. 일단 엄마가 방으로 들어가는 시간부터 내 마음은 정글에 갇혀 있다가 들판으로 탈출한 것처럼 짜릿한 해방감이 느껴지거든. 엄마 덕분에 사방에서 수류탄 터지는 소리와 연달아 발사되는 포탄 소리들 때문에 나는 공포와 두려움에 휩싸인 상태였으니까. 엄마와 있는 내내 엄마의 동선을 살피고 눈치 보며 안절부절못하는 내 모습이 한심하고 답답해 보이기도 했고 말이지. 엄마가 방으로 들어가는 시간이 내게는 가장 큰 안정감을 갖게 되는 이유야. 엄마가 유일하게 가장 차분하고 고요해지는 시간이기도 하니까. 나에게도 마찬가지고. 게다가 엄마는 한 번 깊은 수면에 들어가면 잠기운이 완전하게 빠져나갈 때까지 죽은 듯이 쓰러져 있으니까. 마치 술에 취해 인사불성인 사람처럼 중간에 한 번씩 잠꼬대도 하고. 깨고 나면 자신이 했던 말이나 행동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말이야. 나에게는 거짓말처럼 들리지만 엄마는 성경에 손을 얹은 사람처럼 진실해 보이니까. 정말 철저하게 현실과 단절된 상태라는 게 너무 놀라워. 어떻게 그런 상태가 될 수 있는지. 약에 취한 것처럼 말이지. 나는 그것이 엄마의 현실에 대한 회피가 되는 것만 같아서 두렵기도 해. 보고 싶지 않은 현실을 위해 눈 감아 버리는 것이 습관이 된 사람처럼 느껴지거든. 가끔 나도 복잡한 문제 앞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 잠을 선택하곤 하니까. 그것은 우리 삶의 성찰과 성장을 지연시킬 뿐이야. 엄마에게 가장 필요한 것도 성찰과 성장이고. 꿈만 꾸면서 살 수는 없잖아. 두 눈을 크게 뜨고 엄마 앞에 서 있는 나를 똑바로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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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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