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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성장러 김양 Jul 06. 2024

컨설팅이라는 새로운 도전

부동산 컨설팅 업무가 나의 천직인걸까?



신영을 다니면서 부동산 개발사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개발사업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업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신영에서 처음으로 맡게 된 업무도 좋았지만 다양한 업무를 해보고 싶었거든요. 신영을 계속 다니면 부서를 옮기거나 다른 일을 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 같아 어렵게 이직을 결심했습니다.


부동산 개발사업의 시작 단계에서는 어떤 작업이 이루어지는지 궁금했던 찰나에 “컨섵팅”이라는 새로운 업무 영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거든요. 컨설팅 업무를 맡아 개발사업의 큰 그림을 그리는 일을 맡게 된다면 제 커리어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여러 번의 지원과 실패를 경험한 뒤 소규모의 컨설팅 회사에 취직할 수 있었습니다. 계속되는 낙방 소식에 좌절하고 있었는데 한 회사에서 합격했으니 출근하라고 했을 때 어찌나 기쁘던지요! 신영에 합격했을 때보다 훨씬 더 들뜬 기분이었습니다. 급여는 20% 이상 낮아졌지만 돈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더 큰 위안을 받았어요.


새롭게 이직한 직장은 20명 내외의 작은 회사여서 그런지 운영되는 방식 자체가 많이 낯설었어요.


연차도 따로 없었고, 몸이 안 좋으면 사장님께 직접 전화해서 출근이 어렵다고 말씀드려야 했죠. 그리고 하루치의 일당을 월급에서 제외하더군요. 점심도 사장님과 직원들이 다 같이 식당에 가서 먹고 사장님이 결제했기 때문에 월급에 따로 식비도 포함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같이 일하는 사람들 모두가 젊고, 제가 맡은 일 역시 흥미로웠기 때문에 일과 직원들과의 관계에만 집중하며 즐겁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입사하던 해부터 10일의 연차도 생겼고, 점심도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었거든요. 작은 회사였지만 일도 많았고, 계속해서 성장할 가능성도 있는 회사라 생각했습니다.



제가 부동산 컨설팅 회사에서 담당했던 업무는 크게 사업지의 입지 분석, 도입시설 검토, 시설별 수요 추정과 사업성 분석이었는데요. 챕터별 업무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할게요.




사업지 입지 분석

부동산 컨설팅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에는 부동산 입지 분석 업무가 주를 이루었어요. 인구, 교통, 주요 산업 및 주변 개발사업 등과 관련해 사업지를 개발할 때 장점이 되는 요소들을 중점적으로 분석했지요. 장점 위주로 사업 대상지를 평가하지만 대상지가 가지고 있는 위협 요소나 개발에 제약 사항이 되는 부분도 알아둬야 했어요.

지도와 각종 자료 리서치, 통계자료를 분석해 파워포인트로 내용을 잘 구성하는 것이 주를 이루는 챕터였습니다. 디자인적 감각이 있고, 파워포인트 사용이 능숙하다면 누구나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부분이었기에 주로 주니어급에서 담당하는 영역이었습니다.



도입시설 검토

입사 후 한동안 부동산 입지 분석만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적정 도입시설에 대한 검토를 할 기회도 주어졌어요. 각종 법률을 검토하고, 주변 환경을 고려해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시설을 검토하는 과정이었는데요. 시행사나 땅 소유주의 의견이 반영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애초에 용도가 정해진 토지도 있었고요.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도입 가능한 모든 시설을 다 검토하고 적합한 시설을 찾아내야 했는데요. 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개인의 창의성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했답니다.

주거, 상업, 업무, 호텔 등과 같은 용도만 정하는 것이 아니라 용도별로 컨셉을 정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개발할지에 대한 부분까지 요구하는 고객사가 많았거든요.



수요 추정

도입시설이 결정되면 해당 개발사업에서 시설별로 필요한 적정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수량화시킬 수 있는 수요 추정을 실시합니다.

모든 수요는 사업이 완료되는 "목표연도"를 기준으로 산정하는데요.

주거수요는 해당 지역의 세대수 증감률과 멸실 및 신축 세대수를 감안해서 적정 세대수를 산정하는 것이 중요했어요.

상업의 수요 산정은 대형 상업시설을 기준으로 했을 때 1~3차 타깃 지역을 선정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타깃 지역별 방문객 흡수율과 방문객이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을 기준으로 필요한 상업시설의 면적을 추정하죠.

이 외에도 업종별로 구분해서 산정하는 업무 및 산업단지 수요, 관광객을 기준으로 하는 관광수요까지 다양한 시설의 수요와 방법론이 존재했어요.

한 가지의 방법론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요, 데이터를 사용해서 논리구조를 만들 수 있다면 해당 기준으로 고객사를 설득해야 했죠.



사업성 분석

사업성 분석은 부동산 개발사업을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파트입니다. 대개 부동산 개발사업에 경험이 많은 회계사님이 담당하지만 제가 다녔던 회사는 회계사님을 고용할 정도로 큰 회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내부에서 부팀장급 이상의 업무 경력을 가진 직원이 주로 담당했어요.

가장 먼저 도입시설에서 얻을 수 있는 분양 및 임대가를 기준으로 수입을 산정했고(cash in), 건축비는 엔지니어링 회사의 도움을 받아 적용했습니다(cash-out). 세금 계산 역시 법을 찾아가며 취득세, 재산세 등을 산정했고, 부담금도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수준으로 넣었지만 전문가가 아니었기에 이 부분에서 고객사의 컴플레인을 많이 받았어요. 아무래도 수익, 지출에 관한 부분이다 보니 사업을 진행하는 주체는 정확한 숫자를 알고 싶어 했거든요.

저는 특히 이 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만, 엑셀로 사업성을 분석하면서 부동산 개발사업의 수익성을 분석하는 방식과 툴에 큰 관심이 생겼어요. 이 부분의 업무를 맡으면서 업무의 더 큰 재미를 느꼈고요. 수수께끼처럼 잘 풀리지 않는 영역은 대학원에 진학해 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컨설팅 회사에 다니면서 맡았던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를 하나 소개할게요.


프로젝트명은 “부산 OOOO 프로젝트”였는데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기업이 진행하는 개발사업 프로젝트를 엔지니어링 업체와 함께 합사로 진행하는 업무였어요. 한동안 발주처인 공기업이 위치한 지역에 머무르며 강도 높은 수요 추정과 사업성 분석을 진행했는데요. 대규모 프로젝트였음에도 불구하고 컨설팅사에서 두 명만 투입된 매우 열악한 상황이었어요. 그것도 처음에는 저 혼자 상주하며 업무를 이어가다가 업무 강도가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기에 2차로 다른 팀의 부팀장님까지 같이 투입되었죠.

4개월가량 헉헉대며 힘겹게 업무를 이어갔습니다. 말 그대로 매일 같이 깨지고, 욕먹고, 비난을 온몸과 정신으로 받아들이며 이겨내야 했던 시간이었어요. 이제와 생각해 보니 그때 비로소 부동산 컨설팅이랑 이런 것이구나, 제대로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합사가 아니어도 부동산 컨설팅 업무는 꽤나 강도가 높은 편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에도 밤늦게까지 야근하다 차가 너무 막혀 집까지 걸어간 적도 있고요.

밤을 새워가며 일하다 집에 가서 겨우 씻기만 하고 다시 출근한 적도 있었어요.

주말에도 출근해서 새벽까지 일하다 택시를 타고 집에 가는 게 일상이었던 나날들이었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기사님이 "지금까지 일하고 오늘 돈을 많이 벌었냐"고 물으셔서 의아했던 적도 있어요. 당시에는 그 뜻을 몰라 "월급에 포함시켜 주겠죠"라는 말로 얼버무렸는데 회사가 청담동에 있어 괜한 오해를 산 것이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정말 즐겁게 일했어요. 일 자체만 봤을 때 제 적성에 맞아 재미도 있었고, 제 실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으니까요. 이때의 좋았던 기억이 남아 지금 다시 컨설팅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다녔던 규모는 작지만 업무는 재미있었던 컨설팅 회사의 이름을 소개하고 싶었지만 이 글을 쓰며 찾아보니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회사였습니다. 아쉽지만 그 회사는 저와 제 동료들의 기억 속에만 남게 되었네요.



혹시라도 부동산 컨설팅 업무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도 있을 수 있으니 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대표적인 회사를 아래 몇 개 소개드릴게요.




CBRE,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세빌스는 대표적인 외국계 부동산 컨설팅 회사입니다. 상업 및 업무용 부동산을 중점적으로 다루지만 각 사가 모두 "부동산 개발산업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는 팀을 보유하고 있어요.


젠스타메이트, 알스퀘어 같이 컨설팅팀의 규모가 작은 회사도 있습니다.  


회계법인에서도 부동산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는 팀을 보유한 회사들이 있어요. 제가 알기로는 삼일, 삼정, 한영, 안진 회계법인이 그렇습니다. 2023년 매출에서 나란히 1위~4위를 차지한 회계법인이네요. 유명한 회계법인 위주로 부동산 컨설팅팀이 있나봅니다.




부동산 개발사업 관련 직장을 찾으신다면 아래 네아버 카페에서 [채용] 인사담당용 게시판을 자주 검색해 주세요.


https://m.cafe.naver.com/ca-fe/web/cafes/16478554/menus/1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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