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부동산은 위치가 전부다. 부동산이 나타내고 있는 단어의 의미 그대로 이 자산은 한 번 자리 잡으면 절대 옮길 수 없는 물건이라 그렇다. 부동산 입지가 가격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투자자들 혹은 실수요자인 개인도 부동산 거래를 검토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게 위치가 됐다.
그렇다면 오피스는 어디에 위치해야 프라임이 될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는 도심, 강남, 여의도권역이 있다. 영문 약자로는 CBD, GBD, YBD라고 한다.
이 권역을 자치구로 나누면 다소 광범위하게 느껴진다. 동 단위로 나누면 괜찮을까?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주요 업무 권역을 그저 감으로 나눌 수도 없다. 그저 임장을 나가 걷고, 건물을 올려다보며, 오피스 임대차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눠보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 거리는 메인 거리구나, 여기 입지 한 건물은 프라임 오피스이겠는걸? 하는 위치가 명확해진다.
프라임 오피스가 되려면 규모도 중요하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조차 없다면 순식간에 프라임에서 A급 오피스로 전락해 버릴 수 있다. 이때 이 프라임급 사다리를 지켜주는 게 면적이다.
연면적이 크다는 건 생각보다 많은 장점이 있다. 리모델링만으로도 건물 개선이 가능하고, 대형 면적을 원하는 임차사가 있다면 한 층을 통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자리를 확보해 줄 수도 있다. 그래서 넓은 오피스를 원하는 회사는 오피스의 연면적을 중요시한다.
물건과 마찬가지로 부동산도 이용자에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 임대인이 제아무리 프라임 오피스라 우겨도 잠재 임차인이 흥칫뿡을 외치면 절대 마케팅가의 임대료를 고집할 수 없다. 임대료를 낮추지는 못해도 렌트프리 기간을 늘리거나 인테리어 지원이 패키지로 따라붙어야 한다.
얼마 전 오피스 리징팀과 프라임 오피스를 구분하는 작업을 했다. 내가 1차로 임대료와 면적을 기준으로 프라임 오피스를 선별했다. 리징팀에서는 내가 뽑은 리스트에서 반 정도만 프라임 오피스로 선택했다. 시장의 반응을 고려한 결과라고 했다.
“이 빌딩들은 이제 프라임이 아닌가요?”
당연하게 프라임이라고 믿었던 오피스 몇 개가 A급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나는 이유가 궁금했다.
“네, 그 건물들은 연식이 오래돼서요. 시장에선 프라임으로 보는데 무리가 있습니다"
담당 직원의 대답이었다.
아, 그렇구나, 너무 오래된 건물은 그 지위를 내려놔야 하는구나,
그때 알았다. 건물도 연식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하지만 오래된 건물 중에도 여전히 프라임 오피스인 건물도 있다.
그저 위치, 면적, 연식, 어메너티 등등의 요건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것 같다.
당연히 주관적인 부분도 있다.
어떤 건물은 A회사에서 프라임 오피스로 생각하지만, 다른 회사에서는 A급 오피스로 보기도 한다.
그러니 프라임 오피스를 구분할 때는 객관적 지표와 주관성을 담아 유연적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후 이야기에서는 권역별 프라임 오피스의 개별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몇 개의 빌딩을 선별했다. 여기에도 나의 주관적 견해가 90% 이상 반영되었음을 미리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