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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서울파이낸스센터: 여기에서 근무해요

by 프로성장러 김양


source: 연합뉴스


“도심에는 서울파이낸스센터가 있다. 영어로는 줄여서 SFC라고도 한다“로 시작하는 글을 거의 다 완성하고 저장했는데 수정하려다 실수로 삭제 버튼을 눌렀다.


헉쓰.


브런치에서 발행취소 글은 다시 살릴 수 있어도 저장글 삭제는 절대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또 배웠다.

다시 똑같은 글을 쓸 자신이 없어 잠시 의욕을 잃었다가 그래도 기억이 남아있을 때 써야지 하는 마음으로 글을 시작해본다.


나 글쓰는거 정말 사랑하네? 한 시간 넘게 쓴 글을 통째로 날렸는데도 열받지 않고 말이야, 라는 생각까지 하면서.




서울파이낸스센터가 프라임 오피스인 이유


간단하게 줄여서 SFC라고도 하는 서울파이낸스센터 건물 이야기로 돌아가면, 이 건물은 CBD에서 단연코 1위의 프라임 오피스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그렇다.


당연히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지하철 접근성이다. 이 건물은 1, 2, 5호선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어 트리플 역세권에 속한다. 다른 프라임 오피스도 비슷하지 않나? 생각하면 오산이다. 다들 조금씩은 지하철역과 이격이 있는데 SFC 만큼은 모든 역이 다 가깝다. 즉, 위치적으로 매우 우수한 입지를 뽐내고 있다. 물론 어느 지하철역과도 지하로 직접 연결되진 않지만 그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만한 입지라고 생각한다.


이 건물은 연면적이 12만 제곱미터 정도로 넓어 상징성도 있다. 2000년대 초반에 준공한 연식의 단점을 면적이 보완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면적을 자랑하고 있다. 우리 회사도 SFC 건물의 한 층을 통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오피스 인테리어 공사 만으로 충분히 신축 오피스같은 느낌을 받고 있다. 지하 8층부터 지상 30층으로 구성된 이 빌딩은 주차비가 비싸지만 주차 공간도 넉넉하다는 장점까지 있다. 도심에서 흔히 찾아볼 수 없는 최고의 메리트다.



SFC는 리테일도 우수하다.

점심시간에 한식, 일식, 양식, 중식, 멕시칸까지 종류별로 먹고 싶은 걸 선택해서 먹을 수 있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다. 물론 줄이 길지 않다면, 이라는 조건이 붙긴 한다.

나는 돈까스가 먹고 싶을 땐 오제제에 가고,

닭요리가 땡기면 일도씨 닭갈비에 간다.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면 노야라는 샤브샤브 음식점도 있다.

건강하고 가벼운 한 끼를 원하다면 쿠차라도 좋은 식사가 된다.

한식 식사로는 투뿔등심이나 정육점도 괜찮고,

짬뽕이 생각나면 차이797도 좋다.

가벼운 샐러드나 요거트를 즐길 수 있는 카페형 음식점도 몇 군데가 있어 편리하다.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일회용 라면이나 과자, 계란, 음료같은 것을 사올 수도 있다. 급하게 선물이 필요할 땐 이걸 해결할 수 있는 와인샵, 고급 문구점에 꽃집까지 있다.

이 정도면 직장인에게 원스탑 서비스가 가능한 모든 것들이 충분하게 있다고 생각한다.

SFC 건물의 리테일 이야기를 적으며 궁금해서 건축물대장을 봤더니 이 건물의 리테일 면적은 무려 12,000제곱미터 이상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건물 면적의 10퍼센트나 된다. 어마무시한 리테일 면적!




이 대단한 건물 누가 가지고 있을까?


이 건물은 준공 때부터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소유하고 있다. GIC가 한국에 투자한 첫 건물이기도 하다. 때는 2000년. 자그마치 25년 전의 일이다. 빠르게 손바뀜이 일어나는 오피스 투자 시장에서 20년 넘게 한 주인이 한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는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이건 GIC의 투자 성향일까?

그런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 건물의 가치가 계속 오를 거라는 믿음과 신념에서 온 장기 보유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다 2024년! 이 빌딩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GIC에서 장기간 보유하고 절대 팔지 않을 것 같았던 자산이기에 시장에 나오자마자 뜨거운 감자가 됐다. 실제로 GIC의 서울 오피스는 SFC에 있다가 매각 이야기가 나오면서 사무실도 강남으로 이전했다. 이 건물 정말 팔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던 시기였다. 매각 절차가 잘 마무리 된다면 1조원이 넘는 규모의 딜이라 시장에서도 관심이 대단했다. 하지만 결국 잠재 매수자와의 가격 차이를 조정하지 못한 GIC는 매각 의사를 철회하고 이 물건을 시장에서 거둬들였다.

https://www.mk.co.kr/news/stock/11099179


이제 서울파이낸스센터는 리모델링 후 재매각을 추진할 거라는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아직까진 리모델링이 시작되지 않았다. 과연 어떻게 될지 나도 궁금하다. 우리 회사가 입주하고 있는 건물이라 더 그렇다.

https://m.sedaily.com/NewsViewAmp/2GXYOHLMH6


이제 곧 크리마스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에 엄청나게 큰 트리 상식이 SFC 건물의 로비를 채울 예정이다. 연말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작년에 엄청난 존재감을 드러냈던 SFC 건물 로비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공유하며 이 글을 마치고 싶다.


SFC 건물 정말 좋죠?

부동산 업종에 근무하시는 분들 중 이 글에 댓글 남기고 놀러오시면 점심 사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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