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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Sep 29. 2022

컵 안 깨진 게 어디야

생각하기 나름.

컵 안 깨진 게 어디야.


아침에 동생과 함께 출근한다. 출근 장소는 카페 겸 서점. 출근을 해서 필사와 글쓰기를 2시간 정도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날은 유독 허기졌다. 모닝빵에 잼을 발라 먹겠노라며 대표님에게 그래도 되겠냐고 여쭤봤다. 승인이 났다. 즐거운 마음으로 가는 길에 있는 마트에서 모닝빵 하나를 샀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동생은 빵과 버터를 발라 오븐에 넣고, 접시에는 잼 한 스푼 그리고 우유 한잔을 보기 좋게 놓아두었다. 필사를 하고 있으니 등 뒤에서 고소한 냄새가 난다. 아침부터 호강이다 생각하며 고개를 돌렸다. 준비된 아침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이건 찍어야 한다며, 사진에는 진심인 동생은 나를 멈춰 세웠다. 그리곤 이 컵이 더 이쁘다며 컵을 바꿨다. 컵을 바꾸곤 뒤를 돌아서는 순간 남아 있던 우유가 든 컵이 날아갔다.

떨어진 우유


"악!"


동생과 나는 동시에 소리쳤다. 그리고 이어진 탄식. 대표인 동생은 웃으며 말했다. 


"오늘 장사 잘되겠다. 컵 안 깨진 게 어디야. 우유는 치우면 그만이야."


생각하기 나름


머쓱했다. 나는 즉각 짜증을 장전했기 때문이다. 장전된 짜증은 '우유를 언제 치우냐', '조심성이 있어야지'. 반면, 동생은 '장사 잘되겠다', '컵 안 깨진 게 어디야'를 장전했다. 같은 상황에서 참 다른 생각을 했다. 


동생이 언제 이렇게 긍정적인 사람이 되었는지 기특하기만 한다. 동생에게 하나 배웠다. 어떤 상황이라도 생각하기 나름이다. 귀한 배움에 대한 감사를 끼워 한마디 했다.


"엄청 맛있다. 고맙다. 잘 먹을게" 


버터 발린 모닝빵, 딸기잼, 우유 한 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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