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를 해볼까요?
운동을 한다. 대학원을 다니며, 학위를 받고 건강을 조금 내어 주었다. 역류성 식도염을 달고 살았고, 잠은 잘 못 잤으며, 살을 붙여 나왔다. 우선 살을 떼어내려 운동을 시작했다. 헬스장 가는 일은 번번이 실패하고, PT를 받는 건 부담스러웠다. 고민하다 세상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는 유튜브로 정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핑계할 수 없는 홈 트레이닝. 플랭크도 하고, 스쿼트도 했다. 온갖 동작을 짧은 시간에 바꾸어가며 하는 크로스핏에도 도전했다. 웃으며 유튜브를 켜지만, 끝날 때쯤이면 웃음은 검은 구름이 얼굴에 드리우며 땀만이 흐른다.
탄수화물을 줄이고, 땀을 흘리니 내 몸에 붙어 있던 지방이 조금씩 떨어져 나갔다. 들어오는 것을 줄이고, 나가는 것을 늘리는 간단한 일이 참 어렵다. 피곤했기에 잠은 푹 잤고, 역류성 식도염은 꼬리를 감추고 사라졌다. 요즘에도 운동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 혼자 하는 운동, 체중이 더 이상 줄어들지 않은 운동은 쉬이 지루해진다. 운동은 하다 멈추다를 반복하고 있다.
최근 새로운 운동을 찾아다닌다. 컴퓨터에 계속 앉아 있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등 근육이 없어서 그런 것일까? 몸과 어깨가 자꾸 말썽이다. 유튜브에 말하는 스트레칭을 하고, 승모근의 긴장을 풀어줘도 그때뿐이다. 심할 때는 책 읽는 일도 글 쓰는 일도 모두 멈추게 된다. 고생하는 나를 아는 동생은 은근한 말로 나에게 정보 하나를 전한다.
"요가 어때?"
요가. 머릿속에 있는 편견이 몇 가지 떠올랐다.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이 하는 운동? 명상을 한다며, 이상한 쪽으로 사람을 혼란스럽게 하는 건 아닌가? 과연 운동이 되는 일인가? 몇 가지 생각을 떠오르고 대답을 주저하고 있으니, 책을 읽어보라 한다. 동생이 내 손에 쥐어준 책. <첨벙하고 고요해지면서>
지인에게 강력하게 권해 시작한 요가를 하며 느낀 생각을 적어둔 '요가 에세이'. 요가를 하며 작문과 비슷한 점을 짚어내기도 하고, 요가를 하며 마음을 채우던 무언가를 내려놓는 과정을 그린다.
책을 읽으며 설명하는 자세를 어설프게 하다 불편히 그만둔다. 글쓴이가 내 귀에 조용히 말한다.
"완전한 자세가 곧 평안한 자세가 아닙니다." 지금 나를 온전하게 하는 순간이 편안하지 않았음이 떠올랐다.
편안한 자세로 고쳐 앉고 책을 있다 보니, 저자가 낮은 목소리로 읊조린다.
"몸이 편하다는 건, 평소 습관대로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뜻이므로." 꼬고 있던 다리를 풀어놓고 평안하지 않지만, 습관을 벗어던져 앉아 본다.
책에서만 보던 자세를 영상으로 찾는다. 자세를 잡아 본다. 뻣뻣한 몸은 느끼며, 어려운 자세를 하다 그만둔다. 저자가 나에게 말한다. "저도 못 믿고 자신도 잊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책의 등을 보며 손을 얹히고 한참 있었다. 채우기만 한 내가 떠오른다. 긴장하며 채우기만 하니, 어깨는 잔뜩 힘이 들어가 있다. 긴장은 어깨에서 시작되어 목으로 머리로 침투한 모양이다. 이제는 내려놓는 운동, 꺼내어 놓는 일인 요가에 관심이 간다. 완전한 자세가 평안해지길, 습관대로 앉아 있어 망가진 몸을 회복되길, 채우던 일을 멈추고 내려놓길.
아직 혼자 하는 요가는 두렵다. 아! 말을 꺼낸 동생과 함께 해야겠다.
"요가 같이 하자."
덧붙임
아래는 글쓴이의 인스타그램입니다.
<첨벙하고 고요해지면> 이런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 요가가 궁금하신 분.
- 혼자 요가를 하고 싶지만 주저되는 분.
- 요가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궁금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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