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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노이 민언냐 Dec 23. 2023

커피 받고 브런치까지! 하노이의 브런치, 디저트 장인들

사진by하노이민언냐

올데이 커피, All Day Coffee


국적불문, 모두가 만족하는 커피와 푸드!

올 데이 있어도 질리지 않는 ‘All Day Coffee 올 데이 커피’는 지구 반대편의 이방인들도 친구가 되는 기적을 선사한다.

하노이라면 꼭 가는 호안끼엠! 가장 핫한 관광지로 볼 것, 갈 곳, 먹을 곳이 넘쳐난다. 베트남에 오면 AHA 커피, 하이랜즈만 왔다가는 분들도 많지만, 아니 아니 아니 되오~ 베트남이 매우 섭섭해합니다. 대성당이 있는 메인 스트리트에서 조금만 나오면 올 데이, 하루종일 있어도 좋을 카페가 있다.


문짝부터 고급스러움이 철철 묻어 나오지 않습니꺄.

1층 창가에 턱을 괴고 앉아보자. 유명한 에그 커피 한잔! 입에 크리미 한 거품을 잔뜩 묻힌 채  커피를 홀짝이면 영하의 강풍도 물리칠 뜨끈함과 포만감이 단전에서 밀려오니 말이다. 특히 창가나 야외석은 현지인 포스를 제대로 뿜뿜 할 수 있는 찬스다. 당신도 할 수 있다, 하노이안 놀이!

트레이드마크인 레드 레터링에 시선이 똿! 홀린다, 홀려!


가지런히 박힌 레드 레터링에 심장은 둑훈둑훈! 고추장 빨강이 아닌 톤다운 된 빨강은 365일 내내 크리스마스가 떠오른다. 입구부터 시선 강탈! 컵, 에코 백 그리고 베트남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는 굿즈들이 한가득! 이런 마력의 카페를 보았나. 없는 거 빼고 다 있다. 주인장의 뜨거운 브랜드 부심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베트남하면 레드! 레드 하면 베트남 아닐까요?


국기 탓인지 사회주의가 주는 이미지 덕분인지 베트남을 떠올리면 강렬한 빨강이 넘실댄다. 올 데이 커피가 스마트하게 느껴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베트남의 키 컬러인 레드를 세련된 방식으로 펼쳐낸 노력이 보이기 때문이다. 올데이커피는 사랑입니다.

직원들의 영어 구사력은 반반이다. 50프로는 하고 나머지는 못하는 정도? 카운터 직원만 유창한 편이다. 서빙하는 직원들은 베트남어만 가능하지만, 머시 중헌디~ 사진 메뉴판은 언어장벽을 와장창 깨주니 깐요~ 노워리, 노워리!

현지에서는 고급화된 브랜드로 조금 비싼 편이지만(음료는 평균 6만 동대로 한화 3천 원대) 한국과 비교하면 굉장히 저렴한 수준이다. 특히 샐러드나 연어 연어구이, 치즈 케이크 등 모든 메뉴는 평균이상의 맛을 선사한다. 신선한 식재료와 우수한 맛의 브런치 메뉴들도 12만 동 선으로 한화 6천 원이 평균적이다.

1층의 오붓함과 달리 2층은 탁 트인 공간의 채광까지 완벽하다. 큰 테이블로 단체석의 여유까지! 베트남 사람들은 조용히 수다를 떨 뿐 번잡함은 1도 없는 편안한 분위기다. 세련된 하노이 카페의 끝판왕답지 말입니다.

덴마크의 D와 한국의 M, 누구의 나라도 아닌 베트남에서 이방인이 되어 만날 수 있었던 올데이 커피!


올데이 커피는 공간부터 음료와 커피까지 모조리 취저인 맞춤형 공간이지만 더욱 특별하게 기억되는 이유가 따로 있다. 화창했던 하노이 오후, 볕이 쏟아지는 커다란 창문 아래에서 그녀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유러피안 특유의 브리티시 악센트의 영어 발음이었다. 금발에 푸른 눈을 반짝이던 그녀는 인터넷 접속이 절실했던 모양이다. 와이파이 접속을 위해, 말을 건 것이다. 영어로 답을 하자 드디어 영어를 하는 사람을 만났다며 기뻐했다. 비주얼이 의심 없는 현지인인 내게 영어로 말을 건 당신이 더 미라클인데 말이죠~ 러시아인과 폴란드인 사이의 차이를 알 수 없듯 동양인을 향한 국적 분류는 유러피안들에겐 멘사급 난이도다. 사막의 오아시스를 발견한 듯 환호하며 “Oh, thank god.”의 감탄사를 쏟아냈다. 왠지 영어를 할 것 같았는 말과 함께 말이다. ‘왠지 영어 구사자’는 뭘까. 내게 빠다(butter)냄새라도 납니꺄. 킁킁~​

가지런한 건치에 호탕한 웃음의 D는 사업을 위해 동남아시아를 처음 방문했다. 업무 외에 여유가 생겨 관광을 하고 싶어 했고 말이다. 그렇다면 잘 찾아오셨네요~ 하노이 민언냐…는 길치지만, 멋진 적토마가 되어줄 미스터 드라이버가 있답니다. D에게 하노이는 모든 게 신기하다며 연신 감탄했다. 오랜 헤어 스타일리스트로 종사한 그녀는 좋은 원료의 헤어 제품 사업을 확장 중이었다. 생산 공장을 확보를 위한 파트너를 만나러 하노이로 온 것이다. 아시아 시장에 관심을 보이던 그녀는 특히 한국에도 진출하고 싶어 했다. 미국은 물론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매주 전 세계를 탐방하는 월드 클래스의 미친 스케줄의 그녀와 나는 마치 10년 지기 친우가 된 듯 논스톱 수다를 시연했다. 시간도 대화도 물 흐르듯 지나갔다.

카페에서 수다를 떨던 우리들은 관광을 위해 자연스럽게 자리를 옮겼다. 하노이 문묘와 호안끼엠의 호수를 걸으며 당시 막 소강되어 가던 코로나를 향한 아낌없는 불평과 저주도 잊지 않았다. (당시 전 세계인의 적이었던 코로나) 지구 반대편에서 온 우리들이 이토록 위화감 없이 어울릴 수 있다는 게 더 신기할 지경이었다.


위트와 열정을 겸비한 D는 장소가 바뀔 때마다 함께 사진 찍기를 권했다. 셀피에 진심인 유러피안은 당신이 처음입니다. 다음날까지 이어진 만남은 ‘All Day Coffee’에서 재현되었다. 그녀가 출국하는 날까지 사흘의 시간을 그렇게 함께 다녔고 말이다.

지금도 말레이시아나 동남아시아로 오면 연락을 해오며 통화도 가끔 한다. 여름에는 그녀의 아들과 여자 친구가 하노이로 휴가를 와, 연락처를 교환해 연락을 했고 말이다. 세계를 이어주는 인스타그램의 위력에 무한 감탄을 한 건 안 비밀! 그날의 따뜻한 공기와 함께 나눈 브런치 타임은 물론 얼굴을 붉히며 웃던 농담들, 진지했던 인생 이야기까지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영하의 기온을 갱신 중인 부산의 카페에 앉아 지난 사진을 들춰보니 그날의 기억이 꿈인지 실제인지 경계가 희미해질 지경이다.


지금도 새로운 인연들이 서로 부딪히며 어울릴 하노이! 매직 같던 그날의 사진을 뒤적이며 햇살 가득한 하노이와 D가 두둥실 떠오른다.

올 데이 커피는 깔끔한 인테리어로 까다로운 아이들에게도 합격! 감튀와 연어는 진리!


이스턴 앤 오리엔탈 티 하우스 앤 커피 팔로, Eastern and Oriental Tea House and Coffee Parlour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호떠이의 터줏대감, 이스턴 앤 오리엔탈 티 하우스 앤 커피 팔로.

고백컨데, 단 한 번도 풀네임으로 제대로 말한 적이 없다. 일명 ’ 이스턴 앤 오리엔탈 티 하우스‘(줄여도 숨이 차! 헉헉~)는 호떠이의 명물이다. 산책길에 들러 남편과 또는 친구와 가기 좋은 카페로 브런치 메뉴와 베이커리로도 아주 유명하다. 겉으론 드러나지 않지만 내부에 들어서면 계단과 테라스로 카페인지 작은 고가를 개조한 박물관인지 헷갈릴 정도다.

이름에 모든 아이덴티티를 쏟아 넣은 그 마음, 몰라봐서 신 로이 xin lỗi.


숨이 차서 부르지 못한 장황한 이름이지만 인테리어를 뜯어보면 역시나 어울린다고 인정하게 된다. 장식장마다 기둥마다 벽면마다 모든 게 심상치 않은 이스턴 앤 오리엔탈 티 하우스 앤 커피 팔로,헉헉헉! 어느 골동품 가게를 습격해 싹 쓸어 온 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 아니면 통 크게 가게를 인수했는지도 모른다. 쥔장 양반, 그 가게 나도 한번 가보고 싶소.

“메뉴판에 다 올리지 못한 신상 케이크가 많아요.

업데이트된 메뉴를 알고 싶다면 페이스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카페에서 자주 만나는 반가운 얼굴도 지나칠 수 없다. 브리티시 악센트가 강한 멋진 은빛 머리의 그녀다. 영화 속의 옆집 할머니 같은 푸근한 인상의 그녀는 하얀 앞치마를 깔끔하게 묶고 분주히 움직인다. 만나면 하이톤으로 활기찬 인사를 건네며 하노이 날씨와 공기에 대한 이야기로 한참 수다를 떨고 말이다. 물론 새로운 메뉴나 추천 디저트 설명에도 열정적이다. 이름처럼 카페의 디저트 목록도 굉장히 길어 메뉴판에 미처 올리지 못한 신상 디저트 메뉴도 있다. 그래서 주문할 때는 먼저 물어보는 편이다. 친절한 설명과 함께 마지막은 페이스북을 확인하라는 말이지만... 저는 비 페북 이용자인 걸요~


분명 디저트는 먹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한 나이건만, 왜때문에 쇼케이스 앞에선 작아질까. 퐁당 물에 빠진 각설탕처럼 결심도 스르르 녹아버린다. 결국 디저트의 달콤한 유혹에 대참패! 우걱걱 우걱걱 죄책감의 케이크 먹방으로 끝난다. 갓 구운 브라우니, 치즈 케이크는 못 참으니깐, 또르르~ 미안하다, 뱃살에 고통받는 바지 단추야!

4층 건물로 한층 한층 계속되는 계단을 오르면 등산하는 기분까지 든다. 하지만 고생해서 올라온 노고를 치하하듯 루프탑은 멋진 뷰로 보답한다. 쨍한 날씨엔 루프탑의 커피 한잔이 천국의 맛을 보여준다. 그리고 계단마다 걸려 있는 소수 민족의 전통 의상이나 장식품들 덕분에 심심할 틈이 없다. 눈도 호강하고 무릎 운동도 하는 일석이조랄까. 그러나 원대한 루프탑의 꿈은 늘 도중에 꺾이고야 만다. 에브리데이 카페인과 당 금단현상에 결국 3층에서 주저앉기 때문이다. 눈앞에 고지를 두고 포기한 그때의 나, 유죄!

특히 일본인 친구들과 자주 들렸는데, 유러피안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는다. 초콜릿 케이크는 종류도 다양하다. 비주얼부터 사악한 칼로리 폭탄의 기운이 감지된다. 그르느~ 맛있으면 0칼로리라는 국룰이 있잖아요. 여기에 기대, 한 스푼 두 스푼 옴뇸뇸 먹다 보면 금세 그릇이 비어버리는 기적이 일어난다.

이름만큼 숨찬 메뉴의 압박이란! 하지만 이런 압박은 대환영이다. 수많은 메뉴 중 뭘 먹을지 늘 고민하게 되는 행복한 자여~


대놓고 하루종일 가능한 아침과 점심으로 유혹하는 메뉴! 늘 많은 메뉴를 팔락이며 주문 지옥에 갇히고 한다. 가격은 로컬에 비해 조금 높지만 한국에 비하면 이 퀄리티에 이 가격은 불가능하다. 파이, 샐러드등 대부분 10만 동에서 120만 동으로 5천 - 6천 원, 커피와 음료도 4만 5 천동에서 6만 동으로 2천3백 원에서 3천 원대니 말이다. 이러니 하노이 만세! 푸쳐핸졉과 함께 카페 예찬이 자동 발사되지.

경치, 분위기는 물론 브런치와 디저트까지 완벽해 긴 이름마저 용서가 되는 카페! 층별 분위기도 다르고 테이블 배치도 달라 데이트에서 혼커피까지 모두 가능하다. 딱히 뭘 하지 않아도 멍하게 앉아 풍경을 즐기는 ‘멍뷰’의 호사를 누리기도 좋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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