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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노이 민언냐 Feb 03. 2024

모어 댄 커피, 쿠키 꾸미고 그림 굽는 하노이 카페

사진by하노이 민언냐

Maison Marou에서는 실현되는 파티시에의 꿈


베트남에서 대문자 ‘M’을 모르는 당신은 외계인!


아직 매종 마로우를 모르는 당신, 미각이 아깝군요. 주르륵.

극락의 달콤함이란 이런 것! 한 입 베어 물면 끝도 없이 녹아든다. 진득한 초콜릿 향을 품은 이 녀석에게서 초콜릿 장인의 진심까지 느껴진다. 식도에 설탕 끼는 스위트함과는 비교불가! 이제껏 당신이 알던 쵸코의 단맛은 잊어라!

호찌민의 매종 마로우는 1군인 우체국 옆이다. 조금 아담한 카페

매종 마로우는 호찌민, 하노이 등 여러 지점이 있다. 베트남 내의 농장과 원료를 적극 사용해 일본인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 더 유명해졌다. 호찌민은 1군의 중심, 그리고 하노이에는 관광지인 오페라 하우스 근처에 있다. 특히 하노이 지점은 일본인 여행객으로 365일 꽉 차있어 초콜릿 하나 사려고 긴 줄을 감내해야 하는 날도 종종 있다. 세련된 선물용 패키지가 주는 이도 받는 이도 만족감 만 프로! 특히 유러피안과 일본인이 집중된 떠이호(Tây Hờ, Westlake, 서호)에도 작년 새롭게 오픈했는데, 우리 가족 최애 카페로 쌉 등극했다.

하노이의 1호점, 호안끼엠 오페라 하우스 근처

한 번도 안 간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소.


호떠이 지점은 알록달록한 인테리어로 눈길을 사로잡는 건 물론 통기성, 청결함 거기에 직원들의 친절함까지 갖추고 있다. 호수를 마주한 2층 창가는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하는 명당자리다. 쏟아지는 햇살을 쬐며 책을 읽노라면~ 스스로 지성인이 된 환상에 심취해 으쓱하곤 한다. 눈치 없이 피어오르는 양볼때기의 잡티는 덤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얼룩덜룩 피부 잡티와 아깝지 않을 정도의 평화로움이다. 창밖으로 보이는 거리를 달리는 꽃 자전거 상인까지 더해지면 이게 바로 영화적 삶이다. 살포시 걸친 호수 풍경도 멍 때리기에 완벽하고 말이다. 로컬보다 1.5 배 비싼 가격도 마로우라면 용서된다. 시들시들한 속세로 뜨거워진 머리엔 아이스 초콜릿을 들이부어 식히는 게 진리다.

좌 발렌타인데이 에디션, 쭝투(추석) 에디션, 우 크리스마스 에디션

시즌마다 새롭게 출시되는 스페셜 에디션은 물론 알록달록 한정판 리패키지는 보기만 해도 구매 욕구 뿜뿜~


짧은 유통기한이 아쉽지만 그만큼 신선한 초콜릿이다. 선물용으로도 베스트로 꼽힌다. 바 초콜릿은 제조일로부터 1년까지 가능하지만 선물은 어여쁜 패키지의 박스가 진리, 아닙니꺄~ 누구도 매종 마로우 박스를 거부하지 않는다. 백색 치아로 씩 웃는 호러 아저씨의 ‘달리 치약’이나 롯데마트에 있는 하오하오 라면(물론 베트남보다 쪼끔 비싸지만..)보다 매종 마로우를 사길 힘주어 말한다. 제발 사라, 매종 마로우! 알록달록 시즌별 패키지의 박스를 선물하는 순간, 평생 회자될 극찬은 당신의 것이다.

하노이의 서호, 떠이호 지점
크리스마스 에디션

매종 마로우만의 특별함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베이킹 클래스로 좋은 재료의 디저트에 케이크까지 직접 굽는다.


초콜릿 듬뿍 디저트를 언제까지 먹기만 할 텐가?


 원데이 파티시에, nết làm thì được! 네우 람 티 드억! (하면 된다) 파티시에를 꿈꾸는 어린이( 보호자 동반)부터 성인까지! 친절한 영어 설명과 풍성한 재료에 청결한 시설로 호평을 받는 쿠킹 클래스도 매종 마로우를 더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다. 특히 집에서도 만들 수 있도록 조리법과 여분의 재료를 병에 포장해 주는 세심함도 감동스럽다. 시즌별 메뉴가 상이하며 인원이 제한되어 케이크나 마카롱처럼 인기 있는 수업은 조기 마감이 된다. 수업료 입금이 우선이며 2인 이상은 약간의 할인도 가능하다. 수업 전 셰프의 간단한 주의사항을 들으며 브런치와 음료 제공도 통 크게 똿! 이로서 하노이에서의 또 하나의 특별한 주말이 더해진다. 9시 반에서 12시라고 공지되지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한 입 쓰윽~ 먹는 건 3초지만 만드는 데는 많은 수고가 드는 법이다. 쩡이와 베프인 동갑내기 프렌치 M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가며 만들었다. 긴 시간 동안 한시도 지루해하지 않는 거 실화냐~ 집중력 맥스의 소녀여! 수학 숙제에도 그 열정을 보여주오~ 1시가 되어 매장을 나섰지만 나머지 어른들은 30분 뒤에 마쳤다. 지켜보는 애미의 피로도가 더 해지는 건 착각일까. 점심을 함께 하기로 한 엄마들은 이미 아사 직전, 굶주림에 현기증 유발에 주의하자.

동갑내기 베프 M과 함께!

직접 만든 쿠키와 마카롱을 고이 담아 두 박스로 나눠 품고 왔다. 쿠키가 보물인 양 애지중지 나르는 소녀들을 보니 자동 엄마 미소가 스르륵~ 번진다. 잔뜩 힘준 어깨와 두 배 확장된 콧구멍만 봐도 만족도를 알 수 있다. 이날 견과류와 코코아 닙스에 알레르기가 있는 쩡이는 디저트의 80프로를 아부지에게 투척! 김치를 부르는 마카롱 두 세트를 앉은자리에서 원샷했다는 후문이… 당신의 위는 괜찮으십니까? 딸바보는 힘들어~

베트남에서의 시작과 끝은 모두 매종 마로우!

한때 집 근처였던 매종 마로우지만 차로 40분 떨어진 한인 타운으로 이사 온 후 예전만큼 들리진 못했다. 하지만! 귀국을 위한 밤비행을 앞둔 우리들이 선택한 라스트 초이스는 의심 없는 매종 마로우! 너다. 베트남 바이브를 즐기기에 이만큼 달콤한 것도 없거든요~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 그대가 우리는 벌써 그립다. 뽀에버, 매종 마로우!





화가의 꿈을 실현시켜 주는 Ciara Terrace Cafe


야외 테라스의 조명이 켜지고 우리들의 여름밤도 켜진다. 씨아라 테라스 카페에서 펼쳐든 캔버스에 촉촉한 물감을 퍼트려본다.


한인 타운에 이사해서 가장 아쉬운 건, 바로 도보로 갈 동네 카페가 거의 없단 거였다. 1층의 스벅뿐인 척박한 삶에 맴찢! 동네 카페 러버에게는 너무 가혹해! 그래서 찾은 게 차로 5분 거리의 ‘씨아라 테라스 카페’다. 깔끔해서 아이들도 함께 가던 좀 먼 동네 카페다. 직원들은 영어를 하지 못하지만… 그래서 쓸 수 있는 베트남어에 만족감 200 프로인 변태 어학 덕후다. 현대적인 인테리어, 직원들의 친절함은 갈 때마다 마음을 편하게 했다. 특히 벽면 가득 채운 그림들과 거대한 커피 머신은 볼 때마다 경이롭고 말이다. 테이블도 작업하게 딱 좋은 간격과 배치를 하고 있어 혼자 가도 함께 가도 좋은 공간이다. 밤엔 조명이 켜져 더욱 아름다워진다. 덕분에 엠지 세대의 사진 촬영이 입구부터 시작되어 진입이 힘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어디 씨아라 테라스 카페만 그런가. 좀 예쁜 카페라면 모두 겪는 일이니깐요~ 제법 괜찮은 카페에 사진 군단(?)이 없다면 더 섭섭할 정도지 말입니다. 솔티드 커피인 까페 무오이가 훌륭하지만 무더운 여름, 화가의 꿈을 펼치는 장소가 되기도 했다.


초점을 잃은 동공 그리고 다크서클로 점철된 엄마에게 토요일 오후가 가장 위기다.


주말 오후 그리는 그림을 그리는 나, 크으~ 자신에게 취하는 순간이다. 하지만 자아도취는 그쯤 해두자. 토요일 오후 2시 반에서 6시까지 페인팅 수업이 열렸다. 처음에는 긴 시간이 딸에게 가능할지 걱정도 했지만.. 노 워리, 마미! 완벽하게 집중한 모습이다. 슬쩍 벌어진 입술 사이 침이 흘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쓰읍! 사실 주말마다 출근하는 남편이 없는 토요일은 가장 지루하다. 주말 한정 망부석이 되어가던 내게 한줄기 빛이 된 페인팅 수업! 두 눈이 띠옹~ 심봉사 아니 엄마 두 눈이 번쩍~

1인 당 금액은 30만 동으로 한화만 오천 원이다. 2시 반에서 6시까지 그림을 완성해 가는 걸 떠올리면 싸다구~ 한국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다. 앞치마부터 재료까지 모든 건 널 위해 준비했어~ 그게 끝이 아니다. 인심 좋게 1인 1 음료 포함! 이런 기회, 놓치지 않을꼬야~


대충 눈치로 알아듣는 베트남어 수업!

2시 반에 가니 이미 세 명의 레이디들이 맞은편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실 영어가 아예 제공되지 않는 수업이라는 게 이 수업의 관건이었다. 베트남어를 사랑하는 1인으로서 위풍당당 등장했지만.. 여자 강사가 하는 말이 너무 빨라 3-4할은 그저 듣고 흘리며 고개만 끄덕였다. 벗, 에브리싱 이즈 파이~인! 노 워리, 맨~ 머시 중헌디?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아트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통하는 법이다. ​


친절한 여자 강사는 음료 주문을 확인하고 친절하게 쩡이의 앞치마 착용도 돕는다. 안쪽 단체석에 마련된 원 데이 클래스~ 예감이 좋다. 렛츠기릿!


 같은 시간 다른 그림, 내가 그린 선은 세상에서 유일한 나만의 것!

베트남어만 하는 강사를 낯설어하던 쩡이는 이내 적응을 하고 시범을 보이는 대로 열심히 그리기 시작했다. 선을 긋고 색상을 섞는 등 빠르게 몰두하기 시작했다. 초반 40분은 개인 지도나 다름없는 수업이었지만... 뒤늦게 합류한 꼬마 숙녀들은 강사의 도움이 절실해 보였다. 11살의 쩡이에 비해 누가 봐도 서 너 살은 어려 보였기에 쩡이도 나도 불평할 수 없었지 말입니다. 강사의 손길은 점점 멀어졌고 성질 급한 부산 뇨자들은 프리스타일로 그려내기에 이르렀다. 부산 뇨자들은 기다리지 않아! ​​ 같은 설명에 재료를 쓰지만 서로의 그림이 달라 신기한 순간이다.

아트 이즈 후리덤~

견본 그림이 앞에 있었지만 엄마는… 게을렀다. 쩡이와 꽃 배치가 다른 걸 눈치챘나요? 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곡선을 이루며 핀 꽃이지만 엄마는 그냥 막 그려버렸지 뭡니꺄. 인생도 내 맘대로 안되는데, 캔버스 한 장 내 맘대로 못하랴~ 이런 게 아트 세러피?!


그렇게 대망의 첫 모녀 그림 수업이 끝났다. 시계를 보니 벌써 6시!

내심 2시 반에서 6시는 너무 길다고 생각한 1인! 하지만 착각이었다. 토요일 오후가 순삭 되는 기적을 경험했으니 말이다. ‘빨리 끝나면 먼저 일어나야지.’ 속으로 생각하던 그때의 나, 반성하라.

화방인지 카페인지 모를 정도로 많은 인기가 있었지만 베트남어로 진행되어 외국인은 거의 없다. 첫 수업은 함께했지만 2회 차부터는 쩡이만 했다. 쩡이는 통역이 필요 없을 정도로 친절한 선생님의 지도를 잘 따랐고 말이다. 완성될 때마다 그림을 놓을 위치 선정에 고심하게 되지만 생각보다 훌륭한 완성도에 입이 떡 벌어졌다. 이래서 예술은 스승이 중요한가. 한창 더운 여름의 중심에서 그려낸 그림은 한국으로 귀국한 뒤에도 방을 차지하고 있고 말이다.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여러 가지 테마로 그림을 그려낸 일요일 오후! 카페에서 그려낸 하노이는 여전히 안녕하다.


피. 에스. 2회부터는 쩡이 혼자 참여하게 되었다. 회차가 갈수록 더욱 늘어가는 그림실력에 깜놀! 옆에서 커피를 홀짝이던 엄마는 그저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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