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NAL PROBLEM
메리는 6월 말에 세상을 떠났고, 나는 3개월간 집안과 진료실을 돌보았다. 그 무렵 몇몇 친구들이 나를 기억하고 동정과 우정을 베풀기 위해 방문했는데, 나는 그 어느 것도 원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또 다른 전보를 받았다:
전해드릴 소식이 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오후 5시 30분경에 찾아뵙도록 하지요. 마이크로프트 홈즈.
나의 첫 번째 본능은 그가 내 문턱을 넘어서는 것은 금지한다는 불확실한 표현을 덧붙여서 그 전보를 돌려보내는 것이었다. 마지막 만남 이후 2년이 흘렀지만 나는 아직도 모든 단어와 표정을 똑똑히 기억할 수 있었다. 초대받지도 않은 입장에서 대뜸 날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그의 뻔뻔스러움에 내 마음은 분노로 가득 찼다. 그런데도 나는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나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 수 있으며, 누구로부터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단 말인가? 우리의 공통점이라곤 단 하나였다. 그리고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알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었다. 결국 나는 그 답변을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해내질 못했다. 나는 그저 그가 불편하더라도 똑같이 자신이 말한 바를 행할 수 있을지 지켜볼 뿐이었다.
그는 그렇게 했다. 소녀가 그의 도착을 알리고 그가 내 서재로 걸어 들어왔을 때에는 나도 모르게 내 심장이 조여오는 것마저 느꼈다. 검은 머리, 높고 창백한 눈썹에 예리한 회색 눈동자.
나는 일어나 그가 내민 무거운 지느러미를 잠깐 만졌다. 나는 그를 안락의자로 안내한 뒤 다시 자리에 앉았다.
"제가 마지막으로 본 이후로 꽤 변하셨군요, 왓슨 박사님." 그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나는 고개를 살짝 숙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내가 변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관자놀이 주위의 머리카락에 흰 줄무늬가 생겨나고 있었다. 나는 더 말랐고, 내 얼굴에는 주름까지 잡혀 있었다.
"부인께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 안타깝습니다." 그가 말했다. 그의 시선이 나의 슬픔을 받아들였다. 나는 홈즈에 대한 완전한 애도를 마치질 못한 상태였다.
갑자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그가 의자에 다시 앉아 손가락 끝을 모으더니 내 침묵에 체념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입을 오므렸고, 그의 눈은 마치 내 시계줄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았다.
"저에게 전할 소식이 있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짧게 말했다. 마이크로프트는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코트 안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랬었지요." 그는 작은 꾸러미를 꺼내 잠시 메만지더니 손에서 손으로 건넸다. "이 점은 주의를 드려야할 것 같군요, 왓슨 박사. 나는 이 기사에 관하여, 또는 그것이 어떻게 내 손에 들어갔는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답변도 드릴 수 없습니다. 단지 거듭되는 압박 아래 비로소 제가 그것을 당신에게 넘겨드리는 것입니다. 저는 과거에 이에 대한 모든 압력에 저항해 왔고 여전히 제가 그렇게 하는 게 옳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군요. 후속 조치를 취하고 싶다면 여전히 유효합니다. 무시하기로 하신다면 아무런 영향도 없을겁니다. 저는 지시받은 대로 그것을 당신에게 넘기는 것이며, 더 이상 책임을 지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의자에 몸을 기대고 그의 얼굴에서 손가락에 있는 작은 갈색 꾸러미로 시선을 옮겨 몇 번이나 흘끗 바라보았다. 그의 목소리에 담긴 무언가가, 그것을 내 손에 쥐어주기를 꺼려하는 그의 태도가 모든 신경을 얼얼하게 만들었다. 나는 이제 그 메시지가 홈즈와 어떤 관련이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그가 남긴 몇가지 지시사항, 나와 관련된 어떤 것, 그의 형이 사악함이나 탐욕때문에 지금까지 무시해 왔던 것들이었다. 나는 손을 내밀었다. 마이크로프트는 다시 한숨을 쉬고는 소포를 내 손바닥에 올려놓았다.
그 무게는 그것이 보석이라는 것을 짐작케했다. 그것은 얇은 왁스 칠한 끈으로 묶이고 매듭이 묶인 상태였다. 나는 매듭을 지어 들고는 종이 칼에 손을 뻗었다. 나는 봉지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끈을 끊어내 주름진 갈색 종이를 열었다. 나는 쇠사슬의 번쩍임을 보았다.
포장지를 일부러 매끄럽게 펴고, 접힌 메모지 위에 아래를 향하게 놓여있는 시계를 바라보았다. 내가 그것을 집어들고 부드럽게 뒤집어 손바닥에 앞쪽을 위로 향하게 하고 봤을 적엔 내 손이 떨리고 있었다.
그것은 단정하고 수수했으며, 주얼리에 대한 그의 취향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외부엔 어떤 표식도 없었다. 작고 단정한 로마 숫자가 너무나도 익숙한 하얀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섬세한 손이 정확한 시간을 보여주었다 - 거의 5시 40분이었다. 사슬은 가느다랗고 걸쇠는 눈에 거슬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렇다, 그곳에는 아이린 애들러가 신장으로 변장하여 그녀의 결혼에 대한 증인으로 행동했을 때 긍게 준 사슬에 깔끔하게 뚫린 금이 매달려 있었다. 그는 그 당시에 그 물건에 대하 웃으며 말하면서, 기념품 삼아 시계줄에 구멍을 뚫을 것이라 자랑했었다. 평소 장신구를 싫어하던 그가 실제로 그렇게까지 했다는 사실에 나는 놀랐다. 그것은 우리 사이에나 통하는 농담이 되어버렸다.
나는 시계를 들고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할 때까지 바라보았다. "이걸 어디서 구하신 겁니까?" 나는 속삭였다.
나를 예리하게 바라보던 마이크로프트 홈즈는 끝내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그것을 귀에 가져다댔고, 가볍고 규칙적으로 똑딱이는 소리를 들었다. 그 때에도 작동했던 것이다. 누군가가 상처를 입혔던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우리가 마이링겐을 떠날 떄에도 그는 이것을 지니고 있었다. 나는 그가 이걸 지니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내가 그 운명적인 길로 되돌아가기 직전에도 그가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그것을 꺼냈었다. 나는 그가 폭포를 뒤로 하고 서서 긴장하고 불안해하며 시계를 집어넣곤 갑자기 미소를 짓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미소를 지으며 내 손을 잡고, 우리 둘을 안심시키려 노력했었다.
"그럼 로젠라이우이에서 그런 거군요."
하지만 그는 로젠라우이에 도착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시계는 그와 함께 거품이 이는 가마솥 속으로 곤두박질 쳤을 터였다. 그렇지 않은가? 땅 구석구석을 샅샅이 뒤졌었다. 이제까지 발견된 것이라곤 그의 알펜 개머리판과 담뱃갑, 그리고 그 무서운 쪽지 뿐이었다.
나는 그것을 탁자위에 다시 내려놓았다. 나는 마이크로프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사소한 깜박임조차 아니었다.
천천히, 머뭇거리면서, 나는 여전히 포장지 중앙에 놓여있는 얇은 흰색 메모지의 접힌 사각형에 손을 뻗었다. 나는 떨리는 손과 뺨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리는 눈물이 나를 완전히 배신했다는 것을 깨닫고 더듬거렸다.
아무런 메시지도 없었다. 오직 주소 뿐이었다; 파리, 호텔 뒤에 몽데스.
필체는 그의 것이었다.
내가 말하고, 움직이고, 생각할 수 있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흘렀던 것 같다. 그 충격으로 눈물이 말랐고, 나는 의자에 얼어붙은 채 마비된 손가락에 쪽지를 쥐고 있었다. 마이크로프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참 동안 나는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는 마치 새롭고 이국적인 종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처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멀리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걸 어디서 구한 겁니까?" 나는 다시 물었다. 내 목소리가 쪼그라들어 삐걱거렸다.
"저는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고 미리 말했습니다, 박사. 내가 받은 지시는 단순히 당신에게 이 물건을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일이었지요. 그리고 이제, 당신이 괜찮으시다면 전 이만 일어서봐야겠군요." 그는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탁자에서 모자를 집어들었다. 그는 더 이상 악수를 시도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누구의 지시란 말입니까?" 나는 애원했다. 마이크로프트는 고개를 저었다.
"좋은 하루 되시길, 왓슨 박사님." 그는 그렇게 말하곤 문을 닫으며 방을 나갔다. 그의 육중한 발걸음이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달려가 문을 열고, 난간 너머로 그가 현관문을 빠져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나는 다시 방으로, 탁자 위에 놓인 쪽지와 시계로 돌아섰다. 나는 한 시간쯤 그것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들여다보고, 내 입술과 뺨에 가져다 댔다. 마침내 나는 마음을 추스르려고 애써 브랜디를 넉넉하게 따르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누가 마이크로프트 홈즈에게 이 시계를 보냈을까? 누가 그에게 지시했는가 - 그를 압박했고, 그는 압박을 받아 그것을 나에게 가져왔다고 인정했다 - 이 쪽지와 함께 그것을 내 손에 전달하라고 지시했는가? 뻔한 대답은 불가능했다. 그럴 리가 없엇다. 다른 누군가, 나와 대화하고 싶어하는 누군가였다. 그런데 어떻게-? 그랬다면, 이 모든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들은 시체를 찾아냈을 것이다. 왜 나는 그 말을 듣지도 못했던걸까?
마이크로프트. 그들은 마이크로프트에게 말했고, 그는 내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메모는? 그것은 최근이었고, 상당히 건조했다! 그것은 용해서 잉크로 쓰여진 것이었다! 나는 재차 연구했다. 모든 곡선, 모든 획 하나 하나를. 그랬다. 그의 손이었다. 다른 사람이 썼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그의 옷에서 그것이 발견되었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베이커 가에서 찾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시계는...
두 번째 브랜디가 머리를 맑게 만들어주었다. 나는 조용히 앉아서 황혼이 방 안으로 스며들게 했다.
불가능한 모든 걸 제거하고 나면, 남는 것이 무엇이든, 아무리 그럴싸하지 않더라도, 분명 진실일세.
(When you have eliminated the IMpossible, whatever remains, however improbable, must be the truth.)
그것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격언이었다.
하지만 내 마음은 그것을 거의 믿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