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산동> 제 9화
츄리닝이 나이트 주방을 가로질러 간다. 졸졸 따라가는 기철. 문을 열고 나가면 무희들과 웨이터들이 오가는 낯선 복도가 나온다. 신기한 듯 두리번대는 기철. 츄리닝이 어느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기철 앞에서 탁- 문이 닫힌다. 기철이 노크하며 묻는다.
“이름이 뭐야? 여기 댄서야? 응? 똑똑- 여보세요?”
그러자 한 남자가 방에서 나온다. 맨발에 달랑 가운만 걸쳤어도 그 안에 굉장한 근육이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사내다. 갑자기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이런 사내와 마주 서게 되자 기철은 왠지 알 수 없이 긴장되고 뻘쭘하다. 순간 갑자기 사내가 기철의 가슴을 더듬는다. 기철이 깜짝 놀라는 사이 어느새 사내의 손은 허리까지 내려와 있다. 흠칫 물러서는 기철.
“하- 부럽네.”
사내가 장탄식을 한다. 벌거벗었나? 기철이 호기심에 사내의 가운 자락을 들춰본다. 그러자 탁- 손을 쳐내는 사내. 다시 뻘쭘하게 마주 보는 두 사람. 순간, 사내가 손을 든다. 흠칫 뒤로 물러서는 기철. 사내가 말한다.
“여기!”
“아, 사범님! 여기 계셨네. 진짜 너무 헤맸다.”
누군가 반갑게 인사하며 다가온다. 돌아보고 기철이 깜짝 놀란다. 엔디스 도넛이다.
“어? 돼지형? 우리 사범님 어떻게 알아?”
“너 잘 만났다. 일루와!”
기철이 잡으려 하지만 도넛이 가볍게 피하며 말한다.
“그때 좀 모자란 사람이라 턱받이 한 줄 알았는데. 염색하느라 그랬구나.”
“둘이 아는 사이야?”
사범이 묻는다. 고개를 젓는 기철과 도넛. 도넛이 사범에게 묻는다.
“아뇨? 사범님은 돼지형 알아요?”
“야! 돼지 돼지 할래?! 너 이 자식, 싸우자.”
기철이 버럭 소리를 지른다. 하지만 도넛이 손가락 꺾는 시늉을 하자 흠칫한다.
“새끼야! 비겁하게 꺾지 말고!”
“금방 시합이니까 얘긴 나중에 하고 다들 들어와.”
사범이 문을 열고 들어간다. 문틈으로 츄리닝이 보이자 도넛을 밀치고 기철이 먼저 후다닥 들어간다. 임시로 꾸민 대기실. 츄리닝이 도끼눈을 뜨며 묻는다.
“오빠! 쟨 뭐야?”
“응? 앞에서 만났어. 동춘이랑 아는 앤가 봐.”
“아닌데요?”
고개를 젓는 도넛. 기철이 킬킬대며 웃겨 죽는다.
“우에- 동.춘? 똥춘? 이름 열라 구려! 하이고 나 웃겨 죽네. 똥춘이. 똥춘아~?”
오버하는 기철을 도리어 뜨악하게 보는 동춘. 츄리닝이 잔소리를 한다.
“동춘아 다리 좀 주물러. 넌 왔다고 전화한 게 언젠데 왜 이제 오는 거야?”
“다른 나이튼 줄 알고··· 좀 헤맸어요. 알잖아요. 길친 거.”
동춘이 사범의 몸을 풀어준다. 그사이 츄리닝이 사범의 주먹에 붕대를 감는다. 기철이 그저 멀뚱멀뚱 서 있지만 어쩐지 위화감이 없다.
노랫소리가 요란한 또 다른 나이트. 처남과 안드레아가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 처남이 기철에게 전화하지만 부재중으로 넘어간다. 안드레아가 소리치며 묻는다.
“도넛이 어디 있는데?”
“분명히 이리로 들어왔다고!! 아, 기철이 이 새끼는 왜 전활 안 받아?”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