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산동> 제 13화
운동이 끝나고 나가는 기철. 서사범이 기철을 부른다.
“기철아 잠깐 일루 와 앉아 봐.”
가까이 앉게 하더니 기철의 허벅지를 발로 자근자근 밟는다. 기철이 비명을 지른다.
“아악! 뭐 하는 짓이에요! 아파요!”
“근육을 풀어줘야 해. 안 그러면 뭉쳐서 내일 운동 못해. 가만 있어.”
사범이 기철의 몸 이곳저곳을 살피고 만져보고 하면서 근육을 풀어준다. 간지럽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한 기철. 사범은 과연 생각한 대로라는 듯 주저하며 말을 꺼낸다.
“····기철아, 사실은 내년 2월에 일본에서 큰 시합이 있는데, 주최 측에서 우리나라에 티켓을 두 개 줬나 봐. 한 명은 이미 선정이 됐고, 나머지 한 명은 신인 중에서 뽑을 거래. 그 예선이 있는데 너도 해 보는 거 어때?”
“네?”
“동춘이도 나랑 같이 준비 중인데, ···걔가 무대 울렁증이 좀 있잖아···.”
기철은 나이트 시합 때 잔뜩 얼어있던 동춘이 생각나서 웃었다.
“아, 그래서 그때 도넛이 그렇게 쫄아 있었구나.”
“시합을 한번 뛰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거야. 물론 하영이는 반대하겠지만.”
“누나 이름이 하영이에요? 서하영?”
“아, 가르쳐주면 안 되는데.”
“무조건 좋아요.”
“시합이 석 달도 채 안 남았어. 일단은 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자. 내일부터 좀 더 일찍 출발해서 여기까지 뛰어와 봐. 할 수 있지?”
하영이 나이트에서 받은 디카로 기철을 찍는다. 몸무게, 키, 허리둘레. 따위를 재며 혀를 찬다.
“체지방 좀 봐. 완전 돼지네. 이러니 기초 체력이 엉망이지.”
하영이 기철의 신청서를 작성하며 말한다.
“채소랑 닭가슴살을 줄 테니까 집에서 다른 건 먹지 말고 그것만 먹어.”
“와- 나 닭 좋아하는데. 대박이다.”
“잘됐네. 계속 좋아할진 모르겠지만.”
“고긴데 왜 싫어해? 하영 누난 좋아하는 음식이 뭐야?”
“얼씨구? 누가 내 이름 갈켜 줬어?”
운동하던 서 사범이 손을 들고 자진 납세한다. 하영이 째려본다.
“우리 같이 밥 먹을까?”
기철이 묻지만, 하영은 들은 체도 하지 않는다.
신문배급소에서 신문 배달을 준비하는 기섭.
푸다당- 컴컴한 새벽 거리를 오토바이로 달리며 신문을 돌린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