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답을 찾을 겁니다. 늘 그랬듯이 말이죠.

by 코로나기

“저희 동네에서만 4800명이 걸렸어요. 미등록 이주자 고려하면 훨씬 더 많을 수도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제가 걸린 게 큰 일은 아니었죠. 그런데 한국에 있는 가족들은 16살에 타지로 떠난 애가 코로나에 걸렸다고 하니 엄청 걱정하더라고요. 죽을병 걸린 것 마냥… 정말 난리가 났어요. 한국 분들이 아무래도 미국보다 좀 더 걱정도 많이 하고, 코로나를 무서워하는 것 같았어요.”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심리치료사라는 꿈을 안고 떠났던 미국.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뉴욕에서 지내왔다. 그랬던 그가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코로나바이러스. 그의 눈에서 바라본 코로나는 조금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해외에서 느꼈던 코로나와 한국에서의 코로나. 그 둘은 그에게 어떻게 다르게 다가왔는지 경험자의 목소리를 직접 담아보았다.


인터뷰이 : 유승현 (27살, 미국 거주)

인터뷰 일시 : 2021년 5월 18일

인터뷰어 : 박지원




Q. 미국에 유학을 가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A. 처음에는 심리치료사 쪽을 공부하고 싶어서 갔는데 막상 적성에 안 맞더라고요. 그래서 경영 공부를 하다가 식당과 카페 매니저일을 하게 됐어요. 처음에 이민까지 생각하고 간 건 아닌데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다가 사장님께서 새로운 식당을 열면서 매니저 일을 권하셨고, 지금은 물 흐르듯이 살고 있네요. 하하.

Q. 뉴욕에서 식당과 카페 매니저로 일하셨는데, 그곳의 식당과 카페 분위기는 어떤가요?


A. 우선 코로나 이후로 확실히 손님이 많이 줄었어요. 오전 오후 파트타이머도 없어지고 풀타이머가 늘었죠.


Q. 한국의 식당은 몇 명이상은 한 테이블에 앉을 수 없고, 영업시간도 제한되고 있습니다. 뉴욕의 식당은 방역 수칙이 어땠나요?


A. 뉴욕은 아직도 실내 식사는 안되고 식당 밖에 테이블에서 야외 식사는 가능한데 4명까지만 앉을 수 있습니다. 뉴저지는 받을 수 있는 손님의 25%만 받도록 테이블 숫자를 줄였는데, 그래도 아예 닫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최선의 선택이었겠죠.


Q. 매장마다 입장 시에 QR코드 인증이나 수기 명부 작성은 따로 없나요?


A. 네 없습니다. 온도계 있는 곳도 거의 없어요. 있다면 손 세정제 정도? 그래서 미국은 동선 확보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본인이 직접 기억에 의존해서 찾아보는 수밖에 없어요. 저는 한국에 왔을 때 확진자 동선 관련해서 메시지가 오는 게 정말 신기했어요.


Q. 한국과 미국과 비교했을 때 본인은 뭐가 더 바람직한 방식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A. 비교를 하자면 미국이 피로도는 적어요. TV에서도 방역수칙 조심해달라는 방송이 많이 안 나오고 메시지도 안 오고, 방역 수칙도 QR코드 준비할 필요가 없어서 방역수칙에 대한 부담감이나 스트레스는 적은 편인데 한편으로는 인구수가 많아서 관리가 안 되는 문제점도 있죠. 안전성이나 방역수칙만 보고 이야기하면 한국이 좀 더 괜찮다고 생각해요. 미국은 자가격리도 개인의 양심에 맡기거든요. 사실 외출해도 몰라요. 안전성이나 보안만 보면 한국이 좋지만 피로도에 있어서는 미국이 적다는 게 확연히 다른 점 같아요.


Q. 그렇다면 미국에 있는 사람들은 코로나19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미국에서 처음으로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한 동안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확산세를 보였을 때, 그리고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금. 이렇게 세 가지 시점에서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A. 코로나 초기에 한국에서는 마스크를 패션으로라도 많이 쓰고 있었는데, 미국에서는 ‘마스크를 꼭 껴야 하나?’ 이런 인식도 있고… 진짜 아픈 사람이나 의사만 써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어요. 확산세가 커졌을 때는 미국에서도 사망자가 많아지고 확진자가 폭증하니까 정부에서도 마스크를 쓰라는 지침이 나오고 뉴스에서도 중요하게 다루니까 그때부터 미국 사람들도 인식이 바뀌었죠. 백신은 두 달 전부터 접종 시작했는데, 저희끼리도 백신 나오면 맞을 거냐 이런 이야기도 하고 그래요. 지금 제가 한국에 온 사이에 제 친구들이 백신을 많이 맞고 있더라고요. SNS 인증을 하기도 해요. 이제 곧 마스크 없이 편하게 생활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Q.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 공연, 파티 등이 여전히 많이 열리나요? 그때 발열체크, 거리두기 등 방역 관련 일들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해요.


A. 공연이나 행사는 아무래도 많이 줄었어요. 파티는 소규모로 친구들끼리 만나는 모임 정도? 핼러윈 때는 공연이나 파티가 많았어요. 코로나가 등장한 지 1년 반이 넘으니까 안전 불감증도 오고, 이미 무증상으로 겪고 넘어간 거 아니겠냐 하면서 경각심이 떨어진 시기였죠. 그럴 때 파티를 하면 어떻겠어요… 방역수칙이 안 지켜졌죠. 전보다 큰 파티는 줄었겠지만 젊은 친구들이 자잘하게 파티를 많이 열었어요.


Q. 승현 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상황이 궁금해요. 언제, 어디서, 누구와 접촉했는지. 그리고 그날 하루가 대략적으로 어땠는지 알 수 있을까요?


A. 핼러윈 시기였어요. 1-2주 전에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을 많이 가졌죠. 술을 마시거나 식사를 하는 시간에는 마스크를 쓸 순 없었고요. 파티를 하면서부터 다음날에 감기 기운이 있었어요. 일하는데 제가 기침을 계속하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 하루는 출근을 하면서 코로나 검사를 결심했죠. 그때 검사를 받으러 갔는데 양성이었어요. 당장 주변 친구들에게도 알렸는데 같이 파티에서 놀았던 4-5명도 같이 걸렸죠.


Q. 확진 판정을 받은 후에는 어떤 조치를 받았나요?


A. 딱히 조치라고 할 만한 게 없었어요. 결과가 30분 만에 나오는 신속항원 테스트랑 2일 만에 나오는 pcr테스트를 둘 다 받았는데 테스트 결과 코로나 판정을 받았고 자가격리를 하라는 말을 들었죠.


Q. 코로나 확진 후 주변인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A. 주변에서는 어쩌다가 걸렸나, 검사는 어디서 받았냐, 어디가 가깝냐 뭐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증상도 물어보고요. 친구들은 걱정을 많이 해줬어요. 미국에 사는 친 형님은 물건이나 음식을 직접 집 앞에 가져다주시기도 하고 타이레놀도 사줘서 많은 도움을 받았죠. 한국에 계신 분들은 손이 안 닿는 곳에서 코로나에 걸렸으니 걱정을 많이 해주셨죠. 가족 중에 걸린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난리가 났었어요, 한국에서의 반응이 좀 더 걱정하는 분위기였죠.


Q. ‘코로나 19’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전과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이 있나요?

A. 음…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많이 변한 것 같지는 않아요. 운동을 해서 건강을 챙긴다든지 이런 건 딱히 없는데 일상생활에 있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어요. 이제는 저 자신을 위해서라도 마스크를 꼭 써야겠다고 느꼈죠. 뉴스도 자주 보고, 경각심도 가지게 됐고요. ww


Q. 앞으로 우리는 바이러스와 함께 ‘공존’하는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많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바이러스와 지혜롭게 공존할 수 있을까요?


A. 옛날이나 지금이나 바이러스 없이 살아본 적은 없잖아요. 항상 어떤 바이러스가 와도 잘 이겨내고 생존이라는 이름 아래에 사람들끼리 잘 뭉쳐서 살아왔죠. 그게 인류라고 생각해요, 지금 백신도 나오고 치료제도 나오고 있으니까 이겨낼 수 있을 거예요, 인류와 과학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올해 안에는 이 코로나가 종식됐으면 좋겠는데… 인류는 답을 찾을 겁니다. 늘 그랬듯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