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어 : 박혜원 (25, 카이스트 산업 및 시스템 공학과 대학원생, 코로나 관련 연구 진행)
인터뷰 일시 : 2021년 8월 31일
인터뷰이 : 박지원
Q. 코로나 관련해서 이동형 음압 병상의 효과 연구를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연구인 가요?
A. 아무래도 코로나19가 호흡기로 감염되는 전염병이다 보니까 바이러스가 전파하지 않도록 압력을 음압으로 맞춰주는 게 중요한데요. 음압병상은 압력을 음압으로 맞춰주는 병상이에요. 원래는 병원에 고정되어 있었는데 필요할 때 가져가서 설치할 수 있는 이동형 음압 병상이 나온 거죠. 이게 필요한 이유는 작년에 대구 신천지 사태 기억하세요? 그때 환자 수가 기존 의료기기로 수용이 안됐거든요. 병원에는 음압 병상 수가 제한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동식 음압 병상의 필요성이 커졌죠. 그리고 이동형 음압병상은 용도에 따라 패널을 넣었다 뺐다 수정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되어있어서 환자 상태에 따라 유동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저희는 이걸 도입했을 때 실제로 감염병 전파를 막는데 얼마나 효과 있는지 시뮬레이션을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Q. 연구는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됐나요?
A. 교수님께서 연구팀과 함께 헬스 케어 분야 연구를 많이 하셨어요. 저는 당시에 대학원에 온 지 얼마 안 된 신입생이었고 제가 의료에 관심이 있기도 해서 해보게 되었죠. 자연스럽게 교수님들과 함께 참여하는 인원으로 들어가게 됐어요.
Q.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등 연구환경이 위험하지는 않은가요?
A. 다행히도 전혀 위험하지 않아요.(웃음) 저희가 직접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게 아니라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하거든요. 코딩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Q. 카이스트 기숙사에 사시는 거죠? 최근에 교내 확진자가 발생해서 며칠간 퇴사해야 했던 적이 있다고 들었는데, 당시 상황을 좀 더 설명해주세요.
A. 저희 학교는 많은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집단감염의 위험성이 커요. 그때 당시에도 확진자가 저희 과 건물이랑 기숙사에서 나와서 집단감염의 우려가 심각했죠. 그래서 학교에서 일정기간 동안 본가에서 머물라고 권고했고요. 아무래도 샤워실이나 화장실과 같은 시설이 공동으로 이용하다 보니까 그게 최선의 대책이었던 것 같아요.
Q. 학교 측의 대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학생으로서의 생각, 관련 연구원으로서의 생각 모두 궁금합니다.
A. 그때 밤 10시에 학교에서 전화가 왔어요. 그 시간까지 코로나 대응팀에서는 퇴근도 못하고 학생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생각하니까 저희도 협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연구원으로서 생각도 비슷한데… 조금 더 유연한 방법을 택했을 수 있었겠지만 그 당시에는 가장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Q. 코로나19 거리두기 정책과 관련해서 개인 연구도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현행 거리두기 지침에 대한 본인 생각이 궁금해요.
A. 제 연구는 ‘여러 나라의 거리두기 정책 중 어떤 게 가장 효과적일까’가 주제인데요. 물론 전염병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책입안자들은 국민들의 피로감과 불편도를 해소하는 측면에서도 고려를 해야 합니다. 사실 제가 이 연구 주제를 선택한 것 자체가 현재 정부의 거리두기 지침이 크게 이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서가 아닐까요?
Q. 그렇다면 혹시 어느 나라의 정책이 가장 인상 깊었나요? 하나 소개해주세요.
A. 뉴질랜드에서는 소셜 버블이라는 정책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뉴질랜드는 작년에 이미 코로나 종식 선언을 했고 지금도 국가에서 관리할 수 있는 규모의 감염만 일어나고 있어요. 보통 다른 유럽 국가들은 상황이 심각할 때마다 락다운을 했었는데, 그렇게 되면 사람들에게 너무 자유가 없어요. 그래서 조금 더 완화된 개념으로 소셜 버블이 나온 거죠. 두 가정을 묶어서 ‘버블’로 칭하고 그 두 가정은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저희 집과 옆집이 자주 만난다면 ‘버블’로 묶고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거죠. 각각의 사람들은 하나의 버블에만 속해야 하고 버블 밖의 사람을 만날 때는 거리두기 정책을 잘 지켜야 해요. 그래서 자기 집에만 있는 것보다는 좀 더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고 덜 외롭다는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고,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감염 전파에 있어서도 효과적이죠.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자유를 준다는 이런 정책이 흥미로웠고 이걸 연구주제로도 생각하고 있어요.
Q. 코로나 바이러스와 2년 가까이 함께 가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로 인한 우울감, 즉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기도 하는데요. 본인은 코로나 시국을 지내면서 감정적으로 힘들지 않았는지 궁금해요.
A. 음… 저는 공부와 연구에 전념해야 하는 시기여서 힘든 점은 없었어요. 건강의 측면에서 직접 피해본 사람들이 많아서 안타깝지만 사실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죠. 초반에는 저도 하루아침에 만나던 사람들을 못 만나서 힘들었어요. 그런데 고생하시는 의료진이나 다른 분들 보면서 나 정도면 괜찮지 하면서 잘 지냈어요.
Q. 그럼 혜원 씨는 코로나19와 함께 지금 2년 가까이 함께 하면서 특히 중요하게 다가온 가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저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진짜 몸과 마음의 건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코로나 바이러스가 어느 경로에서 감염됐는지 모르는 깜깜이 확진자가 많아지다 보니까 평소에 건강하게 관리하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또 코로나 이후에 혼자 있게 되는 시간도 많아지다 보니 불안감으로부터 내 마음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코로나로 일상에서 많은 것들이 바뀌었는데. 그렇더라도 마음이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Q. 건강을 위해 스스로 많이 노력을 한다고 들었어요. 혹시 개인적으로 코로나 이후에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한 본인만의 방법이 있나요?
두 가지 측면에서 말하고 싶어요. 하나는 몸이고 하나는 마음인데요. 몸의 건강을 위해서 원래도 운동을 꾸준히 하는 편인데 아마 코로나 이후에는 일상에서 좀 더 움직이려고 노력했어요. 식후에 더 걷는다거나 그런 식으로? 운동은 꾸준히 하면 굉장히 큰 변화가 생길 거예요.
저는 오히려 코로나 이후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조금 더 정신적으로 건강해졌어요. 혼자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내가 뭘 좋아하고 내가 뭘 하고 싶고, 지금 내 마음 상태나 컨디션이 어떤지 깊이 있게 들여다보기 시작했죠. 요즘 명상을 하는데 사실 명상이라는 게 나와의 시간을 갖는 거잖아요. 하루에 10분이라도 시간을 내서 생각을 하는 편이에요. 저 스스로에게 관심을 주고 소중하게 대하면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제 생활의 방향성이 몸과 마음의 건강을 향하더라고요.
Q. 앞으로 인류는 코로나19, 그리고 앞으로 새롭게 등장할지 모르는 미지의 감염병과 함께 ‘공존’하며 살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해야 감염병과 지혜롭게 공존하며 살 수 있을까요?
A. 앞으로도 계속될 감염병에 빠르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의료 정책적인 노력과 정부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요하죠. 개인적인 측면으로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면서 우리가 재난 상황에서 받는 타격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