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벤져스 인터뷰 (1)
인터뷰어 : 지구촌 (29, 보건소 감염병 대응팀 근무)
인터뷰 일시 : 2021년 6월 26일
인터뷰이 : 박지원
Q. 보건소에서 근무한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A. 1년 정도됐어요. 전에는 간호사로 대학병원에서 3년 정도 근무하다가 3교대도 지치고 감정소모도 심해서 공무원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그런데 간호사 하다가 공무원으로 옮겼을 때 동사무소에서 6개월 정도 일을 했고 코로나로 인력이 부족해서 감염병 대응팀이 오게 됐어요.
Q.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했을 때와 비교했을 때 지금은 어떤 점이 다른가요?
A. 간호사로 일을 할 때는 전문지식으로 어느정도 대응할 수 있었어요. 감정소모가 심하더라도 환자분들이니까 병이 치료되면 해결이 됐거든요. 그런데 여기서는 공무원이면서 의료인이잖아요. 우선 공무원은 시민을 위해 일을 하는 사람이라, 이성적으로 설명이 안 되더라도 일단 민원은 받아야 하는 점이 다른 것 같아요. 해결이 안되는 문제가 계속 생기니까 24시간 감정 소모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죠. 체력적으로는 지금이 나은데, 병원에서는 뛰어다니면서 일을 했는데 여기선 사무직이라 버틸 만해요.
Q. 지금 하는 업무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주세요.
A. 감염병 대응 업무를 하고 있어요. 관련 예산이나 물품을 담당하구요. 선별진료소 관리와 민원 대응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Q.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요?
A. 역학조사서를 시스템상으로 보고하는데, 역학조사서에 감사의 말이 써져 있을 때가 기억에 남아요.
Q. 어려웠던 점이나 힘들 때가 있었나요?
A. 확진자들의 상황이 각자 다르다 보니까 대응 매뉴얼이 있어도 실질적으로 적용되지 않아요. 저희도 시행착오를 겪어 봐야 더 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즉각 대응이다 보니까 매뉴얼이 정확하지 않죠. 그리고 같은 직원들끼리 이해가 안 될때 힘들었어요. 업무나 협조요청 등 지원 요청을 했을 때 달갑지 않게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많았고, 결국엔 의료인들도 똑같이 사람이라 코로나에 면역력이 더 많은 건 아닌데, 직원들끼리 우리가 왜 그런 일 해야 하냐는 반응이 있어서 조금 힘들었죠.
Q. 감염 위험에 노출된 환경에서 일을 하고 계세요. 같이 사는 사람들이나 가족들의 걱정 많았을 것 같은데, 주변인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A. 이전에 간호사로 일할 때 메르스, 결핵에 노출이 많았어서 가족들이 크게 걱정하진 않았어요. 코로나 대응할 때도 제가 감염될까봐 걱정하기보다는 지치고 힘들어하는 모습 때문에 걱정했죠. 주변 사람들에게는 근무 환경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지는 않는 편이에요. 일일히 설명해가면서 위로 받고 이해를 얻는 건 저도 지치고 힘들어서요.
Q. 방호복이나 장비 등을 사용하면서 힘든 점이나 불편한 점은 없나요?
A. 상황실에서 방호복을 사용해요. 특히 집단 감염이 터졌을 때 현장에 나가서 검체를 체취하는데 현장 지휘를 하다 보니까 방호복을 입어야 해요. 방호복을 벗으면 처음부터 다시 입어야하는데, 그게 또 일이죠. 제가 물품을 담당했는데 한달치 물량을 생각해야하거든요. 하루에 인력이 몇 명이 들어가고 탈피하는 횟수를 계산해야하는데, 민원이 많이 밀려서 검체체취량이 많아지면 그만큼 방호복도 많아져야하고 교대시간이 끼거나 화장실을 가거나 하면 또 탈피해야하고, 요양기관 검체체취는 기관 옮길 때 또 옷을 입고 벗고 해야 하니까 복잡하죠. 지금은 가운형이라고 해서 원피스형인데 똑같아요. 고글아니면 페이스 실드 껴야하고 불편함이 커요.
Q. 비상근무체제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주말, 주중에 다 출근하나요?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한계를 느낀 적은 없는지 궁금해요.
A. 주말에 출근해야 하는게 의무는 아닌데 내가 안 하면 우리 중 누군가는 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나오죠. 당직제는 한달에 7-8일 정도에요. 주말은 3-4일 정도? 거의 아침 8시 30분에 출근하고 저녁 10시에 퇴근해요. 최근에 제가 백신접종 한 날에 하필 집단 감염이 발생했는데, 다음날 백신 부작용이 심해서 40도까지 열 올라가더라고요… 아침에 타이레놀 6알 먹고 출근했죠. 사람들이 백신을 중도에 취소하다보니까 그걸 맞을 사람이 없어서 저희가 맞았어요. 하필 전체가 다 맞았는데 집단 감염이 터져서 몸 상태가 안좋았는데도 다같이 출근을 했어요.
Q.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종식까지는 아직 요원한 상황입니다. 어떤 심정으로 코로나 시국 최전선에서 일 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A. 순환근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5년에 한번씩 새로운 감염병이 나온다 하는데 또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오면 이렇게 일 해야 하나 싶어요. 쭉 이렇게 일을 해야한다면 교수님들 말씀대로 할 수 있는 대로 해가면서 이끌어 가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이에요. 특히 코로나는 변이 바이러스가 정말 잘 생기는 바이러스 종류이기 때문에 끝까지 같이 갈 것 같아요. 요즘 부스터샷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고 계속 백신 맞으면서 서로 거리 유지해가는 방법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해요.
Q. 백신에 대한 ‘공포’에서 이제는 백신 ‘대란’으로 상황이 변했어요.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백신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 어떻게 느꼈나요?
A. 부작용은 모든 백신에 다 있습니다. 독감백신도 맞더라도 감기에 걸릴 수 있잖아요. 코로나 백신도 효과는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너무 집중되다 보니까 백신 공포가 이슈화됐다고 생각해요. 백신 대란은 집단 모임에 대한 제재가 풀리면서 생긴 것 같은데, 결국 전국민 백신 접종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못 맞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방역 수칙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현장에서 느끼는 방역 사각지대가 있나요? 현장에서 바뀌었으면 하는 점이 있는지 궁금해요.
A. 방역 신고 내용이나 현장에서 점검 후 문제점을 공유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남들 눈에 안보이면 10명 넘는 동호회 모임도 하고 소셜 계정에 사진도 찍어서 올리고 자랑도 하고 그러다 신고 당하고… 그런 일도 많은데 이런 상황이 길어지다 보니까 방역 수칙을 지키는 것에 한계가 왔다고 생각해요. 현장도, 방역당국에서도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하고 있으니까 국민들도 잘 따라와줘야 할 것 같아요. 합의점을 잘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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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코로나19와 함께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리 방역’ 문제도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어요. 정부의 코로나 블루에 대한 대응은 어떻다고 생각하나요? 본인은 코로나 블루를 느낀 적이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대응했는지 궁금해요. 또 현장에서 코로나 블루를 지원하는 게 있나요?
A. 코로나 블루 이해하죠. 접촉자분들도 접촉자라는 걸 알려주면 불안감을 느끼고, 확진자는 심층역학조사를 하다 보면 많이 울고 불안해해요. 입원치료가 끝난 사람들도 전화가 많이 오는데 그럴 때 정신상담도 필요하겠구나 느껴요. 격리자에게는 설명서가 나가는데 거기에 상담번호가 같이 나가요. 가장 필요한 것은 주변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주변 사람들이 ‘괜찮다. 그냥 감기같은거다. 호흡기 바이러스 말고 그냥 감염병일 뿐이다.’ 라고 생각하고 낙인찍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정부에서도 심리적인 지원을 많이 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상담을 지원해주고 권유해주면 좋겠어요. 상담 기록이 안남도록 조치하는 쪽의 사업을 진행해줬으면 좋겠어요.
정부에서 힐링캠프를 지원했는데 상황상 갈 수 없었어요. 3차 대유행이 있었을 때 너무 지쳐서 우리끼리 가보자 해서 신청했는데 그날 하필 또 비상이 걸려서 취소됐죠… 현실적으로 갈 수가 없어요. 지금 현 인력들의 순환근무를 보장해주면서 휴식기를 주는 쪽으로 해줬으면 좋겠어요. 저는 코로나블루를 직격탄으로 체감했어요. 한동안… 힘들었고. 힘들었어요.
Q. 현장 의료진,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지금까지 잘 버텨왔다는 이야기? 작년 초창기에는 정말 다들 고생했어요. 어떤 사람이었어도 힘들었을 거에요. 그런데 이게 말로만 위로해주는게 아니라 승진을 시켜주거나 순환근무도 해준다거나.. .그런 것들이 행동으로도 보여져야 버틸 수 있을 것 같아요. 코로나가 아니어도 감염부서는 주위에서 노는 부서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거든요. 다같이 조금이라도 힘내서 버텼으면 좋겠네요.
Q. 코로나19 상황이 안정기에 접어들고 여유가 생긴다면 무엇을 제일 하고 싶나요?
A. 우선 연가를 쓰고 쉬고 싶어요. 여행도 지쳐서 못 갈 것 같고 장기간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쉬었으면 하는 생각?
Q. 코로나와 함께 살아야 하는 시대입니다. 어떻게 우리는 이 바이러스와 함께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A. 시민들의 의식이 성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바이러스를 정확하게 바라보는 눈이요. 너무 흐릿하게 알고 있으니까 두려움만 떨게 되잖아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서 공부를 조금 하면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으니까,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바이러스가 나올거니까 관심을 좀 더 갖고 정확히 알았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어떤 바이러스가 나오더라도 냄비근성으로 들끓었다가 식으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관심을 좀 더 가져주셔야 의료 쪽에서 종사하는 분들의 처우도 나아진다고 생각해요.
Q. 오늘 인터뷰 정말 감사합니다. 혹시 꼭 추가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나요?
A. 저는 사람들에게 컨베이션 영화를 꼭 추천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