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어 : 김수환 (25살. 2021년 1월 전역. 백령도 공군 행정병 복무)
인터뷰 일시 : 2021년 7월 13일
인터뷰이 : 박지원
Q.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에 군대를 가셨는데 그럼 군대에서 코로나를 처음 접했을 때 어떤 느낌이셨을지 궁금해요.
A. 코로나가 처음 터졌을 때는 곧 지나가겠지 생각했어요. 그런데 2020년 초반부터 휴가 전면 통제가 걸리면서 이건 좀 다르다고 느꼈어요.. 사실상 갇혀 있기 때문에 밖에서 얼마나 상황이 급박한지 예상하기도 어렵고 바깥에서는 마스크 수급도 어려워서 마스크 요일제 시행하면서 재난상황이었는데 이 소식을 다 뉴스로만 접하니까 실감이 잘 안났어요.
Q. 군대 내에서는 마스크 수급에 어려움이 없었나요?
A. 아예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군대에서는 정기적으로 일회용 마스크를 배부해주는데요. 하지만 코로나 19가 나타나기 이전에는 딱히 필요가 없어서 다 버리는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그냥 마스크를 모으고 있었는데, 마침 코로나가 터져서 갑자기 ‘마스크 부자’가 됐죠. 코로나 터진 이후에 극초반에는 ‘마스크 빈익빈 부익부’가 심했는데 조금씩 그에 대한 대처도 이뤄지면서 적어도 2-3일에 한번은 새것을 쓸 수 있게 되었고, 면마스크도 보급이 되었어요.
Q. 군대 내에서는 어떤 식으로 방역을 하나요?
A. 사실 체계적이지는 않아요. 방역업체를 불러서 정식으로 방역을 진행하기보다는 의무실에서 락스와 물을 주는데요. 엄청 큰 통에 락스를 붓고 몇 대 몇 비율로 락스를 희석시킨 뒤 온갖 분무기에 옮겨 담습니다. 그걸 뿌리고 자주 닦아주면서 방역을 하라고 지시를 하는데, 조금 형식적이라고 느꼈습니다.
Q. 군대에서는 사회보다 더 엄격한 방역지침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코로나가 한참 시끄러울 때는 취침할 때도 마스크를 쓰는 내무반이 있었다고 하던데, 실제로 어떨 때 마스크를 쓰고 벗었는지 궁금해요. 기준이나 규칙이 있었나요?
A. 아무래도 군인이 코로나19에 확진이 되면 국방력 저하로 이어지니까 아무래도 사회보다 조금 더 심각하게 코로나 19를 바라보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실제로 취침할 때도 마스크 쓰고 복도 내에서도 마스크를 쓰라는 권고 사항도 있었어요. 제가 있던 곳은 소규모 부대라서 유도리 있게 진행되었는데요. 생활관 내에서는 굳이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고 생활관 밖 복도나 일하는 건물 안, 식당 안,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했습니다. 대규모 부대 같은 경우는 군내 집단 감염이 일어나는 곳도 많아서 더 엄격하게 제한하지 않을까 싶어요.
Q. 그렇다면 군내 방역지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A. 정말 부정적으로 평가합니다. 물론 마스크를 쓰는게 가장 중요한 건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방역을 위해서 락스를 물에 희석해서 뿌리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는데요. 락스를 공중에 분무기로 살포하면 기관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데 군대에서는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차라리 전문 방역 업체를 부르는 게 나을 것 같은데, 군인들 건강을 뒷전으로 두는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 부분이 아쉬움이 남네요.
Q. 국방부에서 군인들의 휴가와 외출을 통제하기도 했는데 힘들지는 않았나요?
A. 정말 많이 힘들었죠… 저는 공군 출신인데요. 사실 육군보다 휴가가 많은게 공군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육군 같은 경우는 입대 후 100일쯤 뒤에야 신병 첫 휴가를 보내준다고해서 100일휴가 라는 게 있습니다. 저는 코로나 때문에 의도치 않게 공군임에도 불구하고 100일 휴가를 2번이나 나가게 되었어요. 또 공군은 성과제 외박도 있는데, 정기외박이 코로나로 다 제한돼서 100일 만에 휴가 나가는 일이 두 번이나 있었던거죠… 100일 동안 갇혀 있다는게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요. 군 내에서는 쉬어도 쉬는게 아니니까.
Q. 많이 힘드셨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는 청정지역의 소규모 부대의 경우 오히려 군내에서 생활하는 게 더 안전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만약 본인에게 휴가와 외출을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 어떤 선택을 할건가요?
A. 저희도 군대 속에서 우스갯소리로 지금 군인이어서 코로나로부터 안전하다는 장난은 치는데 그래서 행복하다는 뜻은 전혀 아닌 것 같아요. 실제로도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조금이나마 휴가를 허락해줬는데 그때 수요가 넘쳐났습니다. 정말 많은 병사들 간에 마찰도 있었고 외출도 풀리자마자 매일매일 인원을 다 채워서 나갈만큼 병사들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었죠. 코로나 19로부터의 안전성보다는 휴가로 얻는 자유와 즐거움을 더 추구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기회가 된다면 나갔을 겁니다.
Q. 코로나 19 를 겪으면서 본인에게 중요하게 느껴진 가치가 있나요?
A. 음... 자유? 군인들 대부분이 이렇게 대답할 것 같기는 한데, 군인들에게 있어서 휴가는 사막에 있는 오아시스 혹은 그 이상이다 싶을 정도로 큰 존재거든요. 휴가나 외출, 외박이 제한되면 먹고 싶은 걸 못 먹는 자유도 제한받고요. 그런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을 억제 받는다는 것 때문에 자유에 대한 가치가 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군법에도 보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기본권은 보장이 되는데 직무상 필요성에 따라 일부 제한될 수가 있다는 문구가 있는데… 특히 이번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더 자유가 중요하게 와닿았습니다.
Q. 이제 막 입대한 군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A. 이제 막 군대 입대하시는 분들 파이팅하시길 바라고요. 지금 있는 최고참은 처음 입대할 때부터 지금까지 쭉 코로나를 군대에서 겪었을겁니다. 자기 위의 모든 고참들이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끝난거죠. 그러니 본인이 아무리 먼저 휴가를 가고 싶더라도 그분들이 더 오래 참았다는 것도 고려해서 서로서로 조금 더 이해하고 배려하는 군대문화가 형성되었으면 좋겠어요. 사실 군인 시절에는 아무리 어떤 위로를 들어도 위로가 안되거든요. 군대의 시간이랑 사회의 시간은 똑같다 뭐 이런말도 많이 듣는데, 세월아 네월아 핸드폰만 하는 것보다는 목표를 세워서 그 목표를 향해 매일매일 노력을 하면 정말 시간이 빨리 갑니다. 세 달 목표, 여섯 달 목표 이렇게 작은 목표를 세워서 조금씩 이뤄가다 보면 슬기로운 군생활을 위한 지름길이 아닌가 싶어요.
Q. 우리는 어떻게 하면 더 슬기롭게 코로나 19 와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요?
A. 코로나 19... 물리적인 종식은 없을 것 같아요. 앞으로 다른 바이러스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말고, 새로움을 즐기면서 적응력을 기르는 게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