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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데드 Dec 08. 2023

토끼 마술

04

돈은 과연 희망일까?


돈이 없어도 사람은 살 수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에서는 돈이 없으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은커녕 일상조차 이어나가기 힘들게 된다. 사채를 빌려 발품을 팔고 대출금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육체적 노동은 분명한 한계가 있다. 아무리 자기 관리를 잘한다고 해도 20대와 30대, 40대의 체력은 제곱의 차이를 보일 것이다. 육체적 노동에서 벗어나려면 경제공부도 해야 하고, 그에 따른 경제관념이 틀을 잡고 있어야 한다. 돈은 이리 뛰고 저리 뛰는 토끼와 비슷하기에 잡고만 있는 것은 위험하다. 즉, 토끼 같은 희망에게 집을 주어 쉴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좋다. 그 토끼는 당신이 힘들고 지칠 때 당신이 준 만큼의 사랑을 그대로 돌려줄 것이다. 단, 토끼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드는 과소비와 방임은 금물이다. 


인간의 평균 수명에 한계가 있듯 시간도 한계가 있다. 자신이 죽어서도 세상은 흠집하나 없는 것처럼 잘 굴러가지만 사람 한 명이 죽는다고 해서 세상이 굴러가지 않는 법이란 없다. 생명이 태어나고 죽는 것은 자연의 일부이고 이 또한 '자연스러운'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시간은 한 사람의 인생이 잘 되라고 응원조차 하지 않는다. 결국 시간에 쫓기면 의식이 저하되고 사고가 편협해지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므로 생사에 갈망하는 개인의 의지의 문제는 회복탄력성의 크기에 연관되어 있다. 


 의지가 박약한 사람이라고 해서, 꼬일 대로 꼬인 인생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서 그 사람의 인생이 꼭 망하라는 법도 없다. 태생이 빈곤했고, 빈곤한 삶을 살았으며, 신체가 불편하거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운 성격을 가졌다고 해서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모든 문제를 회피하는 순간 문제는 더 꼬이고 어둡게 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열성을 보이지 않는다면 누구이건 자신의 문제 회피에 능한 자를 받는 마음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어떠한 사람의 기록이 쌓이면 데이터가 되고, 데이터는 그 사람을 좌우하는 역사가 되어 훗날엔 '기본 배경'으로 남게 된다. 나의 역사를 비열함으로 남길지, 무고함으로 남길지, 자신다움으로 남길지는 오로지 현재의 선택과 행동에 달려있다. 

자, 이제 돌멩이를 들어 손 위에 올려놓자. 돌멩이가 올려진 손을 햇빛에 비추면 돌멩이에 빛이 보이는가? 그림자가 보이는가? 우리는 타인을 너무 야트막하게 넌지시 내려다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나의 얕음은 해가 돌멩이를 비추는 만큼 존재하는 것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정하며, 의지가 바닥을 친 사람의 뇌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러므로 오늘의 나는 의지가 없는 인간으로 살 것인가, 티끌 같은 약소한 의지를 바탕으로 전혀 다른 인간으로 살 것인가를 택해야 한다. 두 개의 기로에서 굳이 선택을 하지 않는 방법도 있다. 그 선택을 하기 전에는 신중해야 하고 선택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 

선택의 대가는 두 가지다. 의미 있는 길을 찾았지만 의미 없는 곳에 가야 할 때가 생긴다. 의미 없는 길로 시작했지만 의미가 생기는 기이한 경험 또한 기적이니 열심히 살지 않아야 할 이유가 있는가? 의미 없는 시간으로 치부한 자신의 과거는 의미 없는 시간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만한 인생도 꽤 괜찮았다며 운이 좋았다는 위로는 나를 반듯하게 올곧게 만든다. 그것이 부자가 되리라고 다짐한 자의 그릇을 대변한다. 그러므로 돈이 없는 자의 말로는 불 보듯 뻔하다. 우리는 모두 울퉁불퉁한 지구를 걷고 있고, 매 순간 깨지고 멀쩡한 선택의 구름다리를 오르며 위로 성장한다. 하늘에 도달할 즈음 다시 내려다본 경치가 아름다울지는 현재까지 여전히... 자신을 믿는 만큼 아름다운 광경일 것이다. 


이쯤에서 다시...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것은 과연 희망일까? 


이미지출처 : iStock (istockpho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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