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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구름 Jun 12. 2023

일과 휴식

교단일기 7

 모든 직장인들이 그렇듯 푹 쉬고 싶다.  

또 에너지가 넘치는 날에는 놀러 가고 싶다. 친구들과 삼겹살 안주에 소맥 한 잔을 하고 싶기도 하고,  하늘이 맑은 날이면 신나게 자전거 하이킹을 가거나 푸른 산에 등산을 가고 싶기도 하다.


 삶에는 일과 휴식이 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일주일 중 5일은 일하고 2일은 쉰다.  2일 일하고 5일 쉬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앞으로 인구가 줄고 많은 일을 로봇이 대신해주고 편리한 세상이 오면 2일 일하고 5일 쉴 수 있을까?   어쩜 7일을 모두 쉬는 걸 걱정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는 유전자 때문에 무척 피곤한 삶을 살고 있다.  한참 워라밸 있는 삶을 외치며 공무원이 최고다라고 하다가 월급 적고, 연금차이 없고, 재미없고, 민원인에 시달리는 공무원은 하지 않겠다고 하며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런 말이 얼마나 말이 안 되는 이야기 인가?  공무원이 얼마나 많은가? 군인도 공무원, 경찰도 공무원, 소방관도 공무원, 면직원도 공무원, 시청직원도 공무원, 도청직원도 공무원, 청와대 직원도 공무원인데 그중에 교사도 특정직 공무원이다.  그런 많은 공무원 중에 힘든 공무원도 있고 소위 꿀 빠는 공무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라의 녹을 먹는 것이 그리 쉬울까?  다들 각자의 역할이 있고 그 가운데 열심히 하는 자가 있을 것이고 어느 정도 꾀를 부리고 대충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것도 모두 공무원의 삶이지 않을까?   외국 여행을 하다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근면 성실함과 부지런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오후 3시면 슬슬 업장의 일을 정리하고 가게 문을 닫는 사람들과 빨리 하고 싶으면 민원인 네가 더 빨리 와서 준비해야 한다는 마인드의 공무원들이 많은 다른 나라 경우를 보아왔다.  하물며 선진국이라는 나라에서도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들 열심히 산다. 유행도 따라가야 하고,  남들 한다는 것을 다들 해야 직성이 풀린다.  또 그 유행은 얼마나 빠르게 바뀌나.  참 부지런해질 수밖에 없는 국가 시스템이라고 해야 할 지경이다.   어쩌면 획일화된 교육의 부작용일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누구든 일을 하면 쉬어야 한다. 그래야 지친 마음도 달래지고, 사람들로 인한 상처도 아물고, 나빠지는 건강도 회복된다.   나 역시도 계속 달려오던 교직생활에 1년의 연구년 생활이 학교에 가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나의 삶을 정리할 수 있게 해 준 너무나 소중한 기회였다는 것을 알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연구년은 꼭 한번 도전하라고 이야기를 하곤 한다.  워낙 경쟁률이 높다 보니 몇 번 시도하다가 포기하는 사람이 많지만 국가나 교육청에서는 교사의 연구년이 얼마나 교육의 질을 높이는지 좀 더 세밀한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다.

 우린 일하기만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니다.  쉬면서 삶을 정리하고 더 나은 삶, 더 나은 수업과 일을 위해 쉼이 필요하다.

 토요일 오후 11시.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워커홀릭인가?  내일은 푹 쉬어야겠다.  일요일이니까.  내 삶을 위해서 편안하게 쉬어야겠다.  그러기는 쉽지 않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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