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암스테르담에서 일어나고 있는 학생 주택 부족
내가 암스테르담 대학에 입학했을 때, 새 학기 시작 2달 전부터 학교에서 공지하는 이메일을 보냈었다. 내용은 학생 주택이 매우 부족하니, 외국인 학생들의 경우 암스테르담에 거주할 곳을 찾지 못했다면 입학을 스스로 취소하라는 내용이었다. 나 역시 암스테르담에 거주할 곳을 2달 넘게 찾아보았지만, 불가능 그 자체였다. 작년에 이미 주택 찾는 것이 올해 더 어려워질 전망이라는 기사가 쏟아졌는데, 올해도 역시나 암스테르담 대학에서는 거주할 곳을 찾지 못했다면 입학을 스스로 취소하라는 내용의 메일을 발송했다.
오늘 자 신문에서도 암스테르담의 학생 주택 부족 문제를 다루었다. 방 한 캉에 1000유로는 넘게 주어야 방을 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1000유로... 현재 환율 기준으로 140만 원이 넘는 금액이다. 그렇다고 방이 큰 것도 아니다. 침대 하나, 작은 옷장 하나, 책상 하나 들어가면 끝나는 크기의 방이 140만 원이 넘는 거다. 공부를 풀타임으로 하는 학생이 감당하기에 매우 큰 액수다. 결국 부모의 지원 없이는 감당할 수 없는 액수다.
동기들 중 암스테르담에 거주하고 있던 친구들은 (1) 원래 암스테르담에 거주하고 있던, 즉 암스테르담 출신이거나, (2) 부모의 지원으로 암스테르담에 살 집이 있는 경우였다. 부모의 지원이 없는 친구들은 대부분 기차를 타고 짧게는 30분에서 2시간 걸려 학교에 왔다.
암스테르담 중심부에서 조금 벗어나면 조금 저렴한 금액으로 방을 구할 수 있기는 하지만, 교통비가 새로운 문제가 된다. 네덜란드 교통비는 한국 교통비의 약 2배 정도이기 때문이다. 1학년 때 거의 매일 수업을 가는 것을 감안한다면 교통비 역시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만약 암스테르담 외곽으로 나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외곽 월세 + 교통비가 암스테르담 중심부 월세 비용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가장 친했던 친구는 암스테르담 외곽, 기차로 약 20분 떨어진 곳에 "집"을 얻었다. 방 2개, 거실 1개, 주방 1개 그리고 거대한 욕실이 있던 집이었다. 한 달 500유로였다. 집에서 학교까지 오고 가는 교통비를 고려하더라도 암스테르담 월세보다 저렴했다.
매번 학생 주택 부족 문제를 보고 있자니, 학교 기숙사가 따로 있는 한국 대학 시스템이 부럽다. 학교 근처 원룸들도 꽤나 합리적인 금액이었다는 생각까지 든다. (물론 요즘 학교 근처 원룸 시세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100만 원이 넘지는 않을 테니까)
친구들과 함께 살 쉐어 하우스를 찾아보려고 해도 쉽지 않다. 렌트 중인 아파트나 집에 이런 문구가 달린 경우가 많다. "no students" 또는 "not available to share". 암스테르담으로 오는 외국인 유학생은 날로 많아지는데, 학생들은 환영받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