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을 들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결혼식.
심지어 어떤 분이 주례를 보셨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말 뭐 모를 때 하는 게 결혼이라더니, 소꿉놀이 하듯이 결혼한 기억뿐이다.
드레스 고르기, 살림 장만하기, 신혼여행 가기 등등
잠깐 동안 이뤄지는 기쁨을 위해 인생이 바뀌는 행위가 결혼 아니던가.
물론 이 또한 결혼의 일면일 것이다.
아이가 태어난 후, 인생의 3회전에 돌입하니까.
이런 나에게 결혼식 주례나 축사를 맡긴다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두 분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
큰 결심 하셨고, 앞날에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결혼한 지 15년 차 현실적인 인생 선배로써 감히 축사를 맡아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인생의 2막을 시작하는 두 분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평생 할 수 없는 일이면 처음부터 하지 말자.'입니다.
선한 마음으로 시작한 부모님을 위한 건강 주스 착즙은, 휴롬 할아버지가 와도
평생 하시기 힘들 겁니다.
시작하기 전에 생각하십시오.
내 이 행동을 평생 할 수 있는지 없는지.
무조건 예스맨, 예스걸도 되지 마십시오.
부모님은 존경받고 사랑해야 할 대상이지 무조건 복종해야 되는 대상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두 분의 자립을 원하시는 게 부모님입니다.
가족 간의 사랑을 나누시되,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독립하십시오.
부부는 상. 하 관계가 아닌 수평 관계입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는 건 진정한 결혼 생활이 아닙니다.
서로 의견을 나누고, 조율하고 존중하십시오.
부부 싸움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초반에 싸워 봐야 서로의 끝을 알고 조심합니다.
미래의 행복을 영끌하느라 오늘의 일상을 포기하지 마십시오.
하루를 살아도 평생을 살 것처럼
평생을 살아도 하루만 살 것처럼
오늘의 삶을 있는 그대로 사십시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저의 이야기는 다 잊으시길 바랍니다.
다 듣지 마세요.
단지 축하한다는 말, 축복한다는 말만 가져가세요.
여러분의 결혼 축사는 두 분의 것입니다.
지금부터 당신들만의 인생의 시작입니다.
진심으로 결혼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