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처럼 글쓰기

by 마음돌봄

글 쓰는 방법에 대한 글을 다 읽었다.

한 권을 곡괭이로 땅을 파듯, 깊이 읽었다.

사실 인생의 모든 것이 그렇듯, 진실은 단순하고 명료하다.

사족을 붙일 필요가 없다.


많이 읽어라.

깊게 생각하라.

사전을 활용하라.

어휘를 늘려라.

제목과 첫 문장을 잘 써라.

그리고

계속해서 쓰고, 또 써라.


신기하게도 노트북 앞에 앉으면 머리가 하얘진다.

삼시세끼 밥을 먹고, 이를 당연히 닦는 것처럼 만들고 싶어서 매일 글을 쓰고 있다.

행주를 쥐어짜듯, 글감을 짜내보거나

섬광처럼 떠오른 무언가를 붙잡아 '글'이란걸 쏟아내고 있다.

이것은 글씨의 향연인가 단락의 나열인가.


일기를 매일 쓰던 어린 계절을 지나

다이어리를 쓰며 하루하루를 보낸 대학 시절

그리고 이젠 에세이라는 걸 써보겠다며 휘갈기던 시간들.

드디어 단편 소설이란 걸 읽는 단계까지 왔다.


인생을 케이크라고 생각해 보면

일정 부분을 조각 케이크처럼 뚝 떠내어 글을 쓰는 느낌이다.

아직은 더 잘라서 먹어야 한다.

작은 크기로 자르던 큰 크기로 자르던 더 조각내어 잘라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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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먹어치워서 빈 그릇이 보이면

이젠 새로운 케이크를 만들어야 한다.

케이크를 만드는 중에도 일상은 쌓이고 쌓여서, 또 글로 토해내겠지.


작은 케이크부터 만들어보려고 한다.

김동식 작가의 <밸런스 게임>을 읽으면서, 어쩌면 인생이란 게 이런 밸런스 게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택의 결괏값은 알 수 없고 어떤 미래를 불러올지 모른다.

글을 쓰는 것, 작가가 되어 보려 하는 것은 어쩌면 지금까지의 삶의 일부분을 도려내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느낌이 썩 괜찮다.

자꾸 내가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져서.


화려한 장식이나 제철 과일을 올려놓진 못하지만

달달한 슈가파우더 만으로도 특유의 맛을 내는 파운드 케이크처럼.

때론 새하얀 우유 케이크처럼

고유의 팬층이 있는 케이크 같은 글.


날마다 케익을 굽는 경지에 이를 때까지 계속 해보고 싶다.

남에게 해가 안되고, 나쁜 일 아니니 끝까지 해도 되지 않겠는가.

범죄가 아니면 해보겠습니다,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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