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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각'지게 살겠습니다.

by 마음돌봄

여자에게 외모란 무엇인가.

특히 10대에서 20대에 이르는 구간에는 더욱더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헤어스타일, 어울리는 장신구, 센스 있게 옷 입기.

이 모든 것은 사실 얼굴형 하나만 돼도 커버가 가능한 영역이다.

어릴 때 늘 바랬던 건 못생겨도 좋으니 얼굴형만 달걀모양이면 좋겠다였다.

눈이 작아도 얼굴형만 이쁘면 안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이 없다.

쌍꺼풀 따위 없어도 얼굴형만 이쁘면 오히려 더 개성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

전형적인 미인이 아니어도 얼굴형만 이쁘면 어떤 모자든 다 잘 어울린다.






나에게 허락되지 않은 부분에 매달리느라 감정을 약간은 소비했다.

솟은 광대뼈와 네모난 얼굴.

일종의 콤플렉스였다.

심각하게 수술을 고민하기도 했으나 무서워서 하진 않았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없는 걸 바라고 고치기보단 어떻게 하면 잘 돋보이게 할 것인가 고민했다.

다 같은 헤어스타일을 해야 하는 시기를 벗어나 나에게 어울리는 머리 모양도 찾고

스타일도 열심히 적용해 갔다. 하지만 마음 한 편에선 역시나 달걀 같은 얼굴형에 대한 미련은 남아 있었다.






그러던 나의 눈에 들어온 그녀는, 바로 사각공주 박경림이다.

이미 고등학생 때부터 엄청난 입담을 통해 방송에 데뷔한 그녀는 지금은 진행자로 더한층 멋지게 성장했다.

드라마, 코미디, MC, 가수, 뮤지컬 배우, 뉴욕 유학 그리고 지금은 센스 있는 진행자.

요가를 십 년째 하면서 몸관리를 하고 있는 그녀는 사각턱이 매력적인 사람이다.

몇 달 전, 유퀴즈에 출현한 그녀의 근황 토크를 봤다.

길을 가다가 요새 TV에 잘 안 보인다는 시민의 말에 그녀는,




'네, 그러죠? 그래서 이렇게 길에서 뵈니 좋으시죠? 자주 봬요.감사해요'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지는 사람도 있다는데, 이 정도면 천냥 빚이 아니라 만 냥 빚도 갚을 사람이다.

건강 관리를 하며 바른 자세를 갖고, 허스키한 목소리를 오히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만든 사람.

센스 있는 말솜씨와 TPO에 맞는 의상으로 각종 쇼케이스와 해외 영화배우 인터뷰를 도맡아 하는 사람.

아이가 어렸을 때 방송일이 줄어도 오히려 그 시간을 아이와 보내라고 준 기회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다고

그녀는 말했다.

지금은 과거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주어진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다가

각종 행사에서 그녀의 진행이 없이는 되지 않을 정도로 인정받는 진행자가 되었다.






지금의 나는 그녀처럼 각지게 살고 싶다.

나의 사각턱을 이젠 더 드러낸다.

긴 머리나 단발로 가리지 않고, 짧은 머리로.

혼자서 유럽 모델 얼굴이다, 캡틴 마블 얼굴이다 그러다가 나는 나대로 괜찮다 생각한다.

더 이상 외모가 인생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눈이 돌아갈만한 미인이어서가 아니라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걸 알아서다.

보는 사람 생각해서 외모는 당연히 꾸며야겠지만

외적인 아름다움보다 건강한 아름다움을

마르기만 하는 것보다 바른 자세의 몸을 갖고 싶다.

그리고 박경림 그녀처럼 제 역할을 멋있게 해내는 말로 만 냥 빚을 갚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더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천천히 노력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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