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봐봐요. 탕웨이예요. 탕웨이."
뭐라, <색, 계>와 <만추>의 그녀라고?
오천련을 연상시키는 듯한 묘하고 아련한 분위기.
하지만 단단해 보이는 시선과 청순하면서도 지적인 느낌의 배우가 그녀가 아니던가.
2015년, 여름은 아이들이 꼬마였던 시절이다.
남편 친구 부부와 그들의 세 살 아들과 함께 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그녀를 만났다.
그 해 개관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어린아이들에게 좋은 놀이터가 되어 주었다.
커다란 도서관과 각종 문화 시설, 그리고 예술 공연이 늘 계속되는 그곳은 지금도
이곳 시민들에게 톡톡히 문화의 장이 되고 있다.
친구 남편이 '탕웨이'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귀를 의심했다.
여기까지 왜 왔지 하는 생각이 불현듯 스쳤다.
빈백 소파에서 일어나 뒤돌아보니 그녀가 공연장 쪽으로 가고 있었다.
찰랑거리는 긴 생머리.
블랙진을 입은 롱다리.
가벼운 숄더백을 메고 가는 그녀 옆엔 남편인 김태용 감독도 있었다지만 오로지
탕웨이만 보이는 건 당연지사였다.
아이와 함께 사진 찍어줄 수 있냐는 친구 남편의 말에 예의 바르게 거절을 한 그녀는
사뿐사뿐 다시 공연장 쪽으로 향했다.
정말 그냥 봤으면 모를 상황이었는데 남편 친구의 눈썰미 하나는 칭찬받을만했다.
당시 뱃속에 아기를 임신 중이어서 더 차분하게 행동했던 것 같다.
이후 신문을 보니 그날 그녀는 '김태용'감독과 함께 아시아 예술 극장 개막작인 <당나라 승려>를 감상했다고 한다.
수수하고 선한 인상 때문에 더 돋보였던 그녀는 이렇게 좋은 추억이 되어 주고 있다.
지인들에게 '유현준 건축가'도 인정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라며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야기했는데, 그
이전에 배우 탕웨이가 있었다.
행복하세요, 아름다운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