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의 마지막 서점 >

전쟁의 포화 속에서 전하는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

by 마음돌봄

1939년 8월 런던, 그레이스 베넷은 친구 비브와 함께 막 런던의 패링턴 역에 도착했다.

엄마와 살던 집에서 삼촌네 부부에게 쫓겨난 그레이스와, 엄한 부모님 밑에서 막 독립한 비브는 둘도 없는 단짝이다.

드레이튼에서의 추억이란 엄마와 단 둘만의 기억밖에 없는 그레이스는 엄마가 돌아가시고 런던의 엄마 친구 웨더포드 부인 집으로 가는 길이다. 웨더포드 부인은 아주 다정했으며 동물을 사랑하는 다정한 아들 콜린과 살고 있었다.

비브와 함께 울워스같은 백화점에서 일하기를 꿈꾸었지만 추천서가 없었던 그레이스는 웨더포드 부인의 소개로 '프림로즈 힐' 서점에서 6개월 일을 한 후, 서점 주인인 에반스 씨에게 추천서를 받기로 한다.

책이라면 엄마가 어린 시절 읽어주신 <그림 형제>의 동화들인데, 그 이후 그레이스는 책을 즐겨 읽은 적은 없다. 하지만 서점에서 6개월을 일을 해야 그녀는 추천서를 받을 수 있다.



Read A Book Motivational Quote Instagram Post.png 사진 출처 : 예스 24



에반스 씨는 약간 까칠한 서점 주인인데, 그의 서점의 번화가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곳이었다.

그레이스는 삼촌네 가게에서 일했던 솜씨를 발휘하여 서점을 정리하고 이벤트를 하는 등 서점을 번창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조지 앤더슨이라는 청년을 만나는데 그녀에게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처음 소개해준 사람이 그다. 운명처럼 다가온 사랑. 하지만 런던은 세계 2차 대전이라는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날마다 벌어지는 공습대피훈련 속에 실제로 런던 하늘에 독일의 폭탄이 투하된다. 낮엔 서점에서 밤엔 공습감시원으로 일하는 그레이스.

군에 들어간 조지 앤더슨을 기다리며 점점 서점의 매력에 빠져드는 그녀는 더 이상 추천서도 필요 없고, 에반스 씨 옆에서 계속 일하고 싶어 한다. 어린이들과 부인들을 위한 책을 전시하고, 어린이들이 시골로 모두 대피하고 남자들은 군에 가서 힘든 부인들을 위한 책을 추천하기도 한다.

그사이 친구 비브도 여군으로 전쟁에 참전하고, 콜린 또한 전쟁에 참여했다가 결국 전사하고 만다.

하나뿐인 아들을 잃은 웨더포드 부인 옆에서 꿋꿋이 버텨나가는 그녀에게 서점은 하나의 구원과도 같다.

폭탄 공습으로 서점 거리인 패터노스터가가 전멸되고, '프림로즈 힐' 서점만이 유일한 런던의 서점이 되었다.

그녀는 지하철 공습 대피소로 대피한 사람들을 위해 책을 낭독했었는데, <엠마>를 읽어줄 때도 있고, 때론 <미들 마치>를 읽어주곤 했다.








처칠 수상이 전쟁 당시 런던 시민들에게 일상의 생활을 전쟁 중에서도 꼭 이어가라고 했던 게 생각이 났다. 언제 어느 하늘에서 폭탄이 떨어질지는 모르지만 런던 시민들은 낮에는 자신의 일을 하고, 상추를 심었으며, 저녁엔 대피소에서 그레이스의 낭독을 들었다. 그것만이 런던 사람들에게 커다란 희망이었다.


서점 주인인 에반스 씨는 죽기 전 그레이스에게 서점과 서점이 있는 이층 집을 물려줬고, 추천서 또한 발견되는데 이 대목에서 그가 얼마나 그레이스에게 의지하고, 그녀를 믿고 있었는지 여실히 알게 되었다.

에반스 씨는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었고, 사랑했던 부인과 딸을 먼저 보낸 사람이었다.

자신의 딸처럼 여겼던 그레이스에게 '프림로즈 힐' 서점을 물려준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전쟁이 끝났을 때, 그녀는 '에반스 앤 베넷'으로 서점 이름을 바꾼다.

사랑하는 조지 앤더슨이 <몽테크리스토 백작>으로 그녀를 책의 세계로 인도한 것처럼.

에반스 씨의 서점에 대한 조용한 사랑이 그녀에게 스며든 것처럼.

전쟁의 시기에 서로 아픔과 희망을 나눈 런던의 시민들이 그런 것처럼.

그레이스는 여전히 그 서점에서 사람들을 위한 책의 온기를 계속 나누고 있을 것 같다.








전쟁이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인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지는 고통.

당장 죽을 것 같은 두려움.

절대 오지 않았으면 하는 상상 속의 그 일이 펼쳐졌을 때, 의연하게 이겨내야 하는 아픔.


하지만 그레이스처럼 사람을 위해 진정으로 애쓰는 한 사람만 있어도 전쟁의 시기는 마냥 슬프기만 한 것은 아니다. 나락으로 떨어진 마음일지라도 측은지심을 가진 단 한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우리는 절대 전쟁에 진 것이 아니다.


아직도 지구상에는 전쟁을 하는 나라들이 있다. '아직도'라는 말도 어쩌면 무례한 표현일 수 있다.

난 여느 사람들처럼 뉴스를 보며 전쟁을 보고, 그들을 안타까워 하지만 그 깊이는 얕고 간헐적이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내 상황이 아니니 다행이다라는 생각까지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적인 행동도 지침도 없는 그냥 이기적인 그런 평범한 사람이다.








이 소설을 읽고 전쟁에 대해 잠시 생각한다.

실제로 겪어야만 하는 사람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공포와 상실감.

그 모든 걸 감히 공감한다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소설'이라는 매개체는 버석 마른 내 마음속에 공감을 가져다주었고, 감정의 동요를 일으켰다.

그레이스는 런던 사람들의 마음만 어루만져준게 아니다.

나의 마음도 토닥여준 인물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 한 사람.

작은 일도 성실하고 지혜롭게 해낸 사람.

그리고 '사랑과 희망'을 절대 잃지 않은 사람.

더 이상 소설의 느낌을 나의 언어로 표현할 수가 없다.

직접 읽어봐야만 그 가치를 알 수 있는 책, <런던의 마지막 서점>이다.



북샵.jpg 사진 출처 : 예스 24






지금 이 순간에도 손에 책을 들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진심을 담아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by 매들린 마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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