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verside Bookshop
작은 서점, 마을 책방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늘 코끝을 간지럽게 한다.
리버사이드 북샵, 강변 서점인 이곳은 샬로테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하나밖에 없는 이모에게 상속받은 서점이다. 스웨덴에서 나고 자라 남편과 함께 화장품 회사를 창업한 젊은 사업가인 샬로테는 몇 년 사이 엄마와 남편 알렉스를 떠나보내고 혼자가 되었다. 일에만 파묻혀 살던 그녀에게 갑자기 런던에 있는 서점이라니. 물려받은 이유도 모른 채 서점에 도착한 그녀에게 또 다른 삶이 펼쳐지는 이야기다.
이미 스웨덴에서 자리를 잡고 살고 있는 그녀는 곧바로 서점을 팔고 돌아가겠다고 마음먹고 도착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마음이 옅어짐을 느낀다. 이미 건물 대출금은 밀린 지 몇 달째이고, 책도 잘 읽지 않는 그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이야기는 샬로테의 엄마 크리스티나와 이모 사라(서점 주인이었던)가 스웨덴에서 런던으로 오고부터 펼쳐지는 삶과 교차 진행된다.
왜 사라 이모는 서점을 물려준 걸까?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조카에게 말이다. 이런 의문을 가진 샬로테는 사라 이모의 방과 서점을 정리하고 빚을 타개할 방법을 고민한다. 서점엔 이미 이모와 함께 오랜 시간 일해왔던 다정한 직원이자 이모의 친구 마르티니크와 개성 넘치는 레즈비언 샘, 상주 소설가 윌리엄과 호불호 분명한 고양이 테니슨도 함께이다. 한 번도 이모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엄마, 사라 이모의 엄마에게 사과하는 편지 등 비밀스러운 것들에 점점 접근해 가면서 샬로테는 서점을 팔지 않고 이곳 사람들과 함께 지키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진다. 절대 올 일도 없고 살지 않았을 런던에 터를 잡게 되고, 스웨덴이 회사는 좋은 조건에 매각하기로 결심한다. 물론 그동안 회사일을 잘 도왔던 친구 헨리크에게도 좋은 쪽으로. 남편을 보내고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던 그녀에게 헨니크는 잘한 결정이라며 뭉클한 말을 건넨다.
이제 런던에 사라의 가족들, 따듯한 이웃들이 있다. 더 이상 혼자서 마음을 꽁꽁 감추거나 괜찮은 척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 새벽에 전화해서 아빠를 찾는 일을 도와달라고 해도 귀찮은 기색 없이 기꺼이 도와주는 츤데레 샘, 새로운 인연이 된 소설가 윌리엄, 샬로테를 위해 스웨덴식 빵을 굽고 시나몬 롤을 만드는 다정한 마르티니크. 이곳 리버사이드 서점에 사람이 있다. 포근한 사랑이 있다. 300권이 넘는 해리포터 책, 서가에 있는 접이식 사다리, 불규칙한 무늬의 마룻바닥, 계단 아래 아이들만을 위한 환상적인 독서 코너, 천장에 달린 녹색 램프.
작은 책방이나 동네 서점의 운영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책방지기 분들이 많다.
스스로의 홍보와 지역의 서점 지원 사업 공모, 혹은 각개전투로 운영하는 많은 분들.
어느 마을이나 서점이 있길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은 같다.
사람들과 최소한의 접촉으로도 살 수 있는 요즘 시대는 그야말로 '멋진 신세계'다.
음식 주문, 생필품 구매, 사람과의 만남, 굳이 타인을 '직접' 만나지 않고도 가능한 삶이 펼쳐지는 시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네 책방을 찾는 사람들은 있다.
예전부터 눈여겨봤으나 겨우 짬이 생겨 방문한 사람들. 우연히 발견해 자석에 끌리듯 들어온 사람들. 10프로 할인이 없어도 기꺼이 정가로 책을 구매하고 독서 모임이나 북토크 등 각종 행사에 참여하는 이유는 오히려 이런 개인의 시대에 사람의 온기가 필요함에 기인하지 않을까.
적당한 거리, 나만의 영역을 원하지만 한편으로 고립되고 싶지 않은 마음. 소통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그 마음이 결국 우리를 작은 마을 서점으로 이끈다.
사라 이모는 책이 제대로 된 독자를 찾을 때까지 서점이 그 책의 보금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점에 들어오는 건 평행 세계처럼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또 다른 경험이라고. 아이들이 문학을 읽도록 장려하는 건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고. 타인을 위한 선한 마음이 결국 서점으로 우리들을 이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적어도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사람이니까.
역시나 서점이 주인공이 되는 책엔 여러 책들이 언급된다. 그 책들을 알아가는 것도 꽤나 행복한 일이다. 새롭게 읽어보고 싶은 책이 많이 생겼다. 결국 책은 작가의 이야기다. 그 책들을 읽으며 작가의 생각을 쭉 따라가 볼 생각이다. 그러다 문득 들른 어느 동네 책방에서 책을 사랑하는 그들을 만나고, 인생이 수채화 물감처럼 따스하게 녹아져 간다면 우리의 삶도 살만하리라.
삶의 변화가 필요한가요?
끌리는 장소로 가세요.
그곳이 책방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죠.
작은 마을 그곳에서 어느 작가가 책을 낭독해 줄지도 모릅니다.
샬로테가 조앤 머리(조앤 K. 롤링) 작가를 누군지도 모르고 섭외한 것처럼 우연한 행복이 찾아올지도요.
우리 할머니는 서점이란 마법 같은 곳이라고 했어요.
알아야 할 만한 건 모두 책꽂이에 꽂혀 있다고 하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