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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돌봄 Jun 07. 2024

슬기로운 학원생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

"수현(가명) 어머니, 4시에 시작인데 아직 안 와서 연락드렸어요."

"어머, 선생님. 어제 수현이가 보강 때 말씀 안드리던가요? 저희 갑자기 여행 오게 되어서요.
전 말씀드린 줄 알고, 죄송해요. 오늘 건 보강 안 하셔도 돼요."

"에?????"


슬기로운 학원생활이라 쓰고 공부방 방장의 운영 분투기라고 읽는다.

중3 학생들을 졸업시키고 중학반을 다시 할까 말까 고민하던 중, 초등반 학생의 누나여서 시작한 중학반은 

단 한 명이다.

친구들도 같이 수업 등록할 수 있단 말에 홀랑 넘어간 난 수업을 시작했고, 초등반 시간표까지 대대적으로 손을 본 후 클래스를 열였다. 사람 한 명이 귀한 인연이다는 생각에 시작한 수업.

과외처럼 되어버린 수업이라 교육비도 처음부터 삐끗거렸는데 너무나 늘어지는 분위기에 열심히 했건만

학생을 위해서도 퇴원을 권유해야 하나 시점이 온 것이다. 


여행을 가는 일정을 아이에게만 말하라고 한 학부모 탓을 해야 할까

그 말을 전하지 않은 아이 탓을 해야 할까

휴일에도 보강을 한 내 탓을 해야 할까






<보강 규정>

1. 보강은 본 수업의 1/2 시간 진행한다.

2. 미리 말하지 않은 경우 보강 진행은 어렵다.

3. 천재지변, 개인병가, 코로나 등 전염병으로 인한 결석 시 보강 가능, 그 외는 정해진 시간에 보강을 하고 그 시간에 오지 못하면 죄송하지만 보강이 불가하다.

4. 질병, 입원 등등의 경우 진료확인서나 약봉투 제출해야 한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분들의 자녀들의 학원에서도 보강 규정이 있을 것이고, 대부분 이런 규칙이 있어야 서로 간에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다. 물론 나도 보강 규칙을 미리 말씀드리며, 초반에 공부방 안내 사항을 전달드린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잘 읽지 않는다.


나 역시 규칙은 정해져 있지만 진도가 안 맞거나 빠지는 경우 보강은 절대적으로 해주고 여의치 않을 시 수업비를 조절해주기도 한다. 단, 오늘 같은 경우는 예외다. 학부모이자 공부방 운영자로서 참 공감 가고 애매한 순간이다. 자녀의 학원 원장님께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결석을 하게 되며, 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시거나 시간 되실 때 보강을 말씀드리며 집에서 해갈 수 있는 부분을 알려주시면 하겠다고 말씀드린다. 물론 대부분이 시간을 따로 정해서 수업을 빠진 친구들을 보강을 해준다. 단, 보강에 집착은 금물이다. 무엇보다 학원 선생님들은 내 학생들이 가장 잘하길 바라며 진도에 차질이 있으면 당연히 메이크업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그 점을 알기에 보강을 하는 게 당연하다는 뉘앙스는 절대 풍기지 않는다. 어떤 학원에선 일 년에 보강은 총5회만 가능이라고 정해놓은 곳도 있다. 횟수로 정해 놓은 경우 학생 스케줄에 따라 잘 이용해야 한다. 


대부분 요즘 학부모들은 매너가 좋지만 간혹 선생님의 호의를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

며칠 수업을 빠지고 수업비를 적게 내겠다고 요구한다. 후에 성적이 잘 나오지 않거나 진도가 맞지 않으면 항의를 한다. 학원은 마법사가 아니며 누구나 무슨 일이든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결과가 나온다. 더운 여름에도 꾸준히 나와서 공부를 하고 숙제를 낑낑대며 열심히 하는 학생들은 단 열매를 맛볼 수 있다. 학원비를 차감해 주는 것을 당연시 여기면 안 된다. 


원래 수업 시간에 오지 못한 경우 보강을 당연히 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학부모님이 많이 안 계시면 좋겠다. 

타인의 시간은 소중한 법이다. 

학생의 시간, 학원 강사의 시간 모두가 다 중요하다.

무엇보다 학원은 학부모나 학생이 손해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 

학생의 성과와 행복이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좀 더 믿고 존중해 주시길, 시간을 서로 소중히 여겨주시길 바랄 뿐이다. 










*학원업계에서 강사로 일을 하고 현재 작은 공부방을 운영하며 느끼는 소회를 기록합니다.

대치동도 아닌 일반 학군지의 평범한 공부방장의 이야기인지라 주관적일 수 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재밌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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