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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돌봄 Jul 04. 2024

슬기로운 학원생활

느낌 아니까

지지부지하던 수업이 히어로들의 슈트처럼 척척 들어맞는 순간이 있다.

그 시점이 도래하면 학생이나 선생이나 알 수 있다. 

아, 드디어 네가 감을 잡아가는구나. 

팔에 척, 다리에 척, 얼굴에 처.

꼭 들어맞는 슈트가 제 값을 하든 드디어 개념을 이해했구나, 학생이여.






영어는 모든 영역이 다 중요하고 비슷한 시간만큼 투입이 필요하다. 

문법, 독해, 쓰기, 말하기, 듣기, 어휘.

외우는 게 힘든 친구들은 단어가 쥐약일 것이고, 문법이 안 되는 친구들은 용어부터 막힐 것이다. 

듣기를 먼저 많이 해줘야 한다는 미명아래 아이들의 귀는 영어 소리에 노출된다. 

쓰기나 말하기는 아웃풋의 영역이니 인풋이 많이 필요하겠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영어. 과연 해법은?

사실 모르겠다. 

이제와서는 절대적인 로드맵이나 방법은 아이 by 아이, 케이스 by 케이스라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재미있게 시작할 것. 

언어이니 의미 있는 노출을 해줄 것.

목표를 명확히 할 것.

각자 꽂히는 교육방침대로 주력 분야를 정할 것이다. 

사교육에서 해줄 수 있는 부분과 집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을 잘 나누어 교육을 할 뿐이다.

당장 엄빠의 주재원 파견으로 영어 말이 틔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회화 전문 업체를 추천한다.

타이트한 커리큘럼에 아이의 의지와 성실함, 열정이 더해진다면 충분히 효과를 보고 해외로 갈 수 있다. 

입시 성공을 목적으로 한다면 철저히 교재와 책 중심으로 갈 것을 추천한다. 

특히 5, 6학년이라면 소위 한국식 문법은 접하길 바란다. 

영어는 레벨이 나이 따라가지 않지만 학교 교과 과정에서 요구하는 선은 분명하다. 






중학교 1학년 교과서에는 '자기소개'부터 시작하는 본문이 나오면 문법은 'Be동사'부터 시작한다. 

be동사와 일반동사를 이용한 긍정문, 부정문, 의문문 만들기는 아이들이 늘 헷갈려하는 부분이다. 

이 기초 문법만 통달한다면 다음 단계는 어렵지 않다. 

하여 기초 문법을 반드시 정확히 공부할 것을 추천한다. 

be동사와 일반동사의 용법과 사용을 구분하여 쓸 수 있다면 한 단계 고비를 넘은 것이다. 

다음 고비는 '준동사' 부분이다. 

아이들에게 설명할 때 스토리를 입히는데, 동사가 되고 싶었지만 될 수 없었던 슬픈 삼 형제가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부정사, 동명사, 분사'라고 소개한다. 

동사의 외모는 아니지만 동사의 성격을 가지며 각자 하는 일이 있는 이 가족은 명사, 형용사, 부사 역할을 하는 큰 형님 부정사, 명사 역할만 하는 동명사, 그리고 원래 이름은 동형사인데 연예인처럼 분사라고 이름을 쓴다고 소개하며 의미와 역할을 반복하여 가르친다. 

기본 영문법 교재가 마르고 닳도록 복습을 하면서 같은 문제를 여러 번 풀리고 문법 개념을 정리하며 백지 테스트를 본다.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같은 책을 씹어먹는다. 

여러 권을 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이해했냐가 관건이다.


멍한 아이들에게 골백번쯤 준동사를 설명하고, 말하게 시키고, 문제를 반복 풀이하다 보면 대답이 척척 나오는 경지에 다다른다. 한 고비 넘긴 것이다. 이제 '가정법' 부분과 '화법'만 해내면 웬만한 문법은 스무스하게 넘어간다. 결국 반복과 집착의 콜라보로 해낸다. 너의 입에서 설명이 나올 때까지 이 선생은 기다릴 수 있다. 






입시 이후, 영어를 말할 수 있어야 하는 세상에서 영어 학습의 줄다리기는 매일매일 계속된다. 

역시나 강조하는 것은 안 좋은 영어 교재는 없다. 

꾸준히 하냐 안 하느냐 그 차이일 뿐. 

사교육의 장점은 그 '꾸준히'를 하게 된다는 것.

탑승만 하면 목적지에는 간다. 

걸어서 가든, 기어서 가든, 뛰어서 가든, 날아서 가든.

조급증을 버리고 일단 Go 하면 도착한다. 


아름다운 문법 수업을 위해 내일도 기다린다, 나의 학생들을.

알 때까지 될 때까지 무작정 갈 뿐이다. 

지름길은 없다. 












*대치동은 아니지만 나름 학군지 동네에서 작은 영어 공부방을 운영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이고 경험이니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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