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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호 May 07. 2023

감정과, 태도와, 언어가 되어

13월 30일


무슨 말이든 뱉고 싶어서 몇천 자를 써내려도

결국 단 한마디 뱉어내지 않고 전부 속으로 삼키는 게

끝내는 나를 제일 안심시킨다


그래서 글을 쓸 수가 없어진다

한 획도 그어내지 못한, 남들 눈에 보이지 않는,

빽빽하게 들어찬 새까만 공백뿐이 쌓여간다

숨 쉴 틈조차 조이며 그 비어있는 것들이 모여서

썩고, 곪아서, 부패하고, 살아있던 생기를 모두 말라죽인 후에야

터져버린 구멍을 통해 통제할 수 없이 새어나간다


꼭 숨겨두었던,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감당할 수 없는 형태로 흘러버린다

감정과, 태도와, 언어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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