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희 탐험대원 /행성의 움직임부터 동물까지 오토마타 전문 탐험가
키네틱아트에 대한 기본적인 원리를 배우고, 나는 움직이는 애벌레를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다. 멘토님께서는 나의 계획을 들으시고, ‘waterdrop’ 이라는 물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을 형상화한 오토마타 작품을 보여주시면서 애벌레도 비슷한 구조로 만들면 어떻겠냐고 제안해 주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근데 많이 힘들 거야…’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처음 그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집으로 돌아온 뒤 집중탐험 때 배운 캠3으로 후딱! 만들어 버리자 생각하고 내가 설계한 모습대로 프로토타입을 완성했다. 좀 그럴듯해 보였다. 이제 잘만 움직여주면 성공인데 손잡이를 돌리자 마자 으스러졌다. 모든 게 처음이어서 나는 무엇이 문제였는지 몰랐다.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래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서 캠의 형태도 바꿔보고, 재료도 바꾸고 두께도 바꾸면서 반복하여 만들었다. 그렇게 만들어 낸 프로토타입은 6개나 되었지만 움직임은 더 부자연스러워졌다. 그제서야 나는 많이 힘들 것이라는 멘토님의 말씀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다 나는 지금껏 만든 6개 프로토타입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바로 캠과 캠 팔로워 가이드가 만나는 곳에 마찰이 생긴다는 것! 그 마찰로 인해 캠이 잘 돌아가지 않아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지거나 부서졌던 것이다. 캠에 종이를 둘러싸서 마찰을 줄였고, 드디어 원하던 움직임을 만들어 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뿌듯하고 행복했다. 이렇게 만들어 낸 애벌레의 구조를 응용해서 이번에는 뱀의 모형을 만드는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어렵게 완성한 나의 애벌레는 뱀으로 탈바꿈시키려는 나의 손길에 의해 계속 허물을 만들어냈고, 내 방과 머릿속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엉망인 상태에서 벗어나는 기쁨이 어떤 건지 알기에 기대하게 된다. 또 이 상태에서 벗어나면 또 다른 엉망이, 문제가 기다리겠지만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내 모습이 좋았기에 그 마음가짐과 자세로 당당하게 맞설 수 있다. 탐험대학은 끝났지만 나의 탐험은 계속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