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이제 개인의 시대다

by 오인환

'90년 생이 온다'는 책이 수년 전 혜성과 같이 등장했다. 평화로운 회사 조직 문화에 '그들'이 등장하면서 풍파를 일으킨다. 그들은 주류가 되며 회사의 문화를 바꾸어간다. 강한 조직력으로 뭉쳐야 한다고 생각하던 기성세대는 조금씩 힘을 잃어간다. 그렇게 90년 생들이 왔다. 시간이 지났다. 90년 생이 온다고 호들갑을 떨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2000년 생이 온다. 90년 생이 온 지 얼마나 지났다고 더한 세대들이 몰려온다. 동시에 나이 든 세대는 저물어간다. 은퇴하고 퇴직한다. 점차 사회에 변화가 불어온다.

베스트셀러인 90년 생은 자기중심적인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조직문화보다는 개인의 삶을 더욱 선호한다. 그들은 고리타분한 사원, 대리, 과장, 부장의 타이틀보다는 유튜버, 블로거, BJ 등의 타이틀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방송국이나 신문사에 향하던 광고의 공급은 이제 개인에게 넘어간다. 노출이 많은 개인은 이제 커다란 광고판이 되어 스스로 몸값을 결정한다.

2016년 한국경영차총협회가 312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졸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직률은 27.7%나 된다고 한다. 그렇다. 일단 말단으로 입사하고 사장 자리까지 올라가는 환상을 갖고 취업을 시작하는 젊은이들은 이제 거의 없다. 있다 손 치더라도 그들이 집단 문화에 조금이라도 경험을 해보면 얼마지 나지 않아 그들은 퇴직을 하곤 한다. 그간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중산층이 탄탄한 사회에 있었다. 중산층이 당연히 있던 사회에서는 기본 교육과정을 거치고 당연히 대학을 졸업한 후 누구나 취업하여 중산층에 입성 가능했다.

이제 집단이 무너지고 개인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에 앞서 사회가 말을 하고 있다. 이 사회를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노출이다. 우리는 '대중'이라는 말을 알고 있다. 절대다수는 의외로 수동적이다. 공급하는 이의 방식에 절대다수는 수동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런 사회는 집단에서 개인으로 바뀌더다도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개인의 시대가 도래하기 이전에 누가 먼저 대중 속에 인지도를 갖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예전에 파워 블로거가 존재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이 갖는 영향력에 비해 커다란 부나 명예를 갖지 못했다. 물론 어느 정도의 부와 명예를 가질 수 있었지만, 엄청난 신흥 부호가 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그들은 대거 활동을 멈추거나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했다. 그들은 이제 블로거가 아닌 인플루언서라는 이름으로 이 플랫폼과 저 플랫폼을 이동해가며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제 그들은 신흥 부호가 되어간다.

우리 모두에게는 색깔이 있다.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등 각기 다른 색깔을 갖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새롭고 누구나 다르다. 하지만 모든 색을 모두 합치고 나면 검은색이 된다. 아무리 노랗고 빨갛고 파란색이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하나 둘 섞이고 대중이 되고 나면, 우리는 검은색이 된다. 전체는 개인을 그렇게 만든다. 하지만 검은색이 되고 나면, 스스로를 잃고 스스로 검은색이라는 자아를 형성해간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각기 다른 색을 갖고 태어났다. 대중이라는 이름 속으로 스스로를 방치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

경복궁을 재건하기 위해 동원된 인원은 공장만 하루 1600명에 달한다. 하지만 현대에서는 훨씬 적은 인원으로 빌딩을 짓기도 한다. 점차 기술과 기계가 좋아지면서 인간이 모여서 집단으로 일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50명이 들고 짊어지던 짐을 포클레인과 기사 한 명이 해결할 수도 있다. 지금껏 많은 개인들이 집단이 되어 수많은 짐을 옮기고 있었다면 이제는 포클레인을 소유하고 있는 개인이 같은 양을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런 것들이 먼 미래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라고 착각할 수 있지만, 지난 몇 년간 우리를 스치고 지나갔던 키워드를 생각해보자. '90년 생이 온다', '노매드', '코로나 19', 'FAANG', '비트코인',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알파고', '긱 이코노믹', '무역전쟁' 등등 지금도 우리가 쉽게 접하는 많은 단어들이 개인의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또한 지나는 막차를 잡기 위해 손을 흔들며 버스를 쫒아가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는 개인의 노출에 대해 굉장히 강조를 한다. 노출이 곧 생존처럼 말한다. 그에 따라 자신이 얼마만큼 노출이 되어 있는지를 진단하는 간단한 표도 제시하는데 그 표에 따르면 나는 4단계 중 4단계였다. 스스로 생각하길 나는 그 정도로 영향력이 있거나 노출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어쨌거나 조용히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내가 읽은 책을 기록하는 방식을 온라인으로 선택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내가 읽은 책의 리스트를 보게 되고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나쁘지 않은 흐림인 것 같다. 노출이 되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건 아니지만, 우연한 이유로 나도 조금씩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앤디 워홀은 이런 말을 했다.

"일단 유명해져라, 그러면 당신이 똥을 싸도 대중은 박수를 쳐 줄 것이다."

사실 아무리 안 좋은 이슈라고 하더라도 '정치인'은 뉴스에 한 번 더 나오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다. 10명에게 알려지고 10명이 지지자인 것보다는 100만 명에 알려지고 99만 명이 안티팬인 게 차라리 낫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의 노출은 어쩌면 호모 사피엔스가 사회를 형성해가면서 꾸준하게 달려왔던 한 방향이지는 않았을까?

image.png?type=w773
image.png?type=w773
image.png?type=w773


keyword
이전 04화[미래] AI시대의 인간과 사회_동물과 기계에서 벗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