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인 제목의 책이다. SF 과학공상 영화 같은 제목의 책을 흥미로워 집에 들었다. 지구가 멸명하고 인류가 종말 하는 자극적인 소재는 세계가 복잡해질수록 우리에게 히트하는 소재가 되곤 한다. 이 책 또한 자극적이고 이목을 끌만한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가겠지 싶은 막연한 생각으로 집어 들었다. 이 책은 전혀 과학 공상적이지 않다. 책 전체의 1/5가 출처 문헌일 정도로 책은 과학적 사실들을 기반으로 앞으로 우리에게 들어닥칠 현실들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말하는 인류가 살기 부적합한 환경은 먼 미래가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존재할 것이고 그것에 대한 책임은 '인류'가 아니라 '우리 세대'에게만 있다. 앞으로 30년 내, 인간의 기대 수명은 100세가 되고 인구는 100억에 도달한다고 한다. 내가 어린 시절에 전 세계 인구가 60억이 돌파한다며 축하하던 모 방송들이 생각이 난다. 무언가 인구 증가가 축복이 아니라 재앙으로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된 것이다.
우리 세계 기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산다. 태평양으로 흘러 들어가는 플라스틱 폐기물들은 커다란 섬이 되고 에어로졸이 되어 결국은 그것을 치울 수도 방치할 수도 없는 역설로 남았다. 화석연료를 줄이기 위해 사용한다는 원자력 에너지는 벌써 전 지구적 재앙 수준의 사고를 두 번을 냈다. 우연하게 틀었던 TV에서 예전에 알쓸신잡의 '김상욱 교수' 님이 환경과 에너지에 대해 이야기하셨던 부분이 생각난다. '태양광 에너지', '원자력 에너지', '풍력 에너지'로 에너지 공급과 수요 방식을 바꾸길 우리 인간은 항상 희망하지만 이는 근본적이 대책이 아니며,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에너지 사용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이다. 사실 커다란 과학 기술이 우리의 미래를 밝혀줄 것이라는 기대를 유능한 과학자에게서 해답을 받고 위안을 받으려 했을까? 그 이야기는 크게 탐탁지 않았다. 하지만 그 말이 진실이다. 우리는 탐욕스러운 동물이다. 빌린 것을 갚지 않을 새로운 방식을 연구하는 동물이다. 인간의 행동에는 언제나 과보가 따른다. 그런 과보를 받아들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 책에서는 조금 강력할 정도로 우리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말한다. 실제 우리는 '과학 공상적' 이야기를 현실에서 맞이하고 있다. 500년에 한 번 올 것 같은 허리케인이나 산불을 1~2년에 한 번 씩 맞이 하기도 하고 매 해마다 '기상관측 이래 최고의...'를 기상캐스터에게서 듣곤 한다. 실험관 쏙 끓는 물의 개구리처럼 우리는 매해마다 익숙해지며 관련 내용에 내성이 생긴다. 어린 시절에는 '에어컨'이 '부잣집'에만 있는 물건이었다. 장사하는 곳에서도 보기 힘들던 에어컨이라는 물건은 이제 일반적임을 떠나 필수적인 전자기기로 바뀌었다. 이제는 에어컨이 없는 여름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땡 밭에 이글거리는 아스팔트가 녹고 가드라인이 휘는 일이 종종 뉴스에 나온다. 유튜브에서는 자동차 보닛 위에서 계란 프라이와 베이컨을 굽는 영상이 유머스럽게 달리며 키득거리는 댓글들이 잔뜩 있다. 우리는 끓어가는 지구에서 자신들을 옥죄는 재앙을 맞이하며 키득거린다.
수 천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들도 종종 일어나고 커다란 지진이나 화산활동도 빠르게 일어난다. 인구수 만을 쓸어가는 쓰나미를 지구촌 뉴스로 듣기도 하고 세계 1류 국가가 자연재해에 무참하게 쓰러져 갔던 역사를 두 차례나 겪었다. 일본의 영토 20%를 불구지로 만들고 소련의 결정적 붕괴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무조건 체르노빌'이라고 말했던 고르바초프처럼 언제나 나약함을 들어낸다. 인류 전체가 전염병의 위험에 동시에 노출되어 개인과 국가의 모든 문을 걸어 잠그는 초유의 사건이 현실에서 벌어져도 우리는 혜성이 충돌하거나 악당이 지구를 파괴시키는 현실의 종말보다 덜 가능성 있어 보이는 지구 종말 스토리에 열광한다. 인간은 자신의 과오를 벗기 위해 단 하나의 악당을 설정하는 일에 자연스러운 동물이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2차 세계 대전으로 6천만 사망자가 나온 이유를 '히틀러' 한 사람에게 덮어두고 다수의 대중은 자책감을 덜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이 전에 인류를 위협했던 다수의 전염병에서도 '마녀'를 찾아내 화형 시켰고 나라를 잃은 원인에는 '이완용'이라는 역적 하나에 모든 책임을 물었다.
그렇다면 대중에게는 아무런 죄가 없는 것일까? 최소 20세기를 지켜봤던 사람과 직접적인 연결이 되어 있는 세대라면 우리는 지구를 위협하는 존재로써의 역할에 무조건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는 인류 역사상 경험해 보지 못한 수준으로 물을 낭비하고 전기를 사용한다. 샤워할 때 물을 틀어놓고 샤워를 하고 카페에서 주는 플라스틱 빨대와 컵에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5분 간, 심심한 입맛을 채워 주기 위해서만 1회용으로 존재하던 종이컵은 1회 사용하고 바로 찌그러 뜨리고 의미 없이 TV를 켜놓고 잠에 들기도 하며 싸늘해서 긴 팔을 입어야 할 정도로 에어컨을 킨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은 결코 한 개인과 개인의 노력으로 회생이 불가능하다. 우리는 앞으로 전력 질주하던 타이타닉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전속력으로 후진 엔진을 돌리는 순간을 재생하지 못한다면 역사의 배처럼 침몰할 가능성이 너무나 높다. 지금 당장 후진 기어로 변속하고 액셀레이터를 때려 밟아도 우회하기 어려운 순간에 우리는 지금도 너무나 달콤한 경제적 성장의 열매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
사실 지구의 입장에서 보자면, 환경을 생각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인구의 감소'이다. 인류애적인 감성으로 보자면 터무니없는 논리지만, 인구가 줄어들지 않고서는 백약이 무효하다. 그렇다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 환경 보호의 명분에 희생시킬 수는 없다. 인간이 가져보지 못한 명명백백한 이타심이 아니라면 이런 환경의 커다란 변화는 존재하지 못한다. 때문에 강압적이고 적극적인 정책이 기반되어야 한다. 책에서는 중국에 책임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한다. 우리의 이기심이 참으로 독하다 싶다. 선진국들이 벌여놓은 잔치에 이제 도착한 개발도상국들은 겨우 뒤치다꺼리나 할 수밖에 없다. 영국에서 시작한 서구 선진국들의 개발 경쟁에 이제 갓 따라온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여러 나라들은 이제 환경에 대한 압박을 받는다. 아무런 개발도 시작하지 못한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그리고 인도는 서구 열강이 뿌려놓은 '재앙'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메가급 도시들이 물에 침수되고 사라지는 급격한 변화는 아주 점진적이지만 확실하게 다가온다. 임계점이란 말을 많이들 한다. 물은 99도에서는 끓지 않지만 1도를 높이면 그때서는 급하게 바뀐다. 물은 1도와 1도를 내릴 때는 크게 변화가 없지만 어느 임계치가 도달하면 얼음이 되어버린다. 아주 조그만 변화도 감지하지 못할 만큼 적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다. 우리는 뒤늦게 환경에 대한 변화를 시도한다. 그것이 경제적 이유인지, 정치적 이유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우리는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로 대세를 바꾸고 친환경적인 정책을 급하게 사용한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사회 전반적으로 통째로 1~2년 안에 급하게 바뀌지 않고 이처럼 밍숭 밍숭 바뀌는 것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처럼 사회는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어느 정도 책이 과장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책에서 언급하는 년도들은 매우 현실적인 근미래이고 거기서 바라보는 미래는 초미래 같았다. 이런 글을 읽으면서도 '어떤 주식이 올라가겠구나.', 어떤 곳의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겠구나.' '어떤 국가의 외화 가격이 올라가겠구나.'라는 근시안적인 생각을 하게 된 나 또한 아주 속물적인 인간임이 반성되었다.
나의 차는 전기 차이다. 우리 집에는 태양광이 설치되어 있으며, 나는 텀블러를 가지고 다닌다. 나 하나가 이런 행동을 옮긴다는 것은 지구와 환경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이 책을 읽은 대부분의 사람이 나와 같은 행동을 해도 마찬가지고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같은 행동을 해도 달라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조금 더 적극적이고 공통적인 주제와 방향으로 일관성 있게 나아가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어쩌면 '민주주의'라는 이름의 위기, '자본주의'라는 인류 보편의 위기만큼 우리가 보편적 가치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위기를 맞이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책에서는 해결 방안을 아주 짧고 간단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그것에 현실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게 마무리한다. 어쩌면 우리는 명확한 대안이 없이 하루와 하루를 맞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아마 저자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책의 마지막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했다는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벌써 지구를 버리고 화성에 새로운 도시를 개발하겠다는 인류 구원의 원대한 꿈을 갖고 있는 일론 머스크에게 일침을 남기듯 그는 말했다.
"우리는 차 행성(Planet B)이 없기 때문에 차 선택(Plan B)도 존재하지 않는다"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더 명확하고 장대했으나 나의 독후감이 그 뜻을 다 하지 못하는 것이 몹시 아쉽다. 책을 읽는데 3일 정도가 꼬박 걸렸는데 그래도 환경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 것을 보면 꽤 만족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이 든다. 요즘 베스트셀러로 올라와있는 빌 게이츠의 책도 눈에 띄는데 기회가 된다면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