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선물은 좋은 일이 아니라 나쁜 일에 해야 하는

by 오인환

영양제는 컨디션이 좋은 날 맞는 것이 아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 맞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오늘은 새 차를 하고 공짜 커피를 마신다.

어쩐지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는 나 스스로에게 선물을 한다. 선물을 받는 나는 좋지 않던 기분이 중화된다. 반대로, 어쩐지 기분 좋은 날에는 평소 하기 싫어했던 일이나, 귀찮았던 청소 등 미뤄두었던 일들을 한다. 그 하루의 기분이 너무 들뜨지 않도록 조절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좋은 날과 좋지 않은 날이 폭이 줄어든다. 어떤 날은 매우 좋지만 어떤 날은 매우 슬프다면 그 삶은 행복한 삶이 아니다 행복한 삶은 좋지 않은 날을 줄이는 것이다. 좋지 않은 날이 좋은 날보다도 많기 때문이다. 좋지 않은 날을 줄이는 일만 성공해도 우리는 커다란 고통에서 벗어나게 된다.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얻을 외부세계에서 오는 행복은 공짜로 얻는다. 하지만 외부세계에서 만약 불행이 온다면, 나 스스로 행복한 마음을 작동시켜야 한다.

제주시 용담동 스타벅스를 들렸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팝송을 틀어놓는다. 자동차에 달려있는 작은 스위치 하나만 눌러도,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뮤직비디오로 바뀐다. 내가 바라보는 사람들 중에는 싸우거나 우울한 사람들도 분명 있다.

오래간만에 세차를 했고 맛있는 외식도 했다. 용담동 스타벅스가 있는 곳은 해안도로이다. 바다를 따라 아주 맑은 날씨의 해안도로를 돌았다. 짧은 셔츠와 바지를 입은 운동하는 사람들이 지나가고, 손을 잡고 지나가는 커플도 있다.

여행객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있고 낚시하는 사람도 있다. 길거리에는 렌터카가 있다. 밖은 평화롭다. 내가 오늘 평화롭기 때문에 밖이 평화로워진 것은 아니다. 어제도 오늘도 동쪽에서 해가 뜨고 서쪽에서 지는 것처럼, 그들은 언제나 그래도 였다. 뜨고 지는 태양을 바라보며, 어떤 날은 슬픈 감정이 일어나고, 어떤 날은 기쁜 감정이 일어나는 것처럼, 내 마음속만 갈대처럼 움직일 뿐이다.

나만 달라졌을 뿐이다 세상은 너무나도 그대로다. 내가 좌측을 보고 앉으면, 좌측 세상이 보이고, 우측으로 앉으면 우측 세상이 보일 뿐이다. 우리의 시선은 좌와 우를 동시에 볼 수가 없다. 때문에 좌을 볼 때는 우를 보는 사람에 이야기가 허무맹랑하고, 우를 볼 때는 좌을 보는 사람들이 얘기가 허무맹랑하다.

오늘 제주의 날씨는 몹시 좋다. 덥지 않지만 짧은 반팔을 입고 나가면 서늘하게 좋다. 세상에는 좋은 거 투성이다. 물론 나쁜 것 투성이기도 하다. 그것은 우리 주변에 항상 있다. 고귀한 시간을 들여 무엇을 보는지는 우리가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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