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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 Cho May 04. 2024

모닝커피가 아침입니다만...

오늘 아침에 출근해서 라떼 한 잔을 사는데,

젊은 여직원이 '아침은 안 드시고

커피로 아침을 대신하나 봐요?'라고

말을 걸어왔다... 원래 자주 가는

커피숍인데 예상치 못한 대화에,

나는 '네... 아침엔 너무 바빠서요'라고

대답을 얼버부리고 있는데 직원이

그러시면 '우유를 많이 넣어 드릴게요',

'더 필요하시면 다음부터 말씀하세요'

라고 말을 했다. 점점 더 대화는 내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요즘 가게들을 보면 너나 할 거 없이

양은 줄이고, 가격은 올리는 곳이 많은데

물론 직원이 가게 사장은 아닐 수도

있지만, 이런 따뜻한 말 한마디를

이렇게 도심 한가운데 커피숍에서

듣게 될 줄은 미쳐 예상 못한 대화이다.


사실 나는 아침에 토리 산책 시키고

발 닦여주고 출근 준비를 해서 도심으로

출근을 하다 보면 커피 한 잔 사는 시간도

간당간당 할 정도로 바삐 출근을 하는데,

커피를 받아 든 내 손이 이전에 정신없음은

어디론가 살아지고 커피를 받아 오는

내내 마음이 뭔가 몽글몽글 해지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사실 내가 카페 주인이고, 그 직원처럼

더 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젊은

나이에 선뜻 나는 손님한테 그런 말을

못 할 거 같단 생각이 들었는데, 얼굴도

마음처럼 예쁜 직원이 건네는 말은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한 손으로 그 사온 커피잔을

들 때마다 그 직원의 목소리가 맴도는

거 같아 마지막 한 모금 남았을 때 이미 커피가

식었을 테지만 그 마지막 한 모금마저도

그 직원의 말소리가 들리는 듯하면서

따뜻하게 느껴졌다.


나는 내 부족한 인성에 비해 인복은 타고

난 거 같다, 어딜 가도 꼭 좋은 사람을 만나

연을 맺게 되고, 이건 참 내 인생에 감사한

일이다.


어깨가 아파서 점심시간을 1주일에

한 번 정도 치료 마사지를 받는데,

마사지사도 좋은 분을 만나서

마사지도 마사지지만 마사지를

하는 내내 그분과 나누는 대화도

참 힐링이 된다. 그러던 중 그분이

내가 오면 자신도 시간이 언제 가는지

모르게 간다...라고 얘기를 했다.

물론 누구나한테나 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그분이 쏟는 정성에 비하면 그 말이

빈말만은 아닌 거 같다.


그냥 길 가다 들르는 병원에서도 좋은

의사를 만나게 되고, 물론 지금 내가

주기적으로 다니는 대학병원 의사들도

꽤 괜찮은 거 같다.


많은 사람과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는

성격은 아니지만 소수의 사람과

깊게 나누는 관계도 참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 동료가 여행 간다고

토리를 맡아 주기도 하고, 월급날

갑자기 현금이 필요해서 현금이

좀 있냐고 묻자 동료가 그럼 돈을

찾아와서 빌려주겠다고 하는 말도

참 고마웠다, 나는 돈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당장 현금을 좀 주면 바로

이체를 해주려는 의도였는데 말이다...

국 동료는 큰돈은 아니지만 내가 괜찮다고

하는데도 근무시간에 나 대신 돈을 찾아다가

현금을 나에게 건네어주었다.


세상은 내가 생각하는 만큼 아직은

그렇게 각박하진 않나 보다, 내 마음이

각박할 뿐...

얼마전에 토리랑 처음 바다를 가보았다.

나이가 들면 인간관계도 좁아지게

된다는데, 나는 이제라도 좋은 사람들이

내 옆에 더 오래 머물 수 있게 내가

좀 더 잘해야겠단 생각을 해본다.

그래도 너가 있어 괜찮아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여기저기

동료들이 월급은 적은데, 나갈 돈이

많다고 불평을 하는 소리를 듣게 되는데,

가정이 없는 나는 그 불평 소리마저도

부럽게 느껴지는 걸 보면 사람만큼 또

큰 선물이 없는 거 같다. 사람한테 상처도

받고 또 사람한테 위로받게 되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참 소중하고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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