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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 Cho Oct 28. 2024

토리야 곧 니 생일이야~

명품백, 아이패드 이런 거 원하지 않아서 다행. . .

올 11월 24일이 되면 토리를 입양한 지

딱 1년이 되는 거고, 입양할 때와 다르게

토리는 180도 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요즘 토리의 행동은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많이 변했다.


이전 글에도 썼었지만 요즘 들어 부쩍

뜬금없이 짖는 것도 문제긴 하지만,

거기다 산책 때마다 뒷발차기는

왜 이렇게 하는 건지 가끔은 흙이 튀어

내 신발이 더러워질 정도이다.


거기다 얼마나 눈치를 보면서 뺀질(?)

되는지 눈뜨고 못 봐줄 정도이다...

산책 후에 발을 닦으려고 하면 은근슬쩍

자리를 피해 달아 놨다가도 내가 바닥을

두 번 정도 두들기면 내쪽으로 오긴 하지만

요즘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원래대로라면 산책하고 오면 화장실 문 앞에

서 있거나 화장실로 들어갔는데,

요즘은 머리가 커졌는지 자꾸 꾀를 내는

모습이 눈에 빤히 보일정도이다.


또 요즘 예전과 부쩍 달라진 건, 예전엔

먹을 때 아니면 거의 자는 시간이 많아서

걱정이 될 정도였는데, 지금은 내가 집에

있을 때 보면 잘 자지 않고 나만 따라다니다가

내가 잠시 앉거나 누우면 달려와서 나를 발로

계속 톡톡 하는 행동을 하거나, 몸에

올라오는 행동을 하는데 놀아달라는

거 같은데, 분명히 예전엔 보이지 않던

행동이다.

조심해서 찍는다고 하는데, 사진만 찍으면 잠에서 깨서 좀 미안하다...
우리 토리 꽃 좋아해?!~

그래도 다행인 건 밖에서건, 안에서건

내가 이름을 부르면 이름에 반응하는

속도는 놀라울 정도이다.  아이가 똑똑해서

몇 번 훈련을 시키지 않아도 말을 꽤

잘 알아들어서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기도 하다.


가끔 내가 여행을 갈 때 맡아주던

회사 과장님도 내가 '토리가 조만간

사람이 될 거 같다', '진짜 똑똑하다' 그러면

오버하지 말라며 말을 막았는데, 토리를

두 번 맡아주고 나선 내가 토리를 안 봤으면

네가 그런 말을 하면 반박하겠는데, 지금은

토리를 봐서 반박을 못할 정도라면서

토리는 처음 간집에서도 소변을 화장실에

들어가서 봤다고 한다. 그 과장님도

'화장실에 갈 때 불만 안 켰지 거의 사람이나

마찬가지라고'할 정도이다.ㅎㅎ


그런데 이 와중에 드는 걱정이 토리는

날로 잠도 안 자면서 나한테 더 많은 걸

원하는 거 같은데, 내가 계속 활발한 토리를

그 활발함을 만끽(?)할 수 있을 정도로 지켜

줄 수 있을까도 걱정이긴 하다.


어제는 언니와 토리가 산책을 하는데,

언니가 토리 발걸음을 맞춰주자 토리는

신나게 뛰어다니며 여기저기 산책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런 게 토리가

원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물론 나는 강아지 운동장에도 자주 가고, 산책도

내 딴에는 하루 3 회씩 섭섭하지 않을 정도로

하지만 그러면서도 문득문득 드는 생각이,

과연 지금 토리도 행복한지가 궁금하다.

열심히 앞으로 달려가다가도 뒤를 돌아보며 나를 확인 한다.

또 어젠 언니가 내가 어깨도 아픈데,

다른 강아지를 보면 짖을까 봐

카페에서 토리를 안고 쩔쩔매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어깨도 아프면서 왜 그렇게

강아지한테 목을 매냐고' 하면서 '강아지는

강아지일 뿐이라면서, 강아지는 그냥

주인 기다리고, 짖고 하는 게 강아지의

일이라면서 강아지가 기다리는 거에

대해서도 안절부절못하지 말라고 했다'.


뭐 생각해 보면 딱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게 뭐 내입장에서 언니말처럼 토리를

대하는 게 쉬운 게 아닌 게 문제 이긴 하다.


사실 나도 행동반격이 좁긴 한데, 토리를

입양하고 나서는 행동반격이 더 좁아진

거 같기도 하다.

우선 어딜 마음대로 갈 수도 없고, 꼭

가야 하는 일이 생겨 가끔 토리를 두고

나가도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토리를 입양해서 좋기도 하지만,

토리를 입양해서 불편한 것도 있다.


이렇게 세상엔 다 좋을 수만은 없는 것이

이치인가 보다.


출근을 해서 안 좋은 것도 많지만,

또 출근을 해서 토리와 나의 먹거리를

살 수 있으니 그것도 직장의 소중함이기도

한 거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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