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장미라는 텍스쳐

by 블루라벤더

줄리엣이라는 장미가 있다. 물론 크고 예쁘고 비싸다. 이 장미가 유명해진 이유는 고소영씨의 웨딩부케에 사용됐기 때문이다.


심은하- 고소영- 이효리 - 전지현- 손예진으로 이어지는 빅스타 신부 라인업은 웨딩사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식의 형식을 비롯해 착용한 드레스 헤어 메이크업 장신구 그리고 손에 들고 배경으로 깔고 장식한 꽃들이 그다음 빅스타 연예인이-수지나 제니 같은- 결혼할 때까지 많은 신부들의 안전한 선택 내지는 샘플로 남게된다.


줄리엣 장미의 특별한 점은 색깔보다 그 텍스처에 있다. 중심부의 모양이, 정확히는 꽃잎이 나는 방향과 모양이 전통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 확연히 다르다. 톱니 같다고 할까. 시계 같다고 할까. 둥글게 돌려 꽃잎이 형성되던 장미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텍스처라는 것은 장미라는 꽃에서 색채라는 요소를 제외한 흑과 백 속에서도 서로 확연히 구별되는 다양한 아름다움이라 생각하면 된다. 즉, 부드럽거나 거칠거나 직선 아니면 곡선이거나 얇거나 두껍거나 하는 것들의 상충과 조화다. 동일한 종류 안에서 이만큼 서로 다른 텍스처를 가진 꽃은 오직 장미뿐이다.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흑백 영화 '산주로'에 동백꽃이 나오는 장면이 있다. 겁나 긴 칼 옆구리에 찬 사무라이들 서 있는 곳 바로 옆 졸졸 흐르는 좁은 물길을 따라 동동 떠내려가던 작고 동그란 꽃들이 예뻤었다. 플로리스트가 되기 한참 전에 봤지만 지금도 아름다웠다고 기억하고 있는 것 그것이 바로 텍스처, 질감의 힘이다.


텍스처를 구분하는 법; 쥔장의 지극히 개인적인 분류 기준.


1. 색채의 분포 ; 한 가지 색깔(탈리샤), 꽃잎 테두리에 다른 색이 있는 것(하젤), 불규칙( 캄파눌라),코어로 갈수록 색깔이 달라지는 것(팅커벨).


2. 꽃잎 끝의 모양; 레이스같거나(바이올렛 레이스), 뾰족뾰족하거나( 가브리엘라), 프릴 같거나(헤라).


3. 꽃이 피는 방향 ; 돌돌 돌아가거나( 버블검 ), 톱니같거나(로열 파크,연꽃 같거나(컨트리송 ).


4. 꽃 자체가 피는 모양. ; 사각형( 다이아몬드 레인 ), 단지형 (산토리니), 호리병형, 활짝 피는 형 (캄파눌라).


사각형의 장미는 활짝 피지 않고 좁은 사각형의 모양을 유지하는 형이고 활짝 피는 캄파눌라는 처음보다 두 배는 더 커지는 형태를 가진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텐더드 단지형은 사각형이 70프로는 되는 우리나라에선 찾기 힘들고, 호리병형으로 피는 장미는 학원 다닐 때나 만져봤던 스타일로 정말 고가인 경우가 많다.


5. 꽃잎 전체의 주름 ; 대부분의 장미는 꽃잎이 펴진 색종이 같으나 캄파툴라나 마리 장미는 독보적으로 구겨진 것 같은 질감을 갖고 있기도 하다.




단순히 빨강. 노랑. 보라 이렇게 장미를 볼 것이 아니라 꽃의 페이스가 어떤 모양을 이루고 있고 한 가지에 몇 송이가 피었고 꽃잎이 빳빳한 지 부드럽고 얇은지 다른 색과 질감의 코어가 있는지 관찰해 보는 것도 좋은 꽃 공부다. 이걸 잘해야 예쁜 꽃을 찾을 수 있고 더 예쁘게 작품을 만들 수 있기때문이다.




찬찬히 들여다 보라. 오래오래. 끈질기게. 꾸준히. 쭉-------.



TMI: 예의를 꽉 갖춘 지적질.쥔장과 다른 의견교환. 정보 수정은... 제발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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