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잠깐 농구를 배웠다.
운동장의 흙이 아니라
처음 코트 위에서 공이 튀던 소리,
운동화가 미끄러지듯 밀리던 감각.
무엇보다
3점 슛을 쏠 때,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들어갈 것임을 이미 아는 듯한 확신.
하늘 위로 치솟는 손끝에
주먹을 꽉 쥐던 그 순간.
링을 통과해
그물을 스치고,
탕― 탕―
코트 위에 떨어지던
그 깨끗한 소리.
나는 그 소리가 좋았다.
잘하진 못했지만,
그래서 오히려
3점 슛만 수백 번을 던졌다.
노력,
땀,
타이밍,
확신.
그 모든 것을
내가 통제할 수 있을 때
밀려오던 강한 희열.
그리고 그것과는 완전히 달랐던
나의 지난 10년.
늦었다는 생각에 조급해졌고,
작은 성취조차 기쁘지 않았으며,
조금이라도 행복해질 것 같으면
세상은 방심한 나의 등을 툭 치고 지나갔다.
나는 계속 과거를 붙잡았고,
과거 덕에 살았으며,
또 과거 때문에 넘어지기도 했다.
그렇게 살아내다 보니
문득 알게 되었다.
오늘이라는 단 하루,
나의 선택으로 채운 이 시간이
이토록 충만할 수 있다는 것을.
오롯이 나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하루.
그저 감사한,
보통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