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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레미 작가 Mar 26. 2022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것 만이 사랑이 아니다.

세상에서 나를 아무런 조건 없이
완벽하게 사랑해주는 존재가 
있다는게 너무 신기해


어느날 남편이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어요. 그 순간 가슴속에 있던 뜨거운 무언가가 훅 하고 올라오는 것 같았죠. 사랑은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던 거에요. 아이를 통해 가장 안전하고 완벽하게 사랑받고 있는 건 부모였죠.



아낌 없이 사랑을 표현하는 아이


저녁 준비를 하려고 주방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 였어요. 열어둔 찬장 문을 확인하지 못 하고 일어서는 바람에 '쿵'하고 머리를 박아버린거에요. 그 순간 방에서 폰게임을 하고 있던 딸아이가 "엄마 괜찮아?" 하고 한 걸음에 달려왔어요. 이 작은 소리를 어떻게 들었을까? 한달음에 달려와 제 상태를 확인하는 아이가 고맙더라구요. 


또 얼마전엔 아들의 마지막 유치원 행사가 있었어요. 28명 가까운 아이들이 있다보니, 참석한 부모님들도 꽤 많았죠. 그런데 아들은 마스크를 쓴 비슷한 아줌마들 사이에서 단번에 저를 찾아냈어요. 행사내내 아이의 눈은 언제나 저를 향해 있었고, 손은 떨어져라 저를 향해 흔들고 있었지요. 세상 행복한 표정을 하구요.


부모가 될 줄 몰랐던 엄마


전 사실 독신주의자에 가까웠거든요. 엄마 혼자 저를 키우셨다 보니, 아빠가 있는 보통의 가정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어요.  엄마는 표현에 인색하신 분이셨고, 여자 혼자 아이를 키우다 보니 늘 바쁘시고 예민하셨던 것 같아요. 가끔은 엄마의 말에 상처를 받기도 하고, 집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종종 있었죠. 지금은 그게 얼마나 엄마에게 최선이었는지 알 수 있지만 어린마음에는 그랬던 것 같아요. 

부모가 된 저도 가끔은 아이에게 소리지르고 화를 내면서 상처를 주게 되요. 그런데 아이는 온전히 사랑만을 주고 있더라구요.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사랑보다 어쩌면 아이가 부모에게 주는 사랑이 더 완벽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완전한 위로


"엄마 오늘 너무 슬픈일이 있었어" 하고 이야기 하면, 때로는 부모에게도 친한 친구에게 조차도 위로를 받지 못 할 때가 있지요. 하지만 아이는 항상 제 편이였어요. 

고사리 같이 작은 손으로 저를 꼬옥 안아주거든요. 둘둘 말아온 휴지로 눈물을 콕콕콕 하고 찍어주기도 하고요. 문제를 해결해줄 수도, 좋은 방안을 제시해 주는 것도 아니지만 엄마는 그 순간 아이에게서 세상에서 가장 완전한 위로를 받아요. 


아이는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고 단단한 사랑을 알게 해주기 위해서 엄마에게 찾아와 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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