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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레미 작가 Mar 22. 2022

아이와 수평적인 관계를 맺어야 하는 이유

부모의 진짜 역할

이렇게 아이를 어른보다 부족한 존재로 보는 것이 아니라,
대등한 존재로 볼 수 있다면 아이와 관계는 크게 변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우리는 대부분의 인간관계를 수직형태로 경험한다.


선생님과 학생

상사와 부하직원

선배와 후배


처럼 나보다 위에 있는 사람 또는 내가 아래에 있는 사람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옛날 어르신들은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며 남녀를 수직관계로 분명하게 구분짓기도 했으니 이런식의 관계를 맺는 것이 어쩌면 익숙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동갑내기 친구사이에도 사랑하는 연인사이에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수직관계가 형성된다고 하는데 부모자식관계는 말해 무엇하랴. 따지고 보면 인생을 살면서 수평적인 관계를 맺는 경는가 거의 없는 듯 싶다.


거의 모든 인간관계는 수직적이다


인간관계에서 수직관계는 상대가 나보다 부족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 판단해 나보다 아래에 있다고 느끼는 것 또는 내가 상대방 보다 훨씬 우월한 입장에 있다고 생각 하는 것이다.


똑같은 친구 사이처럼 보여도 어떤 친구에게는 말을 쉽게 편하게 하기도 하며, 어떤 친구에게는 조심스럽고 긴장하며 말을 하기도 한다. 노골적으로 말하면 친구사이라도 만만한 상대가 있고, 예의를 차리며 깍듯한 관계도 있다는뜻이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누구보다 위에 누구보다 아래에 있곤 한다.


반대로. 수평적인 관계는 위아래가 없고 나와 동등한 하나의 인격체로 받아 들이는 것이다 . 그러니 비교나 질투가 없고 우월감이나 상실감도 없는 관계가 된다. 그 사람의 과제는 그 사람만의 것이고 나의 과제는 나만의 것이다. 우리는 서로 다른 대등한 인격체를 가지고 있는 관계일 뿐이다.



그렇다면 엄마와 아이가 
수평적인 관계가 되지 못 하는 이유는 뭘까?



아이는 어디까지나 부모의 간섭아래 있으며 부모의 보호를 받아야 하고 부모의 가르침이 필요한 존재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믿음은 아이는 나의 소유, 나보다 아래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한다. 그러니 혼을 낼 수도 있고, 훈계를 할 수도 있고, 칭찬도 할 수 있으며, 화를 내고 비판 하기도 하는 것이다. 나와 동등한 인격체라고 생각한다면 자녀의 과제에 내가 왈가왈부 할 필요가 없고 함부로 행동이나 생각을 판단할 수 없다.


아이는 부모보다 경험이 적고 분명 도움이 필요한 것은 맞다. 그래서 아이가 도움을 요청할 때 또는 아직 경험이 부족해 내가 알려줘야 할 때를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선을 넘으면 안된다. 부모는 어디까지나 아이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역할이 되어야 한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순종하지 않는다고 억압하고 벌세우고 혼내는 것은 아이는 나보다 아래에 있는 사람이라서다.


쉬운예로, 아이가 공부를 하지 않아서 혼내는 경우가 많은데 어디까지나 공부를 하고 안하고는 아이의 과제이다.


얼마전 티비에서 아들 셋을 서울대에 보낸 가수 이적의 어머니 이야기를 본적이 있다. 아들이 어느날 "엄마는 내가 공부 잘 하면 뭐해줄거야?" 하는 질문에 공부를 잘하는 것은 너에게 좋은 것이지 내가 좋은 것이 아니라고 대답했다는 것을 들었다.


공부를 하는 것은 아이의 몫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숙제를 했는지, 공부를 얼만큼 했는지 닥달할 필요가 없다. 대신 무언가를 배우기 위한 노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알려 줄 수 있을 뿐이다.


아이와 부모와의 수평적 관계가 어려운 이유는 또 뭐가 있을까?



아이를 통제함으로써 보상받으려 한다.



가끔 드라마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내가 모든걸 포기하고 너를 키운 대가가 고작이것이니? "

엄마가 시키는대로 해 라든지, 엄마말을 듣는게 좋을거라든지, 엄마가 해줄 수 있어라는 말들을 하며 아이를 통제하고 자신의 요구에 응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아이의 경험을 뺏고 자립할 힘을 잃게 만들 뿐이다.

아이는 자라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며 살았던 것이 아니라, 부모의 요구대로 살았다고 생각한다. 순종적이었던 아이는 반항하기 시작하고 내 요구에 순순히 응해주지 않는다. 그러면 아까 같은 말이 터져나오는 것이다. 아이는 스스로 결정하며 자립할 수 있어야 한다. 엄마의 입맛대로 자라주길 바라는 것은 엄마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아이에게 떠넘겨 보상받으려 해서는 안된다.

부모는 충분한 경험을 가지지 못 한 아이를 도울 수 는 있지만, 내가 바라는 대로 기르려고 해서는 안된다. 내가 편하도록 아이를 길들이거나 교육하는 것 보다 성장을 돕거나 차라리 방해하지 않는 편이 낫다



대등한 관계에서는 하지 않아도 될 행동



- 칭찬하기

- 혼내기

- 벌 주기

- 비판하기

- 치켜세우기

이런 행동을 아이에게 하고 있다면 나 역시 아이를 나보다 미숙한 존재 또는 통제 가능한 아랫사람 정도로 여기고 있다는 뜻이 된다.

신경질적인 말투, 감정적인 대화, 분노, 가르치기, 칭찬하기를 당신의 직장상사에게 한다고 생각해보라. 아마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왜냐하면 직장상사는 나보다 위에있는 사람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나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가르치고, 칭찬하고 비판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위와 같은 행동들을 스스럼 없이 행하곤 한다. 심지어 상처를 주었더라도 그것은 나를 위한게 아니라 너를 위한거라고 말한다. 가슴에 손을 대고 대답해 보자 정말 아이를 위해서 혼을 낸 것인지 내가 편하자고 혼을 낸 것인지 또, 칭찬은 다음에도 같은 행위를 해줬으면 하는 바램에서 하는 것은 아닌지 양심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나는 통제 성향이 강한 엄마다

아이를 존중해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들러 심리학을 배우며 나는 아이를 굉장히 통제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았다. 나의 기대와 바램대로 맞춰주기를 바랬다. 혼내고, 벌세우고, 억압하고 규칙을 만들어 따라오도록 했다. 그런데 어느날 우리아이가 스무살이 되었다고 상상을 해보았다. 과연 그 때도 내가 지금처럼 할 수 있을까 아마 엄두도 못 낼 것이다. 성인이 된 아이는 나와 어느정도 동등한 위치가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편에게 아이를 대하듯 무서운 표정을 짓고 화가난 말투로 대한다면 아마 부부싸움이 크게 날 것이다. 나를 무시하냐고 할 것이다. 어쩌면 다시는 내 얼굴을 안보려고 할 지도 모르기 때문에 조심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아이는 내 곁에 항상 있는 나의 소유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해서는 안 될 행동들을 더욱 쉽게 하는 것 같다.



아이는 언젠가 나의 품을 떠나 독립을 하게 된다. 이건 분명한 사실이다. 아이가 나에게서 자립한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내 곁에 머무르는 시간이 영원하지 않음을 깨닫는다면 지금의 이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깨닫게 될 것이다. 


상처주고, 비난하는 시간 대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켜봐주며, 믿어주고, 더 많이 사랑하는 시간으로 채워야 한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을지도 모른다.

아이가 나와 수평적인 관계, 대등한 관계라고 생각하면 아마 관계는 엄청 드라마틱하게 변화될 것이다. 혼낼 필요도 , 치켜세울 일도, 칭찬하거나 비판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아이를 신뢰하고 믿어주며 협력하는 건강한 관계가 될 것이다. 아이는 자신을 동등하게 대하는 부모를 보며 자신을 더욱 믿게되고,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할 줄도 알며, 때에 따라서는 협력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수평적인 관계를 받아들임으로써 아이와 생활하는 시간들이 힘들고 불편한 것이 아니라 즐거움을 느끼게 해줄 것 이다. 그리고 아이는 다른 사람과도 수평적인 관계 맺는 법을 터득할 것이다.

나와 대등한 아이의 얼굴을 바라봐주자. 너와 나는 부모 자식관계이기 전에 하나의 인격체임을 깨닫자. 그리고 아이가 스스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기회를 허용하고 지켜봐주면 그 뿐이다. 아이들은 엄마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씩씩하다. 그러니 용기는 엄마들이 가져야 한다. 한 발짝 물러나 아이의 과제를 아이 스스로 체험하고 깨닫고 나아가는 것을 지지하며 바라봐줄 용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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