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되고 싶어?
침대 매트리스를 여러 번 해체하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매트리스 안의 스프링은 개별형과 일체형이 있었다.
재료에 관한 제한은 두지 말자고 생각하며 작업해왔지만 매트리스 속사정까지 알게 될 줄은 생각 못했었다. 여기 또한 새로운 세상이군.
오래전 모델의 매트리스 스프링은 연결이 되어 있어서 잘라 쓰거나 통으로 작업을 했고 개별형으로는 샹들리에와 펜던트 조명을 만들었다.
개별형은 한 개씩 부직포로 싸여 있어서, 한 개씩 뜯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그래서 좋은 점은 스프링의 상태가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다. 한 개 두 개 연결하다 보니 떠오르는 모양이 있다. 어떤 방식으로 연결하느냐가 문제이기는 하지만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면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낼 수 있다.
동생이 새롭게 운영하는 카페에 조명이 될 샹들리에를 작업했다.
개별 스프링을 알루미늄 와이어로 연결했는데 부피가 커지면서 무거워졌다.
카페 천정을 오픈한 상태라서 포인트가 될 만한 크기로 작업계획을 세웠다.
계속 쌓아 나가기 위해 매달아서 작업을 해야 했는데 매달 곳을 찾기 어려웠다.
일단 오늘 당장 하고 싶은 작업을 하기 위해서 업사이클센터와 리사이클센터까지 탐색했다.
배관 파이프로 만들어진 튼튼하게 제작된 행거가 리사이클 매장에 눈에 띄었다.
센터 입주작가들의 애로를 잘 살펴 주시는 김실장님께 양해를 구하니 흔쾌히 사용을 허락하신다.
아주 튼튼해서 매달고 작업하기 좋았다.
본 작업에 들어가기 위해서 넘어야 하는 장애물들이 지맘대로 나타나서 넘어봐라 한다.
몇 번의 테스트를 거치게 하며 힘을 빼놓고는 이제 해보란다.
처음 만드는 샹들리에는 판교 문아지 카페에 설치될 예정이어서 천정 텍스를 철거해서 천정 고를 높였다.
샹들리에 자체가 크고 길어서 일반 천정에는 설치하기 힘든 사이즈다. 성실하게 스프링을 와이어로 고정해서 계획했던 사이즈를 만들고 목걸이에 사용하는 체인을 줄줄이 달아주니 우아함이 더해졌다.
체인도 와이어로 한 개씩 고정했다. 만드는 과정을 보는 사람이 질릴 정도로 반복되는 작업이었다. 모든 조형작업이 그렇다. 성실한 터치가 수도 없이 들어가 앉아야 한다.
에디슨 전구를 끼워 넣으니 화장한 듯 낯빛이 환하다.
이제…. 까다로운 마지막 작업이 남아 있다.
설치.
저 무거운 걸 들어 올려서 천정에 고정해야 하는 일.
또 여러 사람 고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