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35.
건축가나 의사도 자신의 기술을 사용할 때 지켜야 할 원리들을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것으로 존중하고 고수하는데, 인간이 신들과 공유하고 있는 자신의 이성을 존중하고 고수하는 것이 그들보다 못하다면, 그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 아니겠는가.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35 중에서
선우가 조퇴를 하고 왔다.
아침부터 귀가 아프고 머리가 아프다 하더니 학교에서 많이 힘들었던 모양이다.
담임 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선우가 2교시 마치고 가고 싶다 했는데 1교시 마치고 왔다.
오전엔 조금 쉬다가 점심시간 지나고 병원 가봐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다.
근처 이비인후과를 검색하다가 12시 30분에 진료 종료라고 떠 있었다.
막 12시가 되었던 참이라 부랴부랴 챙겨서 나갔다.
얼굴에 립클로즈만 바르고 선우와 은서를 데리고 5분 거리의 병원에 갔다.
코 때문에 중이염이 왔다고 했다.
은서 새끼손톱만 한 크고 딱딱한 귀지도 꺼냈다.
집에서는 빼지 못하는 귀지를 쏙쏙 빼내니 보는 사람 속은 시원했지만 아파서 우는 선우가 짠했다.
원장님은 움직이면 안 된다고 엄하게 얘기했다.
훌쩍이는 오빠와 움직이면 안 된다 하는 의사 선생님을 번갈아 보던 은서가 나를 올려다본다.
무슨 말인지는 모르지만 작게 속삭였다.
진료 의자에서 내려온 선우는 코와 귀 치료를 받았다.
은서는 오빠 곁을 맴돌며 옆에 앉아 있기도 하고 토닥토닥 다리를 두드리기도 했다.
그런 은서를 보며 선우가 배시시 웃었다.
막 점심을 먹으려는데 윤우가 들어왔다.
"엄마~ 형아 조퇴했어?"
선우와 같은 반 형이 말해주더라면서, 그래서 집으로 바로 왔다고 했다.
어제는 서로 기분 상하게 하는 장난을 치고, 놀리고, 하지 말라는 행동을 계속해서 아빠에게 크게 혼났었다.
오늘은 아픈 형과 오빠를 걱정하는 동생들 마음이 느껴져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봤다.
아이들이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크길 바란다.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고 이해할 줄 아는 성품만큼은 포기하고 싶지 않은 나의 육아 지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