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인간에게 정해진 일을 하는 동안에는,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33.

by 안현진

마찬가지로 인간이 인간에게 정해진 일을 하는 동안에는, 인간이 그런 일을 하면서 느끼는 고통은 자연이나 본성을 거스르는 것이 아니다. 그 고통이 자연이나 본성을 거스르는 것이 아니라면 당연히 악도 아니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33 중에서



꿈속에서 대본을 들고 긴 줄을 서 있었다.

감독님 앞에서 자기 대사를 읽으면 피드백을 해주고 지나가는 식이었다.

오디션장이었는지 대본 리딩장이었는지 모르겠다.

순서를 기다리면서 ‘내가 왜 여기 있지?’, ‘내가 배우를 꿈꿨었나?’, ‘그나저나 대사는 어떻게 말해야 하는 거지?’ 하는 사이 차례가 왔다.

긴장한 채 한두 줄의 대사를 말하니 감독님은 이렇게 이렇게 해보라는 피드백을 주었다.

그리고 다시 긴 줄을 따라 지나갔다.

여전히 ‘내가 왜 여기 있지?’ 생각하면서도 안도감과 뿌듯함이 동시에 들었다.

알람 소리에 현실로 돌아왔다.

‘오늘도’ 뜬금없이 이런 꿈을 왜 꿨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오늘도’ 무엇이 이 꿈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주었는지 나름의 추측을 해본다.

자기 전에 본 건 아니지만 드라마 <이두나!>를 봐서일까? 걸그룹 출신 배우 수지가 연기하는 모습을 계속 생각해서?

오늘 신문에 “ott 순위 흔드는 ‘웹툰 드라마 황금시대’ 열렸다”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실렸다.

웹툰을 영상화한 드라마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를 바꿀 기세라는 내용이었다.

개봉했거나 곧 개봉 예정인 작품들이 나왔다.

무빙, 거래, 이두나!, 스위트홈 2, 바질란테, 운수 오진 날, 이재, 곧 죽습니다 … 나도 재밌게 봤거나 기다리고 있는 작품이 많았다.

웹툰은 거의 보지 않지만 웹툰을 드라마화한 작품은 재밌게 보고 있다.

작품 속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을 보면 ‘어떻게 저런 연기를 하지? 연기라는 자신의 일을 훌륭하게 소화해 내는 사람들이 멋져!’ 생각한다.

저녁에 1시간 30분 동안 남동생과 통화를 했다.

우리 대화 중 절반은 글쓰기에 대한 내용이다.

저녁의 통화와 내 생각들이 섞여서 꿈으로 나타났나 보다.

연기라는 본업을 멋지게 해내는 배우들을 보면서 나도 글쓰기라는 본업을 잘 해내고 싶은 마음.

재밌는 이야기에 끌려 드라마와 영화를 보는 것도 있지만 연기하는 배우들의 열정에서 받는 힘도 크다.

나도 그러고 싶다.

일상에서 작은 힘을 낼 수 있는, 떠올리면 기분 좋은 그런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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