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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며 더 배우는 일

《논어》, 공자_제6편 옹야(雍也) 3.

by 안현진 Mar 24. 2025

자화가 제나라에 심부름을 가게 되자, 염자가 자화의 어머니를 위하여 곡식을 보내주기를 청하였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여섯 말 넉 되를 주어라." 더 줄 것을 요청하자, "열여섯 말을 주어라."라고 하셨다.

염자가 곡식 여든 섬을 주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적이 제나라에 갈 때에 살찐 말을 타고 가벼운 털가죽옷을 입었다. 내가 듣기로는 '군자는 절박한 것은 도와주지만 부유한 자가 더 부자가 되게 하지는 않는다.'고 하였다."

원사가 공자의 가재가 되자 그에게 곡식 구백 말을 주었더니 그는 이를 사양하였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러지 말거라. 그것으로 너의 이웃이나 마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기라도 하거라!"


-《논어》, 공자_제6편 옹야(雍也) 3.



남편의 모토는 '배워서 남 주자!'다.

강의를 할 때도 내가 아는 것을 알려준다,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면 떨리지 않는다고 했다.

근무 중에 갑자기 주민이나 직원 대상으로 강의할 일이 생겨도 쉽게, 잘해버린다.

교육 자료, 강의 경험, 마인드가 늘 강의할 수 있는 사람으로 준비되어 있다.

평소에는 이런 점이 '대단하다'라고만 생각해 왔었는데 지금은 다르다.

나도 언제든 수업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미리 수업을 준비해 두고, 수업 직전에도 더 살펴본다.

몇 번 해 본 수업이라도 이 수업을 듣는 아이에게는 첫 수업이고, 나도 대상이 달라진 첫 수업이다.

어떤 아이든 소홀히 하고 싶지 않다.  


가르침에 집중하다 보면 재미나 아이의 이야기를 놓칠 수 있어서 이것도 경계한다.

필요한 도움을 주면서도 스스로 생각하고 아이의 언어로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60분 수업 안에는 몇 십 시간의 고민과 시간이 녹아 있다.

시간이 갈수록 수업과 수업 준비에 대한 나만의 노하우도 생겨날 테지만 지금은 그 시간을 쌓아나가는 과정이다.

시간과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가다 보면 단단한 알맹이가 만들어지고, 그땐 내게도 아무렇지 않게 툭 해낼 수 있는 여유도 생길 것이다.

가르치는 일은 학생보다 선생님이 더 많이 배우게 되는 일인 것 같다.

받은 것을 나만 가지지 않고, 주변과 나누는 삶.

나는 마음이 풍족해지는 길을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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