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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알의 영양제보다 중요한 것

《논어》, 공자_제6편 옹야(雍也) 5.

by 안현진 Mar 26. 2025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안회는 그 마음이 석 달에 이르도록 인(仁)에 어긋나지 않으나, 그 나머지 사람들은 하루나 한 달에 인에 이를 뿐이다.”


-《논어》, 공자_제6편 옹야(雍也) 5.



동생이 영양제를 권했다.

이전에도 이 영양제를 먹어보니 이런 효과가 있더라, 저건 저렇더라 해서 먹고 있었다.

약 잘 안 챙겨 먹는데 동생이 직접 사주고, 종종 약 먹었냐고 묻는 바람에 반강제로 챙겨 먹는다.

이번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내게 새로운 영양제를 권했다.

자신과 올케에게서 효과를 봤던 거라고 했다.

권한 지는 훨씬 전이었지만 이제야 먹기 시작했다.

긴장 완화, 신경 안정, 수면 효과까지 있다는 이 약이 필요해졌다.


새벽에 일어나면 커피 대신 영양제를 먹는다.

물이 들어가니 커피 생각이 안 난다.

집중도 더 잘 된다.

마음도 한결 너그러워진다.

스트레스받는 것을 빨리 털어내고 얼른 마무리 짓도록 움직인다.

약의 효과인가 싶어 신기하다 가도 허무하기도 하다.

약 한 알에 감정을 다스리는 내가 약하고 우습게도 느껴진다.

한편으로 어떻게든 나은 방향으로 가려고 노력하려는 내가 기특하기도 하다.

지독하게 안 하던 영양제 챙겨 먹기, 자전거 타기, 커피 줄이기 이 세 가지를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였다.

달라지기 위해선 달라진 행동을 해야 한다.

몸과 마음을 돌보려는 노력이 달라진 일상을 선물하고 있다.


공자가 아꼈던 제자 안회처럼 석 달을 지속할 수는 없어도 오늘 하루를 평온하게 보내려 한다면 그게 이틀이 되고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고 점점 기간이 늘어가지 않을까.

한 알의 영양제보다 더 중요한 건 나를 돌보려는 마음이다.

그리고 이런 나를 곁에서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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