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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미소를

우리는 모두 서로의 거울입니다.

by 김미경

‘만인보’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1만 명의 프로필을 10년 동안 찍어

책을 출간하는 김홍희 작가님의 작업입니다.

두려움 반 설레임 반 스튜디오 문을 열었습니다.


대형 카메라에 주눅 들고 어색했지만

아기 어르듯 “예쁘다” 추임새 넣는 지인께

보답하려 모나리자 미소 한껏 지었습니다.


각도를 달리한 다양한 포즈의

내 모습이 이상합니다.

“살짝 우는 표정인데요~~?”

작가님의 말에 마음이 뜨끔합니다.




어릴 때부터 말괄량이와 울보로 불리었듯

웃음 뒤에 가려둔 슬픔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지 않아

슬퍼했던 내 몸의 흔적입니다.


남들과는 평화롭게 지내면서도

정작 나 자신과 평화롭게 살지 못해

기웃거렸던 많은 치유 프로그램

내 슬픔은 다 씻겨 나갔을 것인데

쉬 내리는 눈물 여전합니다.


코로나로 더 잦은 부고 소식

문득 벅차게 다가오는 출근길 풍광

브람스 4번 바이올린 선율

기뻐도 슬퍼도 감동해도

가슴에 신호 오면 자동으로 눈시울 붉어지니

울보 체질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거울을 봅니다.

황금 장미로 감싸 입꼬리를 올려

내 안의 울보 아이에게 미소를 보냅니다.

이제라도 매일 내게 해 주어야 할 일입니다.

있는 그대로 사랑입니다.


나에게 짓는 미소

당신에게 가닿습니다.

당신은 나의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친구가 그림 속에 들어갔습니다.



미소짓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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