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이유
나는 글을 쓸 수가 없다.
윤동주 시인은 시가
쉽게 쓰인다고 괴로워했다.
나도 그 고통을 느끼고 싶다.
나는 나에게 물었다.
시가 왜 안 쓰이는지.
글을 왜 안 쓰려고 하는지.
나는 되묻고 또 물었다.
거울은 그 대답하지 못했다.
그저 그만 쳐다봐 달라고
속삭였을 뿐.
세상은 악의가 있는
미소들로 가득 차 있다.
남들이 못 가져도
자신은 꼭 가져야 한다고
당당히 말한다.
그리고
남들 가져가게 두는 이들에게
비겁하다고 악착같지 않다고
끝도 없이 욕했다.
나도 그랬다.
절대로 내 것을
버리면서 포기하면서
글을 쓸 수가 없었다.
어쩌면 내 것을 온전히
잃고 아무것도 없이
세상을 바라볼 때
그리고 자신을 볼 때
글을 잘 쓸 수 있음에도.
나는 지금은 도저히
글을 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