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에서 꼭 알아야 할 시간 개념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멕시코나 중남미는 학교에서 선생님도 늦는다. 이건 진짜다. 모두가 시간에 있어 여유롭고 오죽하면 멕시코의 한국인들은 Korean time과 Mexican time을 구별해서 말한다.
아메리카 대륙이 다 그렇지는 않다. 미국에서는 근무시간이나 약속시간을 늦는 경우는 흔하지 않으며 이는 매우 무례한 행동이다. 유독 중남미만 그렇다.
미국의 대표 MC 코난은 본인의 프로듀서가 근무시간을 지키지 않는 것에 재밌게 주의를 주는 영상을 찍었다. 이를 매우 재밌게 봤는데 이는 코미디일 뿐 실제상황에서는 바로 해고당할 확률이 높다. 아니면 아주 높은 확률로 이 프로듀서는 능력이 출중한 사람일 것이다. 미국의 셀럽 코난과 근 20년 가까이 가장 오랫동안일을 했고, 본인의 사무실마저 따로 있다는 것은 최소 팀장 이상이라는 것이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능력 없이 절대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다.
https://youtu.be/4us9On9PsgU?si=Or7N_LiPTDAigSw1
멕시코로 다시 넘어가 보자. 멕시코 시간개념은 일상생활뿐 아니라 비즈니스에서도 해당된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주의해야 할 요소다. 단적으로 말해 멕시코 사람들이 시간약속을 아예 어긴다는 것이 아니다. 사람과의 약속을 중요시 여기는 것은 동일하되, 다소 여유로운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기에 우리나라처럼 정각 약속을 지키는 법이 없다. 30분~1시간 정도는 늦는다고 처음부터 생각을 하고 접근해야 한다. 늦는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는 그것이 크게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므로 화를 낼 수도 있지만 절대 화를 내지 말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 이는 비즈니스 미팅뿐만 아니라 학교 수업시간, 파티시간, 친구들과의 사적인 약속 모두 해당한다.
‘Ahorita'라는 스페인어 단어가 있다. 본래의 뜻은 ahora (지금)이라는 뜻을 귀엽게 표현한 것인데, 이는 명확하게 한국어로 직역된 뜻은 없다.
예를 들어, “너 언제 올 거야? “라고 물었을 때 멕시칸이 ahorita라고 얘기하면 이는 지금 도착한다는 뜻이 아니다. ‘약속시간에서 최대 한 시간까지 마음의 준비를 하고 기다려라’라는 뜻이다.
지금 사전을 찾으니 지금 곧, 지금 당장이라고 나와있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절대 지금 당장이 아니다.
’ 최대 한 시간 뒤에‘라고 뜻풀이 정정을 신청해야겠다.
멕시코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대한다고 해서 늘 비즈니스가 성공적으로 끝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절대그렇지 않다. 멕시코 비즈니스는 무조건 끝까지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 시간약속도 잘 안 지키고, 답장이 매우 느리기 때문에 짜증 내지 않고 여유롭게 결과를 기다리거나, 얼굴을 자주 비추어 서로 간의 신뢰감을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교환학생 때의 일이다. 자매결연을 맺은 대학교와 우리 학교 사이의 문화 행사가 기획되어 있었다. 몇 개월 전부터 준비하던 것이었고, 이 행사를 위해서 사회를 맡을 사람, 음식준비를 하는 사람, 광고 대행사 모든 것이 약속에 맞추어 제시간에 맞게 세팅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9시에 행사를 시작하기로 했는데 담당자가 늦장을 부리는 바람에 행사가 10시로 지연이 되었다. 그런데도 본인 때문에 늦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오히려 태평하게 도착해서는 행사를 준비하는 것이 아닌가. 결과적으로는 그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이 났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기에 조급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nos vemos a las 10:00라고 가정해 보자. 이는 스페인어로 직역하면 ‘열 시에 만나자’라는 뜻이다. 하지만 멕시코에서는 ‘10시 반이나, 준비 제대로 해서 11시쯤에 만나자’라는 의미이다. 이마저도 추측한 시간이다. 그만큼 그들은 여유롭게 시간의 불확실성을 적응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시간개념 말고도 멕시코에서는 우리나라만큼 권력을 정말 중요시 여긴다. 사장이나 보스에게 높임말을 쓰지 않고 미국의 영어처럼 이름을 부른다고 해서 겉으로는 친구처럼 편하게 대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권력에 복종하며 자리와 직책이 주는 힘이 그 누구보다 큰 국가다. 이 모든 것은 스페인 식민지 때부터 유래된 것이며, 스페인의 중앙집권적 체계를 그대로 따라온 것이다. 따라서 사장이 주는 권력이 절대적이며, 그 사장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냐에 따라 기업문화가 달라진다.
어쩌면 이것 때문에 멕시코 정치사회의 부정부패가 정부가 바뀌어도 끊이지 않는 숙제이기도 하다. ‘나는 누구를 알고 있다’, ‘누구와 친하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 나오는 명대사와 같이 관계에서 오는 권력이 매우 크다.
친한 멕시코 친구는 실제로 내가 살던 지역의 시장과 친분이 있는 집안이었는데 유명 기업에 레쥬메를 보지도 않고, 형식적인 면접과 함께 합격했다. 대한민국이었으면 아주 난리가 났을 테지만 아직 멕시코는 권력 앞에서는 평등하지 못하다. 어쩌면 영화 속 배경처럼 우리나라의 90년대를 보는 것과 흡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