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의 매력과 멕시코 마약의 오명에 대하여
요즘 여행유투버 곽튜브도 그렇고 유투버나 TV 매스컴에서 쿠바를 자주 방영한다. 나 또한 쿠바를 2번이나 여행했다. 하바나가 주는 때 묻지 않은 묘한 매력과, 흑인들의 순수함, 야구를 사랑하는 그들의 열정, 체게바라를 만나기 위함이었다. 바야돌리드에서 쿠바의 럼을 마시고 타는 자전거 여행은 내 평생 가히 최고의 여행이라고 할 만하다.
본론으로 돌아와, 나는 체게바라를 보며 스페인어를 배웠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19살 때 오기사의 스페인 여행기와, 체게바라 평전을 읽고 스페인어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아르헨티나에서 평범하게 태어나 의사로 지내던 체는, 라틴아메리카 여행을 하는 도중 사람들의 가난을 몸소 느끼며 쿠바에서 반정부 혁명가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상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본인의 인생을 바친 그는 현재에서도 2030의 우상이다. 그가 했던 말 중,
"Seamos realístas, soñemos imposible"라는 말은 내 몸에도 새긴 문구로써, "현실주의자가 되어라, 다만 불가능한 꿈을 꾸자"는 말이다. 지금의 열정적인 나를 있게 만든 소중한 단어다.
하지만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쿠바에서 느낀 것은 스페인어 자격증을 가지고 있고, 삶을 살아가는 데 전혀 언어가 불편하다고 느낀 적이 없었던 2년의 멕시코 생활에도 불구하고 잘 알아듣지 못했다는 거다. 그 이유는 쿠바인들은 발음을 먹는다. 끝을 거의 발음하지 않고 흘려버린다. 그게 뭔 대수야,라고 생각하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단어가 많아지고 문장이 되고, 길어지는 순간 말을 알아듣기가 버거워진다.
중남미는 사용하는 스페인어 단어도 각각 나라마다 상황이 조금씩 다르다. 가령 ’ 보통 술을 많이 마셔 취했다 ‘라는 표현을 하고 싶을 때, 스페인이나 멕시코에서는 다양한 표현이 있지만 공식적으로 ’estoy borracho‘라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쿠바에서는 ’estoy volando‘라는 표현을 쓴다. volar는 스페인어로 날다는 동사다. ’ 지금 날고 있다= 기분이 좋다= 취해있다 ‘라는 것이다. 이렇게 쿠바 같은 경우는 같은 스페인어지만 이렇게나 다르다. 이래서 스페인어가 재밌는 것이다. 사용하는 단어에 따라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이 외에 예시는 수도 없이 많다. 스페인에서는 티켓을 말할 때 billete라는 단어를 쓰나, 멕시코에서는 이는 수표에 해당하며 boleto라는 다른 단어가 있다. 물건을 잡다, 택시를 잡다,라는 뜻의 잡다는 coger라고 표현하지만 중남미에서는 이 단어가 남녀 간의 성교를 하다, 섹스를 하다는 뜻이므로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렇게 재밌는 스페인어임에도, 대한민국 사람들은 중남미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다. 위험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아마 마약 때문일 것이다.
멕시코에 가보면 길거리에 마리화나 냄새가 진동을 한다. 나르코스나 뉴스에 나오는 카르텔과 같은 거대 마약집단은 멕시코가 마약의 중심지라는 오해에 더 큰힘을 싣는다.
하지만 미국을 예시로 들어보자. 미국은 주별로 법도 다르고 행정 체계가 달라 마치 다른 국가처럼 다른 주에서 간섭할 수 없다. 그 주에 살면 그 주의 법을 따라야 한다. 따라서 미국은 마리화나가 합법으로 지정된 곳도 많다. 이에 비하면 멕시코는 마약이 현실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국가라 할 수도 없다.
마약국이라는 오명은 멕시코 마약왕 엘차포에서 비롯된다. 넷플릭스에도 주인공으로 나오듯, 엘차포는 분명 들어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원래 마약은 콜롬비아가 왕성한 시장을 가지고 있었다. 나르코스에서 언급된 콜롬비아에서 가장 유명한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는 미국으로 마약을 운반하는 데 있어 항로가막히자, 멕시코를 통한 육로를 개척해 준다는 조건으로 멕시코가 마약 운반을 지원하며 서서히 멕시코도 마약의 근거지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멕시코 마약왕 엘차포도 여기서 시작한 것이다. 이 엘차포 구스만은 미국과 멕시코를 잇는 대규모의 지하터널을 만들어 국경을 넘나드는 마약 밀수 루트를 새로 개척하여 마약운반을 도왔으며, 멕시코에서 마약시장을 키워갈 수 있었다. 콜롬비아에 비하면 사실 아주 작은 시장이다.
현재 미국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여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처벌을 강행하고 있으며 멕시코 또한 미국과의 교역에 있어 마약으로 틀어지면 안 되기에 국가주도로 마약 퇴치에 힘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