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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칸들의 삶은 진짜 가난할까?

멕시칸들의 삶에서 바라보는 새로운 기회들

by 홍그리

사진은 작년 멕시코의 고급 바에서 프러포즈를 하는 장면이다.. ¿Quieres casarte conmigo?(나랑 결혼해 줄래?)

바에서 나오니, 어떤 이들은 성인의 날을 기념해 이렇게 멋진 리무진을 타고 친구들과 함께 즐긴다. 멕시코에서는 친구들과 이렇게 화려하게 성인이 된 것을 축복한다.

럭셔리한 멕시코 푸에블라의 리무진카



우리가 생각한 거랑 너무 다른데? 멕시코는 개발도상국인 줄 알았는데? 어떻게 된 거지? 리무진을 타고 고급 바에서 프러포즈를 하고•••

물론 이 모든 것은 일부계층에 한정한 것이다. 멕시코는 빈부격차가 전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나라다.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것을 말하자면 근로시간이다. OECD가입국 중에 늘 멕시코와 한국은 근로시간으로 1위, 2위를 다툰다. 멕시코는 1위를 뺏긴 지가 손에 꼽을 정도로 까마득하다. 시간대비 근로소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처참하다. 나는 멕시코 관세청 공공기관에서도 인턴을 했었는데, 대한민국 과장~차장 수준(근무 10년 이상) 이 연봉이 2,500만 원 정도다. 이것도 많이 받는 것이며, 마트의 캐셔는 8시간 풀근무를 해도 달러로 치면 $15~$20를 버는 경우도 허다하다. 멕시코 사람의 법정 최저 임금은 일 5,500원이다. 한 시간에 5,500원이 아니고 하루 전체 일해도 5,500원을 받는다는 것이다. (2020년 기준 멕시코 노동부 자료) 하루전체를 일해도 대한민국 20대 대학생이 한 시간 동안 카페아르바이트를 해서 받는 돈보다 작다. 삶을 살아가기에 매우 척박하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미국으로 불법이민을 택하고 있다. 거기서는 그래도 시급으로 못해도 $10은 받기 때문이다. 생활물가에 비해 턱없이 적은 임금으로 멕시코 시민들은 살아간다.

이에 반해 부유층들의 삶은 어마무시하다. 리무진이나 저런 프러포즈는 아무것도 아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넷플릭스 <메이드인 멕시코, 그들만의 리그>라는 다큐를 꼭 보길 추천한다. 멕시코 상류사람 특히 2030들의 넘치는 부와 각자의 호화스러운 삶을 보면 소름이 돋는다. ‘여기가 멕시코가 맞아?’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넘치는 부와 자신만의 개성을 돈으로 뽐내며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삶을 살아간다. 사실 국가 영토도 크고 자원도 많고, 멕시코들의 상류층은 대한민국 상류층보다 훨씬 더 할 수 있는 것이 많고 호화스러운 삶을 사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지도.

멕시코의 빈부격차는 2020년 멕시코 통계청에 따르면 멕시코 상위 10%와 하위 10%의 소득격차가 27:1다. 역시나 OECD국가 중 칠레와 더불어 가장 소득양극화가 심한 곳이라 할 수 있다.


카를로스 슬림이라는 사람이 누군지 들어본 적이 있는가? 삼성의 이재용도 사업차 멕시코를 방문할 때 이 사람을 만나고 온다. 다음 기사를 보자.

멕시코는 슬림공화국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전 세계에서 가장 부자가 누구일까? 빌게이츠? 워런버핏? 일론머스크?

2023년 최신 업데이트자료에 의하면 현재는 일론머스크다. 2위는 루이비통 의장 베르나르 아르노, 3위는 아마존 회장 제프베이조스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빌게이츠가 1위, 카를로스 슬림이 2위였다. 변하지 않는 랭크였다. 빌게이츠를 넘어 전 세계 부자 1위에 랭크된 적도 있다.

슬림은 정유, 통신, 에너지, 항공, 건축, 건설 멕시코를 아우르는 모든 사업을 본인이 독점하고 있다. 그의 집은 안에서 길을 잃어버릴 정도로 넓고, 최근에는 중남미 전역 사업확장에 힘쓰고 있다.


앞서 설명한 극심한 빈부격차에 따라 멕시코 치안은 나날이 안 좋아지고 있다. 이들은 위한 정부의 복지성 혜택은 거의 ‘0’에 수렴하며, 현재 방치된 상황이다. 4,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판자촌에 현재 살아가며 30%의 사람들이 중간 빈곤 형태로 살아간다.

작년 멕시코를 재방문했을 때, 5년 전 대비 치안이 매우 좋아졌음을 실감했다. 특히 멕시코 시티 외곽지역의 각 제조공장의 경우 신분증(ID)이 없으면 입장자체가 불가하며, 무조건 관계자와 동행해야 한다. 입구에 총을 든 guardia(멕시코 경비원, 경찰과 분리되는 개념)가 서있다. 외국인들은 무조건 여권을 지참해야 한다.

2023년 현재 멕시코에서 가장 떠오르는 유망산업은 뭘까? 당연 보안산업일 테다. 치안이 워낙 좋지 않기 때문에 각종 공공기관, 주택, 주거용 오피스텔에는 안전한 보안장치가 필요한데 보안을 취급하는 회사가 극히 적다. 멕시코 정부 주도아래 움직이는 항공, 에너지, 건설 사업을 제외한 보안사업은 멕시코의 떠오르는 블루오션이라 할 수 있다. 멕시코에는 저녁 6시가 넘으면 각 편의점마다 앞서 말한 guardia가 총을 들고 서 있다. 이와 관련한 보안산업이 발달할수록 인건비가 감소되고, 보다 안전한 사회가 구축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가맹점이 많다는 맥도널드와 스타벅스에도 경비원이 총을 들고 서 있으니 멕시코의 치안은 말다 한 것이다.

내가 총을 들고 내가 지키고 있을 테니, 너넨 편히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라? 어불성설이다.

심지어 멕시코 전역의 경찰이 가진 무기 수보다 멕시코의 카르텔이 가진 무기 수가 더 많다. 공권력이 힘을 전혀 쓸 수 없는 상황이다.

나 또한 멕시코에 있을 당시 택시강도를 당한 적이 있다. 클럽에서 나와 집 가는 길이라고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데려다준다 했는데 이상항 곳으로 날 끌고 가더니 뒤에 갑자기 세 명이 탔다. 그 세명중 한 명은 내 목에 칼을 들이밀었고, 모든 걸 빼앗아갔다. 트렁크에 태우려고 하자 그때를 뿌리치고 전력을 다해서 도망갔을 때 저 멀리 편의점 앞에 guardia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가까스로 집에 올 수 있었다. 보안산업이 떠오르는 가장 평범한 내 경험담이다. 물론 이는 술을 많이 마셨고 내가 조심하지 않은 잘못이 크다.

사람들이 맨 처음 멕시코를 떠올릴 때 어떤 생각을 할까? 당연 마약, 카르텔과 같은 부정적이고 무서운 단어다. 내가 위 경험을 말해서 당연히 그렇게 기억할 수 있다. 멕시코가 정말 아름다운 곳인데도 불구하고 잘못된 선입견으로 멕시코 방문조차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넷플릭스의 나르코스가 그 영향을 준 것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주로 낮에 활동하고 밤에 위험하다고 하는 곳을 특별히 가지 않는다면, 대한민국과 똑같은 삶을 누릴 수 있고 전혀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된다.

두 번째로 내가 생각하는 멕시코의 떠오르는 산업은 헬스케어 시장이다. 전 세계 비만율 1위 국가는 미국이 아니다. 바로 멕시코다. 그만큼 멕시칸들은 건강과 관련된 많은 어려움을 달고 산다. 의료보험체계도 잘 잡혀있지 않은 상황이라, 아파도 병원에 제대로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의료양극화 현상이 매우 심각하다. 멕시코는 공공 부분에 70퍼센트가 넘는 의사가 있고 20% 정도의 의사만 민간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공공 부분의 의사들은 전액 무료인 대신 서비스의 질이 매우 낮다. 멕시코에 의사면허를 가진 사람도 매우 많은데 현 상황이 이렇다. 실력도 의심스러워하는 사람도 많다. 실제로 내 멕시코 친구들 중에는 의사도 많은데, 대한민국에서 의사가 되는 것이 멕시코에서보다 몇 십배는 더 공부를 해야 한다.

멕시코는 큰 수술을 앞두거나 큰 병에 걸렸을 때는 치료하는 데 있어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간다. 하지만 이웃나라 미국보다는 몇 배 이상 저렴한 편이다. 화폐의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 멕시코 의료산업의 급속한 발달로 의료기기 수출액은 몇 년 전 대비 급증했으며, 멕시코 정부 또한 선진화된 보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대한민국이나 선진국에 의약품수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인을 떠올려보자. 매년 중국 국경절이나, 설, 추석연휴가 있을 때는 몇백만 명의 중국인들이 한국으로 여행을 온다. 코로나 이전만 하더라도 명동지역이나,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화장품, 의류 업계는 이때가 대목시즌이었다. 코로나가 종식되면서 다시 중국인들이 한국을 많이 찾고 있는데, 쇼핑리스트에 의류, 화장품 말고도 성형수술이 늘 포함된다. 대한민국의 의료 수준은 전 세계 최고다. 의료 보험 시스템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오바마케어도 한국의 의료보험체계를 본떠 만든 것이지 않은가. 따라서 중국인들은 조금 비싼 돈을 주더라도 믿음직한 곳에서 성형수술을 받고 본국으로 돌아온다. 수많은 이민객, 외국에서 유학, 거주 중인 사람들도 건강검진이나, 병원을 찾을 때에는 늘 한국을 찾고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의료보험을 어쩌면 악용하는 이런 사례들이 큰 논란을 빚기도 했다.

멕시코와 미국도 같은 상황이다. 연간 100만 명. 이 수치는 과연 무엇을 나타내는지 아는가? 바로 미국인들의 멕시코 의료쇼핑이다. 미 질병관리센터는 멕시코에서 의료나, 성형수술, 외과 시술 시 등을 받을 경우 병에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의 멕시코 의료쇼핑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연간 백만 명은 실제로 엄청난 수치다. 미국에는 모두가 알다시피 성형수술이나, 엠블런스, 의료 관련에 천문학적인 돈을 지출해야 한다. 미국인 내 친구는 아주 심한 몸살감기에 걸려도 절대 병원에 가지 않는다. 타이레놀 하나 먹고 하루종일 잠을 자며 견디는 식이다. 그들이 농담으로 얘기하는 게 팔다리가 잘리지 않는 이상 병원은 안 간다고 한다. 주사 한 대를 맞아도 $100이 넘기 때문에 모두 멕시코로 향한다. 미국이 그런 나라다. 얼마 전 방문한 하와이에서는 병원 가서 의사랑 1분 얘기하는 데 $200달러란다.

이런 현실 속에 실제로 멕시코와 미국 국경에는 미국인들이 많이 방문한다는 소문을 듣고 최근 의료센터도 들어서고 그 주변 환경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우리가 이 국가에 주목해야 할 것은 이 두 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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