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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제주!

바람 따라 가길 바라며

by 멜로디

https://youtu.be/iocgNMX3pRM?si=XMnGTnq9x_CwKsFA

정말 오랜만이야 도심을 떠나 달리니

기분이 한결좋아지는 것 같아

숨이 막힐듯한 나의 어제와 오늘이 바람에 날려

turning on the radio

지금껏 많이 좋아했던 노래들

그리고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

설레던 얘기와 그립던 시간들 그 모든것

wonderful radio

그래 그랬었어 오랜 친구가 있었어

힘들고 지친 내 맘을 위로해준 지금도 어디선가

그대도 듣고 있겠지

그대와 나만의 wonderful radio




김현철의 모든 노래를 사랑하는 나지만,

이번 제주 여행을 통해 얻은 최애곡은 바로

'Wonderful Radio'다.


확실히 다른 곳에 와서 다른 일상을 보내니,

내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다.

그간 매여있던 수많은 감정과 생각들과 걱정들로부터 멀어지는 기분이랄까.

그렇다고 회피하고픈 마음은 없었다.

오히려 내 안의 뭉쳐져 있는 어떤 것을 제대로 직면하고 싶어서 떠난 여행이었으니까.


그리고 정말 나의 바람대로, 그 감정에서 벗어나 조금 멀리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서울에 있을 때는

내게 몰려오는 혼란스러운 감정들과 어려운 관계들을 그저 머리로 땅땅 결론 내고

그만 감정을 치워버리고만 싶었다. 그래야만 내가 편해질 것 같았다.

그런데 제주에 와서 보니, 그게 아니었다.

그 또한 내가 내 감정을 괴롭히는 일이었음을 깨닫는다.

그냥 '그래. 지금 내 마음이 이렇구나. 그렇게 갑자기 방 빼기 힘들겠지. 네가 알아서 작아지고, 마침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줄게!' 라고, 가뿐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나를 힘들게 한 사람들도 있지만 분명히 나를 사랑해주고 기쁘게 해준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그로 인한 행복을 다시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여행지에서의 즐거움, 내가 보고 느낀 것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로도 나는 충분하다.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누구든 사랑할 수 있다.


모든 것은 온전해지는 과정일 뿐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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