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는 꿈을 꾸기

by 알레

꿈을 이룬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다. "꿈을 노트에 적어라. 지금 당장은 말도 안 되는 꿈이라고 생각될지라도 그냥 적어라." 근데 어떤 꿈이 '말도 안 되는 꿈'에 해당할까? 문득 이런 의문이 생겼다. 흔히 이야기하는 것처럼, '100억 부자 되기', '강남에 내 집 마련하기', 뭐 이런 정도나 그 이상이어야 될까? 고백하자면 한 때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던 적도 있다. 너무 현실성 없어서 그냥 막 내뱉어도 감흥이 없는 정도는 되어야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나에게 '말도 안 되는 꿈'은, 잠시나마 허황된 바람을 가슴속에 품었던 때에 비하면 소박하다 못해 초라해 보이기까지 하다. 내어놓기도 민망할 정도다. '아니 왜 그렇게 스스로를 못 믿으세요?'라고 괜히 또 한 소리 들을 것 같다. 오늘의 나에게 그 '말도 안 되는 꿈'은 소셜 미디어 계정의 팔로워가 1만이 되는 것이며, 새로 시작한 플레이리스트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가 1천 명이 되는 것이다. '말도 안 되는'이라는 수식어를 굳이 붙이는 꿈 치고는 정말 소박하지 않은가?


꿈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현실적이면서 동시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달성하게 될 숫자라서 '꿈'이 아니라 '목표'라고 부르는 게 더 타당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유사한 목표를 가지고 5년째 살다 보니 이 숫자들이 점점 요원해지다가 막연해지고 더 이상 나와는 상관없는 숫자로 여겨지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렇게 한 때의 목표는 이제 '말도 안 되는 꿈'이 돼버렸다.


'숫자가 뭐 그리 중요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지금도 그 생각은 일편 변함이 없다. 꼭 이 숫자에 도달해야만 하는 건 아니지만 마치 인생의 통과의례처럼 소셜미디어라는 세계에서 크리에이터로서, 작가로서 나를 브랜딩 하길 바라는 사람이기에 언젠가는 거쳐야만 하는 숫자처럼 돼버렸다. 그래서 기를 쓰고 넘어보려 했고, 끌어도 당겨봤다. 아직 도달하지 못했지만 그래서 오히려 진짜로 이루고 싶은 꿈이 돼버렸다. 그 숫자만큼 나의 메시지가 더 멀리까지 날아가 혼자 헤매는 누군가의 마음에 용기의 뿌리를 내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지기 시작했다.


앞서간 사람들의 말들 중에서 기억나는 게 하나 있다. 멈추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다 보면 기회라는 녀석이 고개를 들어 올리는 순간이 있을 거고 그때 꼭 그걸 붙잡어야 한다고. 처음 이런 말을 들었을 땐 마치 다짐이라도 하듯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꼭 붙잡아주리라 마음먹었다. 시간이 하염없이 지나면서 점점 생각 바뀌었다. '아, 이미 지나가버린 걸까?'라고.


지나갔을 수도 있고 아직 오지 않았을 수도 있을 테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결국 믿음이라는 걸 알았다. 아직 기회가 남았다고 믿으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 반면 이미 다 지나갔다고 믿으면 오지 않거나 올 기회도 피해 갈지 모른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인생이란 게 정말 믿음이 이토록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나서야 다시 꿈이란 녀석을 찾게 되었다. 단지 녀석의 이름이 '못 다 이룬 꿈'에서 '말도 안 되는', '그래서 가능하게 만들고 싶은' 꿈으로 바뀌었을 뿐.


시간이 걸리더라도 나의 삶이 성공 스토리로 기록되길 바란다. 나이 들어 '나도 다 해봤는데 그거 안돼'라는 말을 내뱉는 사람이 아닌 '멈추지 않으면 결국 해낼 수 있어, 나처럼'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이 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그 첫 번째 문을 열기 위해 '말도 안 되는 꿈'이 이뤄진 모습을 상상해 본다. 그땐 또 어떤 새로운 꿈을 꾸고 있을까. 그 순간엔 오늘을 돌아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고독하게 저물어가는 겨울밤에 아직 켜지지 않은 '꿈'이라는 이름의 방에 불을 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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