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자 하면 하게 된다

by 알레

5월의 계획 중 하나. '새벽 5시에 일어나기.' 전부터 아침 시간에 대한 갈증은 오래도록 간직하고 있었지만 겨우 한 두 번 실행에 옮긴 뒤 지속하지 못했다. 이유는 자명했다. 전날 일찍 잠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땐 단지 새벽예배에 참석해야만 하는 강제성 때문에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과거의 시행착오를 딛고 다시 한번 실행에 옮기기 위해 3가지 전략을 선택했다. 첫째, 왜 일찍 일어나고 싶은지 이유를 명확히 할 것. 둘째, 아주 작은 단위로 목표를 설정할 것. 셋째, 행동과 감정을 연결시킬 것.


우선 첫 번째 전략인 '왜'를 점검해 보았다. 그간 일찍 일어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고요한 나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을 위한 시간. 이 시간을 통해 하루를 효능감으로 시작하고 싶었다.


출근을 하지 않으니 남들 보다야 가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은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매일 반복되는 시간에 대한 쏠림 현상은 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심한 날엔 효능감 마저 떨어지면서 하루를 그냥 허투루 날려버렸다는 죄책감마저 일어날 때도 있었다.


'과거에 나는 언제 가장 효능감을 느꼈던가?'를 떠올려 보니, 하루를 일찍 시작할 때였음이 떠올랐다. 꽤 오랜 세월 이른 아침에 하루를 시작했던 경험은 오히려 하루를 늘어지듯 보내는 것에 대한 채찍이 되어 돌아왔다. '나 원래 안 그랬는데'라는 생각이 늘 마음에 체기를 만들고 있음을 알았다.


또 한 가지는 '나는 내가 계획한 것을 실행해 내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강화시키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믿고 싶지 않지만 자꾸 실행을 미루는 결과를 반복하다 보니 '실행력이 약한 사람'이라는 마인드가 무의식 중에 콕 박혀있다는 기분이었다. 실행을 미루고 보니 별로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일도 부담감이 눈덩이처럼 쌓여 어느 순간엔 실제 보다 더 크게 보이는 착시 현상이 일어나는 걸 경험했다.


실제로 오늘 겪은 일인데, 몇 달을 미루고 미뤘던 일을 3시간 만에 후다닥 처리해 버렸다. 3시간이 걸린 것도 엑셀 수식을 잘 몰라서 이리저리 검색해 보느라 시간이 소요된 것이다.


돌아보면 충분히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고, 모르는 부분은 공부를 하던가 물어보면서 풀어 나갈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늘 미루다 보니 어느 순간 내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잘못된 생각에 빠져 살았던 것 같았다. 그리고 이것이 주변에서는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말을 했지만 정작 나는 해내지 못했던 이유라는 것도 알았다.


처음부터 할 줄 아는 사람은 없는 법이고, 누구도 시행착오 없이 능숙해질 수 없는 법이라는 것을 알면서 정작 나는 쉽게 얻을 생각을 하거나, 아니면 미루다가 쉽게 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고 살았다. '실행'이라는 아주 단순한 해법을 두고 내내 전전긍긍했던 나 자신이 참 허망할 정도다.


두 번째 전략인 목표를 아주 작은 단위로 쪼개기로 선택한 것은, '단 하루만'이었다. 생각해 보면 뭐든 시작하면 꾸준히 하고 싶다는 마음이 반대로 실행을 머뭇거리게 만들었다. 완벽주의 성향일 수도 있을 텐데, 그보다는 뭐라도 꾸준히 하는 모습을 통해 현재 나의 상황에 대해 면책 사유를 만들고 있었음을 알았다.


도전했다가 하루 이틀 만에 지속하지 못하는 것에 실망하기를 반복했던 시행착오 덕분에 이제는 아주 하찮은 수준의 목표를 세울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5월 한 달의 계획 중 한 가지를 완료했다!


마지막 세 번째, 행동과 감정을 연결 지으면 다음번 같은 실행을 할 때 상대적으로 쉽게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평소라면 조금은 낯간지러워 SNS에 잘 올리지 않는 자축 기록을 올렸다. 그저 나 자신에게 잘 해냈다는 메시지를 오래 남기기 위한 한 편의 세리머니였다.


이전에 잘하지 않았던 이유는 그것 또한 겸손이 미덕이라는 뿌리 깊은 사고방식 때문이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고작 하루 실행한 것 가지고 유난 떨지 말자는 자제함이 컸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고방식이 오히려 나의 작은 걸음을 하찮은 것으로 여기게 만들었고 대체 어디쯤 도달해야 만족할지 모를 기준을 만들어버렸다.


이제야 비로소 책 속에서 봤던 말들을 실감하게 된다. 그동안 여러 차례 유사한 글을 썼지만 오늘에 비해보니 그때도 완전히 깨닫지는 못한 상태였음을 알았다.


내가 알기론 꽤 많은 사람들이 '실행'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살아간다. 사실 저마다 실행을 잘하는 영역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부분도 존재하는데 자주 그것을 망각한다. 실행을 전혀 못하는 사람은 의외로 드물다. 어쩌면 이 또한 비교의식에서 비롯된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한 번 차분하게 평소 나의 실행력에 대해 떠올려 보자. 그 하찮을 정도로 작은 것들도 다 긁어모아 보는 거다. 그리고 그것들은 어떻게 잘 실행하게 되었는지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나는 어떨 때 실행력이 높아진다'는 것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원론적인 이야기이겠지만 실행이 어려운 건 당연하다. 자연 상태로 머물고 싶어 하는 본능을 거슬러야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실행을 잘 못한다고 실망하지 말자. 그냥 원래 그런 거라고 받아들이고 무엇을 얼마다 더 쪼갤지 생각해 보자. 분명 나만의 실행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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